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과 남한의 “풍선 전쟁(balloon war)'” 걷잡을 수 없이 휘몰아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 지도부는 한국이 대북 확성기 방송(loudspeaker broadcasts)을 재개하고, 탈북자들이 주도하는 활동가들이 국경 너머로 선전 삐라(전단지, propaganda leaflets)를 띄우자 보복을 공언해 현재 진행 중인 "풍선 전쟁"을 고조시키고, 가뜩이나 삐라로 얼룩진 양국 관계를 해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9일 조선중앙통신(KCNA)이 보도한 성명에서 "새로운 위기를 조성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북한 정권의 영향력 있는 구성원인 김여정은 “이것은 매우 위험한 상황의 서막”이라면서 “대결의 위기를 더욱 유발할 위험한 활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김여정의 경고가 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군 당국은 9일 아침 북한이 밤새 300개가 넘는 풍선을 국경 너머로 보냈다고 밝혔다.
북한이 남한으로 내려 보낸 오물풍선(trash balloon)에는 "어떤 독성 물질도 아닌 대부분의 폐지와 플라스틱“이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휴지조각을 보냈다고 말하고, 한국의 일부 언론에서는 ‘인분’ 즉 사람의 똥이 묻은 휴지라고 보도하기도 했으며, 일본 언론의 일부는 사람의 똥이 아니라 동물의 똥이 묻은 휴지라고 보도하는 등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한반도에서는 1950년대 초 한국전쟁 이후로 산발적으로 선전물을 가득 실은 풍선을 국경 너머로 날리고 있다.
남북한은 또 라디오 방송, 확성기 그리고 전단을 사용하여 서로의 시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그들의 이념과 사회 시스템을 홍보하고 군인들의 귀순을 권장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가장 최근 남북한이 주고받은 것은 지난달 북한이 남한의 활동가들에 대한 티격태격하는 과정에서 그 대응조치로 쓰레기를 가득 실은 200개의 풍선을 띄우고 민주주의 사회에 대한 선전물과 K-pop 뮤직비디오와 함께 기억 장치를 실은 풍선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그 이후로 심리전은 진정한 긴장 고조로 접어들었으며, 한국 정부는 지난 주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합의된 2018년 비적대성 협정(2018 non-hostility pact : 남북군사합의)을 중단했다.
이성준 한국 합참 대변인은 김여정의 발언은 북한의 언어적 위협이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한이 군인들이 잘 보호받고 있고, 공격을 받으면 신속하게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10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그들(북한)이 우리를 그렇게 쉽게 자극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략 전문가들은 북한이 민주주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풍선 전쟁"이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서울 이화여대의 레이프 에릭 이슬리(Leif-Eric Easley) 교수 "서울은 남북 국경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원하지 않고, 평양은 김씨 정권의 정통성을 위협하는 외부 정보를 원하지 않는다," 면서 “양측 모두에게 확장을 줄이기 위해 확장하는 것은 위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주의의 한국이 (북한이라는) 독재정치가 기대하는 방식으로 단순히 NGO 풍선 발사를 사전에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은 이미 잘못된 계산을 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슬리 교수는 한국의 이전 정부가 자국민들이 북한으로 풍선을 날리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개정했다며, "현 보수정권 시절 이 같은 제한은 위헌으로 판명됐다"고 소개하고, “따라서 한국 NGO들이 반(反)김정은 정권 전단을 살포할 수 있는 자유는 아직 국회와 법원에 의해 법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의 풍선 캠페인이 특히 북한에 대한 보수 정부의 엄격한 입장과 관련하여 한국에서 불화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풍선 발사(balloon launches)는 전혀 약한 행동이 아니다.”면서 “이는 북한이 다음번에는 분말 형태의 생화학 무기를 실은 풍선을 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진보적인 국회의원들, 많은 시민 사회 단체들과 국경 근처의 주민들이 북한과의 긴장을 막기 위해 정부가 개입하고 활동가들이 전단을 보내는 것을 만류할 것을 주장하는 반면, 당국은 작년에 관련 입법을 무효화하는 헌법 재판소의 판결을 인용하며 전단 살포를 묵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두 진영 사이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북한이 이를 노리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견해도 있다.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최고 우방국인 미국은 지난주 장거리 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띄워 대북 경고 차원에서 한국과 7년 만에 처음으로 정밀 유도 폭격 훈련을 실시했다.
이화여대 이슬리 교수는 “북한은 남한을 정치적으로 분열시키고, 남한의 속사정을 복잡하게 하며, 한국이 보복하기를 더 어렵게 만들기 위해 예상치 못한 시기에 그리고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공격하는 경향이 있다”며, “북한은 국경을 넘어 선전전을 하는 데 있어 물질적, 이념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무기 발사, 사이버 해킹, 심지어 해상 공격과 같은 도발에 의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슬리 교수는 이어 “그러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정권은 ‘한국의 정치적 의지와 군사적 대응 능력’을 시험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 될 것이며, “평양은 자신에게 유리한 비대칭 전술을 사용하는 데 익숙하지만, 오늘날의 정보 공간에서는 자유, 경제적 성공, K-팝에 대한 메시지로 압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무진 서울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풍선을 “시대착오적인 냉전의 잔재(anachronistic remnant of the Cold War)”라며 북한과의 소통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비판했다. 그는 뉴욕 타임즈(NYT)에 "그 풍선들이 북한의 인권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북한의 쓰레기를 실은 풍선들은 국제 항공 교통이 흔한 한국 영공 내에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슬리 교수는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이것은 남한이 반(反)김정은 정권 전단이 북한으로 보내지는 것을 막도록 하기 위한 티격태격(a tit-for-tat)이고 심지어 절제된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시민과 NGO가 북한에 정보를 보낼 수 있는 자유에 대한 법적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민주적인 한국이 이를 준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군사력 증강의 즉각적인 위험은 높지 않다”면서도 “최근 상황은 김정은 정권이 정보 작전에 얼마나 민감하고 잠재적으로 취약한지를 보여 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주,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을 “지구상에서 가장 어두운 곳(he darkest place on earth)”이라고 불렀고, 북한의 오물풍선을 “비열한 도발(despicable provocation)”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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