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청문회도 없고, 도덕적 흠결이 있어도 문제 삼지 않았던 조선시대. 왜, 선비들은 왕이 내린 벼슬을 한사코 사양했을까?
이 시대에 비춰 보면 참 이상하고, 기괴해 보이기까지 한 얘기다. 그들은 노모를 부양해야 한다거나 건강이 좋지 않다고 갖은 핑계를 댔다. 하지만 실은 왕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는 사실을 왕 자신조차 알고 있었다. 그 왕 밑에서 일하느니 글이나 한 줄 더 읽는 게 낫다고 그들은 생각한 것이다.
엄밀한 인사 검증과 가혹한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지금 장관 지명자들은 하나같이 자리를 사양하는 법이 없다. 흠결과 부도덕성이 만천하에 드러난 후보들도 일단 버티고 본다. 그러다가 인생 나락에 떨어진 후보자들이 한둘이 아닌데도 말이다. 이 또한 참 기괴한 일이 아닌가?
부나방들은 불이 좋아 불 속에 뛰어드는 게 아니다. 그 불이 그들에겐 빛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빛을 찾아 주위를 맴도는 유희를 즐기려다 불에 타 죽는 것이다. 부나방에겐 빛과 불을 구별할 수 있는 감각 능력이 없다.
지금 용혜인, 김승원 등 장관 지명자들이 딱 그런 격이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잘 안다. 장관 자격이 없다는 것을. 그러나 권세에 눈이 먼 것을 어쩌겠는가? 그들에겐 장관 자리가 한 줄기 빛으로 다가온 것이다.
지금 그들은 불구덩이 가까이 왔다. 열기가 너무 뜨겁다. 이제 그들은 권력을 탐하다가 불구덩이에 빠진 일을 후회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런 자각 능력이 있었다면 애초에 빛과 불을 변별하지 못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여기까지 와서 욕만 먹고 사퇴할 바에야 마지막 도박에 인생을 걸자는 생각이다.
여기서 멈춘다면 부나방이 아니다. 그래서 그들은 정확하게 부나방이 맞다. 그들은 자신이 입고 있는 품위 있는 슈트에 뿌려진 향수를 느끼고, 자신의 몸에서 풍기는 악취를 느끼지 못한다. 빛에 취한 부나방처럼.
옛 선비들은 자신의 삶 자체를 목표로 살았다. 지금 정치인이나 관료들은 권세를 목표로 산다. ‘삶에서 권세는 왜 필요한 것인가?’를 새삼 생각게 한다. 내 인생을 송두리째 불구덩이에 던져서라도 탐해야 할 권세란 그들에게 대체 무엇일까? 시대가 달라졌다고 삶의 본질이 달라질 리가 없다면 그들의 탐욕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부나방들이 차례로 불구덩이에 뛰어들 시간이 왔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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