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곯아도 파나마처럼 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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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곯아도 파나마처럼 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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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빅딜 심각한 불균형, 그 이유가 뭘까?
러시아가 북한에 줄 ‘두만강 하구 개방’ 카드
지난 6월 19일 새벽 평양 순안공항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기다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조선중앙TV
지난 6월 19일 새벽 평양 순안공항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기다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조선중앙TV

북한이 중국을 버리고 러시아에 올-인하는 이유가 뭘까? 전편 칼럼에서도 지적했듯이 ‘두만강 하구 개방’이라는 카드, 이것밖에 없다.

그렇다면 많은 의문이 생긴다. 가장 큰 의문은 경제적인 문제다. 당장 경제적으로 살길이 막막한 북한이 경제의 목줄을 쥔 중국을 버리고, 전쟁 중인 러시아를 선택한다고? 바로 이 의문이다.

김정은과 푸틴 사이에 어떤 얘기가 오갔을까? 이것을 짐작할 수 있는 근거는 거의 없다. 그러나 단 한 가지 확실한 추정의 단서가 포착될 뿐이다. 북-러 간의 최근 빅딜을 보면 기브-앤-테이크의 균형이 심각하게 무너져 있다는 점이 그 단서이다.

이동훈 구미에코클러스터사업단 본부장<br>
이동훈 칼럼니스트

북한이 러시아에 보낸 건 포탄만이 아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공세에 러시아 진지에서 다수의 북한 군인들이 사망한 사실이 밝혀졌다. 북한은 지금 러시아에 목숨을 걸고 올-인한 것처럼 보인다. 러시아가 북한에 준 건 위성기술과 벤츠 승용차 등이었다. 그게 다일까?

북한이 바보가 아닌 이상 러시아가 아직 주지 않은 히든-카드가 있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북한에게 목숨보다 귀한 것은 위성이나 벤츠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푸틴이 지각하는 동안 공항에서 서성거리던 김정은의 모습을 기억하자. 그에겐 단순히 경제적 이득과 비교할 수 없는 어떤 희망이 있지 않았을까.

북한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희망은 뭘까.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다. 두만강 하구를 개방하여 북극 항로의 기점으로 삼는 것, 그것이 바로 김정은과 푸틴이 합의한 히든-카드였을 것으로 나는 확신한다. 이것은 확신의 영역이라기보다 유일한 가능성이다.

그러나 의문은 계속된다. 현재의 기후변화 추이로 보면 북극 항로가 2035~2037년 무렵 열린다는 관측이므로 앞으로 적어도 10년 이상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매몰차게 중국과 등지고 러시아에 붙었다고? 여기에도 한 가지 전제가 있다. 북극 항로 기점을 만드는 10년 건설공사가 곧 시작되어야 하므로 엄청난 건설 자본이 북한에 투입될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곧바로 항구 건설 자금을 투입하겠다”라고 약속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어떤 그림이 펼쳐질까? 아마도 항로 기점은 두만강 하구의 선봉항이나 함경북도 굴포리 정도에 세워질 수 있다. 이곳이 동아시아의 파나마처럼 번성할 수 있는 이유는 중국 때문이다. 중국으로부터 유럽으로 가는 해운 물동량이 동남아시아를 돌아 수에즈운하를 거쳐 갈 경우 2만2천km 거리에 비해 중국 훈춘 등지에서 육로를 거쳐 선봉항에서 선적할 경우 1만5천km로 7천km가 단축돼 해운 물류비는 약 35% 정도 절감된다는 분석이다. 여기엔 수에즈운하 통행료나 수십 개 나라 해역을 거쳐야 하는 부담도 면제된다. 당연히 동남아시아 수출물량까지 흡수할 수 있는 아시아의 황금 항로로 급부상할 것이다.

부산항으로부터 유럽에 연결되는 기존 해운 항로와 북극 항로의 거리 비교/KBS 방송화면 캡처
부산항으로부터 유럽에 연결되는 기존 해운 항로와 북극 항로의 거리 비교/KBS 방송화면 캡처

당장 북한으로서는 배를 곯더라도 파나마처럼 아시아 지역 해운 물동량, 특히 중국의 엄청난 수출물량을 선봉항에서 선적할 수만 있다면 감내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그러나 동남아시아로부터 유럽으로 가는 북극 항로의 경우 선봉항이 중간 경유 항구가 되리란 보장은 없을 것이다. 다만 북한과 러시아가 아주 유리한 조건을 조성한다면 문제가 달라질 개연성은 있다.

지난 6월, 북한과 러시아가 손잡았을 때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이던 중국의 속내를 짐작하기에 어렵지 않다. 두만강 하구는 청나라 때까지만 해도 중국 영토였다. 이제 두만강 하구를 점유한 북-러 두 나라의 통제 아래 북극 항로를 이용해야 할 처지다. 우리 역시 북극 항로는 매우 민감한 이슈다. 따라서 만일의 경우 북한이 우리가 북극 항로를 선점하는 경쟁에 뛰어든다면 특별한 대응 전략과 협상카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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