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는 재검토 요구하며 공론화 촉구

부산시가 강서구 생곡동에 하루 500t 처리 규모로 계획된 생곡광역폐기물시설 사업의 행정 절차를 다시 이어간다. 지난해 사업 타당성 용역이 중단됐지만 부산시는 백지화나 계획 변경을 공식적으로 검토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시비 3158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폐기물 처리시설을 둘러싸고 부산시와 강서구, 인근 주민 사이의 갈등이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부산시는 9월 7일 생곡 소각장 사업이 정상적이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며 사업 백지화 또는 계획 변경을 공식적으로 검토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전재수 부산시장이 주간정책회의에서 행정 절차를 다시 진행하라고 지시한 것도 기존 백지화 방침을 철회한 것이 아니라 중단됐던 절차를 정상화하는 의미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타당성 용역 중단을 둘러싼 행정적 근거가 있었는지도 부산시가 확인 대상으로 제시했다.
심재민 부산시 환경물정책실장은 시장의 정책 전환 지시는 공문이나 지시 메모 등 공식적인 형태로 남아야 하지만 관련 문서가 없다고 밝혔다. 내부 검토 보고서 역시 정식 결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부산시 설명이다. 심 실장은 “단순 구두 합의로 백지화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입지선정위원회 등 법적 기구의 권한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시는 이미 집행된 사업비도 사업을 계속해야 하는 근거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생곡마을 주민 이주에 필요한 전체 사업비 1401억원 가운데 현재까지 910억원이 집행돼 사업이 중단되면 상당한 매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본인 상황과 비교해보면 아직 계획 단계에 머문 시설이 아니라 토지와 가옥 보상, 주민 이주까지 상당 부분 진행된 사업이라는 점이 이번 논란의 중요한 차이다.
생활폐기물 처리 비용 문제도 부산시가 강조하는 대목이다. 심재민 실장은 공공소각장을 적기에 설치하지 못하면 쓰레기 처리 비용이 10배 이상 증가해 결국 시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곡 소각장은 단순한 지역 시설 문제가 아니라 향후 부산 전체 생활폐기물 처리 체계와 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업이라는 것이 부산시 판단이다.
생곡광역폐기물시설은 국비와 시비를 합쳐 3158억원을 투입해 강서구 생곡동 약 6만㎡ 부지에 하루 500t의 쓰레기를 소각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사업 대상지인 생곡마을에서는 2023년부터 토지와 가옥 보상이 진행됐고 현재 주민 이주도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상태다. 소각장은 생활폐기물을 고온에서 태워 부피를 줄이고 남은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기반시설이다.
사업 일정이 흔들린 것은 인근 에코델타시티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주민 반발이 커진 뒤부터다. 뒤늦게 입주를 시작한 에코델타시티 주민들이 생곡 소각장 사업에 반대하면서 부산시는 지난해 10월 진행 중이던 사업 타당성 용역을 중지했다. 부산시는 이번에 당시 용역 중단이 정무 라인의 내부 지시에 따른 결정이었다고 설명하며 실무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었는지도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시는 사업을 다시 이어가는 것과 별도로 지역 주민을 위한 상생 방안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주민 친화시설 조성과 트램 도입, 나들목 설치 등이 현재 제시된 방안으로 주민 생활환경과 교통 여건을 함께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소각장 건설에 따른 부담을 지역에 일방적으로 전가하지 않고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 이해를 구하겠다는 취지다.
강서구는 부산시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상준 강서구청장은 부산시청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서며 “강서구민을 외면한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재추진을 중단하고 주민 참여가 보장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해 향후 사업 절차와 주민 의견수렴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을 남겼다.
생곡 소각장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이미 상당한 비용과 행정 절차가 진행된 사업을 계속할 것인지, 인근 주거지역 주민의 반발을 어떤 방식으로 조정할 것인지에 모인다. 부산시는 공식적인 백지화 결정이 없었다는 점과 이미 집행된 910억원의 이주 사업비, 향후 쓰레기 처리비 상승 가능성을 근거로 절차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강서구는 주민 참여가 보장된 공론화가 먼저라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입지선정 절차와 주민 상생 대책이 사업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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