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산시의 내일을 잇다…안산선 지하화 통합개발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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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산시의 내일을 잇다…안산선 지하화 통합개발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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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마디 "안산선 지하화는 단순한 철도 공사가 아니라 안산의 다음 도시 풍경을 준비하는 과정"
김병철 기자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도시는 시간이 흐르면서 스스로의 구조를 돌아보게 된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발전의 기반이었던 시설들이 어느 순간 도시의 흐름을 가르는 경계가 되기도 한다. 철도 역시 그런 사례 가운데 하나다. 산업화 시기 철도는 도시 성장을 이끌었던 핵심 교통망이었다. 사람과 물자를 연결했고, 역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됐다. 그러나 도시가 커지고 생활권이 넓어지면서 지상 철도는 또 다른 문제를 남기기도 했다. 철도는 이동을 돕는 길이지만 동시에 도시 공간을 나누는 선이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안산선 역시 예외는 아니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철도는 오랜 시간 안산의 교통 축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철도 양쪽의 생활권이 분리되고, 선로 주변 지역은 소음과 진동 문제를 안고 살아왔다. 건널목과 방음벽, 철도 구조물은 도시 공간의 흐름을 끊어 놓는 장벽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래서 철도 지하화 논의는 단순히 철도를 땅 아래로 옮기는 공사를 의미하지 않는다. 도시의 단절된 구조를 어떻게 다시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함께 따라붙는다.

최근 안산시가 추진에 나선 안산선 지하화 통합개발사업은 그런 점에서 도시정책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 안산선 지하화 통합개발사업은 안산선 초지역부터 중앙역까지 약 5.12km 구간을 지하화하고, 확보되는 상부 공간 약 71만㎡를 역세권과 연계한 생활·상업 공간, 녹지와 공원, 문화·여가 공간 등으로 조성하는 도시 재편 사업이다.

안산시는 지난 6일 국토교통부와 경기도,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토연구원, 한국교통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같은 날 기본계획 수립 용역 착수보고회도 열렸다. 여러 기관이 참여하는 협력 구조가 마련된 것이다.

행정 절차만 놓고 보면 아직 시작 단계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후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철도 지하화 사업 특성상 실제 공사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협약과 착수보고회가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 철도 지하화를 단순한 인프라 사업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 공간을 고민하는 정책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철도 지하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공사 자체보다 그 이후의 변화에 있다. 지상 철도가 지하로 내려가면 도시에는 새로운 공간이 생긴다. 선로가 있던 자리는 단순한 여유 부지가 아니다. 도시 중심을 길게 관통하는 선형 공간이 된다. 도시계획 관점에서 보면 이런 공간은 흔치 않다. 이미 개발이 진행된 도시 안에서 새로운 공간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철도 지하화는 도시 한가운데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도시의 모습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공원과 녹지 공간으로 조성될 수도 있고, 보행 중심의 문화 공간이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도시 기능을 담는 복합 공간으로 설계될 가능성도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개발이 아니라 도시 흐름을 어떻게 회복시키느냐다. 철도가 가르던 도시 공간이 다시 이어지는 순간, 도시의 생활권도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안산 역시 그런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철도 지하화는 도시 내부의 공간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도시를 가르던 선로가 사라지면 단절됐던 지역 간 이동과 교류가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다. 보행 환경이 개선되고 생활 공간의 연속성이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바로 이런 지점에서 시작된다.

이번 사업이 통합개발 방식으로 추진되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철도 시설만 지하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도시 공간 활용까지 함께 고민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철도 기관과 도시개발 기관, 정책 연구기관까지 함께 참여한 것은 이러한 복합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철도 지하화는 교통 정책과 도시 정책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사업이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현실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기본계획 수립과 행정 절차, 설계와 공사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계획의 방향이다. 도시의 공간은 한번 만들어지면 오랫동안 유지된다. 그래서 도시 계획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시민의 생활 환경과 도시의 미래 경쟁력 모두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안산선 지하화 사업 역시 그런 과정 속에서 진행될 것이다. 계획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도시 공간 활용 방향과 생활 환경 개선 방안이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 철도 지하화는 도시의 물리적 구조를 바꾸는 사업이지만, 결국 목표는 시민 삶의 변화를 만드는 데 있기 때문이다.

도시는 언제나 변화한다. 산업화 시기 만들어진 도시 구조가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과제를 남기기도 한다. 그 과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도시 정책이다. 철도 지하화는 그런 변화의 한 방식이다. 선로를 도시 아래로 옮기고 그 위의 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과정이기도 하다.

안산선 지하화 사업은 이제 첫걸음을 뗐다. 행정 절차와 계획 수립이라는 긴 과정이 남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다. 도시의 미래는 공간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어떤 공간을 만들 것인지, 그 공간이 시민에게 어떤 의미가 될 것인지에 따라 도시의 모습은 달라진다.

기자수첩 한마디는 안산선 지하화는 단순한 철도 공사가 아니라 안산의 다음 도시 풍경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도시를 가르던 선로가 지하로 내려가고, 그 위에 새로운 도시 공간이 만들어지는 순간 안산의 도시 구조도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그 변화가 시민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감되는 방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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