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회장, 전화만으로 구분 가능하다면 응급 환자 분류 체계와 5년의 응급의학과 전공의 수련 과정 불필요

정부가 대형병원 응급실 이용률을 떨어뜨리기 위해 경증환자가 응급실을 이용하는 경우 본인부담금을 60%에서 90%로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한 후,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지난 4일 MBC라디오에서 경증환자와 중증환자의 판단 기준을 "본인이 (119에) 전화를 해서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 자체가 사실은 경증이다. 중증은 거의 의식이 불명이거나 본인이 스스로 뭘 할 수 없는 마비 상태에 있거나 이런 경우들이 대다수다"라고 한 발언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스스로 전화할 정도면 경증이다', 전화를 못하면 죽는 것 아닙니까? 전화도 못할 정도면? 그런데 전화를 할 정도면 경증이니까 입원 응급 치료 대상이 아니잖습니까? 결론은 이래 하나 저래 하나 결국 죽어야 한다, 응급 환자는 없다, 결국 그런 뜻 아닙니까? 주변에서 전화해 주지 않으면, 본인이 전화하는 것은 경증이라서 거부될 것이고, 전화를 못할 정도면 결국은 죽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머리가 아프다', '가슴이 답답하다'며 응급실에 걸어 들어오는 환자는 정말 많다. 그 중 뇌출혈, 심근경색인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당연하게 일부는 죽는다"며 "내원 당시 그들은 전화를 할 수 있었고, 조금이라도 더 빨리 왔다면 살았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응급의학과 전공의 1년 차 때 진료했던 환자 중 치통을 주호소(chief complaint)로 내원한 할머니가 한 분은 의식은 명료했고, 경환 구역까지 걸어서 들어왔다. 응급실에 내원하는 치통 환자는 대부분 검사 없이 통증 조절만 하거나 치과 협진 후 귀가하는데 그 환자는 호소하는 증상이 갈피가 잡히질 않아 고령이기도 하여 이런 저런 검사를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CT상 대동맥 박리(type A aortic dissection)가 확인되어 흉부외과 전공의에게 연락을 했고, 환자는 곧장 수술실로 올라갔다. 보기 드문 사례였고 지금 돌이켜봐도 정말 황당하지만 당시 집요하게 파고들지 않았다면 그 환자는 죽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랬다면 환자 가족들은 소송을 제기했을지도 모르겠다"고 증상의 원인을 의심조차 어려운 경우라며, 본인이 의식이 있고, 전화를 할 수 있어도 촌각을 다투는 질병이 있음을 예로 들었다.
박 회장은 "차관의 말은 결국 소생 가능한 환자에게 지금이 아니라 사망한 후에 병원에 가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진단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전화를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중증과 경증을 나눌 수 있다면 트리아지(Triage)라는 응급 환자 분류 체계는 물론, 6년의 의과대학 교육과 5년의 응급의학과 전공의 수련 과정 역시 불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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