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사 남쪽 땅속에서 찾은 신라 왕경의 삶…10년 발굴성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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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사 남쪽 땅속에서 찾은 신라 왕경의 삶…10년 발굴성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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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지에서 계획도시·공방·광장으로 변화…당나라 도자기·로만글라스 등 대외교류 흔적도 전시
신라문화유산연구원 역사문화전시실에 마련된 2026 발굴유물 특별전 ‘황룡사 남쪽, 땅이 말해주는 왕경이야기’ 전시장 모습
신라문화유산연구원 역사문화전시실에 마련된 2026 발굴유물 특별전 ‘황룡사 남쪽, 땅이 말해주는 왕경이야기’ 전시장 모습 (사진 / 경주시 제공)

신라 왕경의 중심부였던 황룡사 남쪽 일대의 변화와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발굴유물로 살펴보는 특별전이 경주에서 열린다. 경주시는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27일부터 2027년 1월 31일까지 연구원 역사문화전시실에서 2026 발굴유물 특별전 ‘황룡사 남쪽, 땅이 말해주는 왕경이야기’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국가유산청과 경주시,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0년 동안 진행한 황룡사 광장과 주변 도시유적 발굴조사 성과를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는 황룡사와 신라 왕경이 본격적으로 조성되기 전 농경지였던 시기부터 계획도시 형성과 생산시설 운영, 교역과 일상생활, 대규모 광장 조성에 이르는 공간의 변화를 발굴유물과 조사 자료를 중심으로 풀어낸다.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논 경작지는 6세기부터 황룡사 남쪽 일대가 농경지로 개발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왕경이 확대되기 이전 이곳이 주민들에게 필요한 식량을 생산하는 공간으로 이용됐음을 파악할 수 있는 흔적이다.

도시가 형성된 이후의 생산활동을 보여주는 자료도 공개된다. 공방 유구에서는 흙과 돌로 만든 거푸집을 비롯해 청동 도가니와 청동 제품 등이 출토됐다. 이를 통해 당시 왕경 안에서 여러 물품을 직접 제작했던 생산시설과 공방 활동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신라 왕경이 외부 세계와 교류했던 흔적도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국 당나라에서 제작된 백자와 청자를 비롯해 로만글라스(Roman glass·로마계 유리) 등 외래 유물이 소개된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유입된 유물은 당시 신라의 대외교류와 왕경 주민들의 생활문화를 파악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전시는 황룡사 남쪽 공간이 논에서 왕경의 일부로 변화했다가 다시 농경지로 이어지는 과정에 주목한다. 개별 유물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토지 이용 방식과 도시 공간의 변화를 따라가며 신라 왕경에서 생활했던 사람들의 생산과 교류, 일상을 함께 살펴보도록 구성됐다.

특히 10년에 걸친 발굴조사에서 축적된 자료를 한자리에서 공개한다는 점에서 황룡사 일대가 신라 왕경 안에서 어떤 기능을 담당했고 시대에 따라 공간의 성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진옥 신라문화유산연구원장은 “천여 년 전 황룡사 남쪽 일대가 어떻게 변화했고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했는지 발굴유물을 통해 살펴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앞으로 주요 유적의 발굴과 연구 과정에서 확보한 성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지역 역사와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전시와 활용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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