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적 긴장과 대중 집회가 심화

필리핀의 정치적 혼란도 한국 못지않게 만만치 않다. 정치 관계자들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사라 두테르테-카르피오(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 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기각하라고 요구하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 불화가 촉발되고 있으며, 대통령 행정부 내부에 위험한 단층선이 형성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부통령에 대한 탄핵 소송 3건이 이미 다양한 단체들에 의해 제기돼 있는데, 여기에는 대통령에 대한 살해 위협과 6억 1,250만 페소(약 152억 1,450만 원)가 넘는 비밀자금을 횡령했다는 혐의 등이 포함되어 있다.
대통령 마르코스 주니어와 부통령 두테르테-카르피오 사이의 갈등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으며, 대통령은 이를 ‘찻잔 속의 폭풍’ 이라고 묘사했다. 또 그의 동료들 사이에서 그녀를 축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하원 사무총장 레지날드 벨라스코는 15일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네 번째 탄핵 소송이 하원에서 두테르테-카르피오의 탄핵에 대한 충분한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의 탄핵은 두 단계로 진행된다.
의원 3분의 1의 지지로 공무원을 공식적으로 탄핵하거나, 하원에서 과반수 표를 확보하기 위한 더 장기적인 절차를 거친 후, 탄핵 문서를 재판을 위해 상원으로 즉시 이관한다.
벨라스코의 발표는 14일 대통령의 입장이 "변경되지 않았다"고 말한 루카스 베르사민 사무국장의 성명에 따른 것이다. 그는 마르코스 주니어가 의원들에게 “더 큰 그림에서 보면 사라가 중요하지 않다. 그러니 탄핵 소송을 제기하지 말라. 그러면 모든 필리핀인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 우리를 산만하게 할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유출된 문자를 언급되고 있는데, 대통령은 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이를 폭로한 기자에 대해 아무런 법적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호소는 13일 마닐라의 루네타 공원에서 열린 탄핵 노력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에서 반복됐다. 영향력 있는 종교 단체인 이글레시아 니 크리스토(Iglesia ni Cristo, INC)가 조직했으며, 당국에 따르면 백만 명 이상이 모였다. 집회 연설자들은 또 현 정부의 높은 식품 가격과 부패에 반대했다.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엄격한 블록 투표로 유명한 INC는 두테르테-카르피오의 탄핵에 반대하며, 마르코스 주니어의 견해와 마찬가지로 탄핵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의견을 반영했지만,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는 신중하게 중립을 지켰다.
INC 장관 롬멜 토파시오는 집회에 모인 군중에게 마르코스 주니어(대통령)가 이 문제에 반대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또 하원 의장 마틴 로무알데스가 탄핵 노력을 주도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정치인들에게 ‘국민을 위해 개인적인 야망을 접어두라’고 촉구했다.
그는 2022년 선거에서 승리한 마르코스 주니어와 두테르테-카르피오의 연합인 ‘유니팀’(Uniteam)의 해체를 언급하며, “(의원들이) 부통령 탄핵과 같은 분열을 초래할 움직임을 우선시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INC는 두테르테 가문의 관할 구역인 다바오 시를 포함한 전국 다섯 곳에서도 유사한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앞서, 두테르테-카르피오는 주말에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필리핀인과의 만남에서 2028년 대선에 출마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금 필리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더 이상 계속될 수 없다. 우리는 이 나라가 계속해서 퇴보하는 것을 보고 있다. 나는 우리나라가 위대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사적으로 말했다는 것이다. 집회가 끝난 후 그녀는 INC의 엄청난 지지 표명에 감사를 표했다.
전 의원 배리 구티에레스는 SCMP에 교회의 집회는 ‘분명히 힘을 과시한 것이며, 여전히 많은 수를 모을 수 있고, 여전히 정치적 세력으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 부통령인 레니 로브레도의 대변인을 역임한 구티에레스는 이 시위가 의원들이 탄핵을 추진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질문은 말라카냥(대통령궁)이 무엇을 할 것인가”이라고 덧붙였다.
14일, 법무부 장관 예수스 크리스핀 레물라는 INC의 단결이 두테르테-카르피오가 대통령, 대통령 부인, 하원 의장에게 해를 끼치면 암살자를 고용해 죽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는 발언에 대한 현재 진행 중인 조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커지는 마찰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두 명의 정치적 리스크 분석가는 SCMP에 별도로 대통령 마르코스 주니어와 그의 영향력 있는 사촌인 하원의장 로무알데스 사이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13일 로무알데스의 동맹인 잘디 코가 강력한 하원 예산 위원장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사임한 것을 한 가지 증거로 인용했다.
잘디 코는 ‘건강상의 이유’를 들었지만, 두 소식통 모두 로무알데스가 국가 예산을 ‘엉성하게 처리’한 대통령을 달래기 위해 그를 희생시켰다고 말했다.
전 상원 의장 프랭클린 드릴론에 따르면, 로무알데스와 그의 동료들은 2025년 예산을 3,610억 페소(약 8조 9,816억 원) 삭감, 사회 보장과 건강 서비스에 타격을 입히고, 자금을 지방 의원 선거구의 인프라 프로젝트에 재분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16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 조사 결과, 마르코스 주니어(대통령)의 지지율이 9월 58%에서 51%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분석가는 “마르코스가 정말로 싫어하지 않는 한, 이 시점에서 탄핵을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은 마틴 뿐”이라며 대통령이 말한 ‘찻잔 속의 대풍’에 불과하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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