
경북도가 국제 AI·메타버스 영상제를 작품 상영 중심의 문화행사에서 기업 수출과 투자, 산업 협력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확대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이 게임과 영상 제작 현장에서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지역 콘텐츠기업의 해외 진출과 제조업 기반 AI 융합을 동시에 추진하려는 시도다.
경상북도는 ‘2026 경북 국제 AI·메타버스 영상제(GAMFF)’ 기간 해외 바이어 수출상담회와 AI·게임기업 간담회를 잇따라 열고 지역 디지털·콘텐츠산업의 사업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8일 밝혔다.
올해 영상제 공모전에는 전 세계 97개국에서 3,403편이 접수됐다. 경북도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출품작은 전년보다 3배 이상 증가했고 해외 출품 규모는 약 20배 늘었다. 이 가운데 39편이 본선 진출작으로 선정됐다.
행사도 구미와 포항, 경산의 산업 특성을 나눠 진행됐다. 구미에서는 AI·가상융합산업, 포항에서는 특수영상 기반 영화·광고 콘텐츠, 경산에서는 AI 기반 게임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지역별 산업기반과 영상제를 연계했다.
특히 경산에서 열린 해외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에는 중국과 일본 등 해외 게임기업 20곳과 경북지역 게임기업 9곳이 참여했다. 모두 78건, 약 32억 원 규모의 수출상담이 진행됐으며 5건의 업무협약이 체결됐다.
다만 수출상담액은 실제 계약이나 매출액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상담 이후 가격과 유통 조건, 현지 서비스 방식 등에 대한 추가 협의를 거쳐 최종 계약으로 이어져야 실질적인 수출 성과로 집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 역시 이번 상담 결과를 후속 수출계약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영상제의 산업화 시도는 국내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 생성형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하는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국내 콘텐츠 사업체 2,513곳을 조사한 결과 2025년 상반기 생성형 AI 활용률은 20.0%로, 2024년 하반기보다 7.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게임산업의 생성형 AI 활용률은 41.7%, 방송·영상산업은 30.8%로 전체 콘텐츠산업 평균보다 높았다.
게임과 영상 제작 과정에서 AI가 이미지·영상 제작과 기획, 번역, 프로그래밍 등 다양한 업무에 활용되면서 제작기간과 비용 구조도 변하고 있다. 지역 중소 콘텐츠기업 입장에서는 대규모 인력과 자본이 필요한 기존 제작방식을 일부 보완하고 해외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반면 생성형 AI 확산은 저작권과 학습데이터 출처, 창작자의 권리, 일자리 변화 등 새로운 과제도 함께 제기한다. AI 활용 자체가 기업 경쟁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닌 만큼 독창적인 지식재산권 확보와 전문인력 양성, 해외 유통망 구축이 병행돼야 실제 산업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 현장의 요구도 이러한 방향에 집중됐다. 지난 3일 구미코에서 열린 AI 우수기업 간담회에는 수도권과 지역 AI 기업 16곳이 참여해 AI 특화단지 조성, 3차원 디지털트윈 실증, 중소 제조기업용 AI 에이전트 보급 등을 제안했다.
이 같은 제안은 경북이 보유한 제조업 기반과 AI 기술을 결합하려는 전략과 연결된다. 콘텐츠산업에만 AI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현장 설계와 생산관리, 디지털트윈, 기업용 AI 서비스 등으로 활용 분야를 넓히려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 AI 기업과 지역 제조기업이 공동사업이나 합작법인을 추진할 경우 경북의 기존 산업기반을 디지털 산업과 연결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투자와 고용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 유치 이후 실증 공간과 전문인력, 연구개발 지원 등 장기적인 산업 기반이 필요하다.
4일 경산에서 열린 게임기업 간담회에서는 지역 게임개발사 12곳이 게임·IT 기업 집적공간 조성과 게임아카데미 운영, 실무형 인큐베이팅 공간 마련 등을 건의했다.
지역 콘텐츠산업에서는 인력 확보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AI 기술을 활용해 일부 제작비용을 줄일 수 있더라도 기획과 개발, 그래픽, 마케팅 등 전문인력이 지역에 정착하지 못할 경우 기업의 성장에도 한계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가 GAMFF를 단순 영상제보다 기업 중심 행사로 확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 행사에서는 작품 전시와 체험, 상영 프로그램뿐 아니라 투자·수출 상담을 함께 운영하며 AI 콘텐츠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강화했다.
경북도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행사 기간 틱톡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플랫폼을 활용한 콘텐츠 유통과 기업 진출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양금희 경상북도 경제부지사는 “기업들이 현장에서 전달해 준 소중한 제안들을 도정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이라며 “경북을 세계의 AI 크리에이터와 기업들이 모여들어 함께 성장하는 대한민국 디지털 혁신의 메카로 자리매김시키겠다”고 말했다.
올해 GAMFF가 97개국 3,403편의 출품작을 확보하고 32억 원 규모의 수출상담까지 진행하면서 행사의 외형은 크게 확대됐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러한 상담과 업무협약이 실제 수출계약과 투자, 지역기업 매출과 고용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콘텐츠업계의 생성형 AI 활용률이 20%까지 높아지고 게임 분야에서는 40%를 넘어선 상황에서 경북의 AI·메타버스 산업 전략도 행사 규모보다 실제 기업 성과를 만드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향후 수출계약액과 신규 투자, 지역기업 성장과 전문인력 고용 같은 구체적 지표가 GAMFF의 산업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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