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각지에서 오랫동안 중단되고 있던 징병제를 부활시키거나 병역 대상자를 확대하거나 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BBC 방송이나 요미우리신문 등이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에서 병역 재개의 시비가 논의되고 있으며, 이미 재개한 나라도 있다. 우크라이나 침략을 계속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경계감과 더불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맹국인 미국에 대한 신뢰저하에도 징병제 부활의 배경이 있다.
독일 보리스 피스트리우스(Boris Pistorius) 국방장관은 이달 4일 독일 연방군의 조직 개혁에 관해 “젊은층의 신규 입대 확대를 위한 방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에서는 한때 18~27세 남성을 대상으로 원칙적으로 병역이 의무화됐지만, 2011년에 중단되어 현재는 군 정원에 균열이 생기는 것이 정상처럼 돼 있다.
피스트리우스 장관은 병역 징병 중단에 대해 '잘못됐다'며, 징병제를 유지하고 있는 북유럽 국가의 병역 구조에 관심이 있다고 표명했다. 어떠한 형태로든 의무적인 병역의 재개를 목표로 삼아야 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미 징병을 재개한 나라도 있다. 옛 소련 발트 3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는 올 1월 18년 만에 징병제를 부활시켜 18~27세 남성에게 원칙적으로 11개월간 병역을 의무화했다. 또 옛 유고슬라비아 크로아티아에서는 2009년 NATO 가입 직전에 병역이 중단되었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재개를 위한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각국에 공통되는 것은 러시아와 NATO간에 군사 충돌이 일어났을 경우, 현재의 병력으로는 러시아군의 침공을 막지 않는다는 위기감이다.
유럽에서는 냉전 후 대부분의 국가가 병력 자원 규모를 축소시켜 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계기로 각국이 군비 증강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어떻게 병력 자원 부족을 보충하는가가 긴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의 맹주인 미국의 동향도 유럽의 초조함을 부추기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 방위 참여에 부정적인 발언을 반복하는 공화당 도널드 J.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고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될 경우, NATO의 억지력 저하에 직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으로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 여성도 대상
이미 징병제가 있는 나라에서도 제도 강화와 확충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
발트해를 사이에 두고 러시아와 마주하고 있는 북유럽 덴마크는 올해 3월 26년부터 여성을 징병 대상에 추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유럽에서 여성에게 병역을 의무화하고 있는 나라는 스웨덴과 노르웨이에 이어 세 번째 국가다.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 덴마크 총리는 “전쟁을 하고 싶기 때문이 아니라 피하고 싶으니까 군비를 재정비하는 것”이라며 억지력 강화의 의도를 강조했다.
다만, 병역 재개나 확대의 효과에 관해서는 “기술적으로 세련된 현대의 군대에서 징집병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는 영국의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의 의문시하는 목소리도 있기는 하다.
국민의 지지도 나라에 따라 다르다.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이 2017년 대선에서 병역 재개를 공약했지만, 대상이 되는 젊은이들의 반발로 지금도 실현의 전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전통적으로 징병제는 “자유의 제한”이라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국가가 국민에게 일정기간의 병역을 의무화하는 제도로 지원제와는 구별된다. 18세 전후 남성을 몇 달부터 연단위로 징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군에 필요한 인원을 확보하고, 조직적인 행동이나 무기 다루는 법을 숙련시키는 것으로, 유사의 방위력을 높이는 목적이 있다.
현대에서는 18세기 말 프랑스 혁명 당시 혁명 정부가 도입한 것이 시작된다. 제1~2차 대전 기에는 미국, 영국, 독일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국민에게 병역을 의무화했다. 대한민국은 헌법에 준거하여 만 18세 이상 남성 국민에게 부여되는 의무로, 1949년에 첫 시행됐고 6.25 전쟁 이후인 1951년부터 본격 시행됐다. 일본에서는 1873년(메이지 6년)에 도입되어 1945년 종전까지 이어졌다.
* 징병제가 있는 나라
러시아와 이란 등 전제국가도 있고,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등 민주주의국도 있다. 영세중립국 스위스는 징병제를 기반으로 하는 철저한 국민 모두병제도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북한,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 등에 병역의무가 있다.
미 퓨 리서치 센터에 의한 2019년 시점의 조사에 의하면, 제도로서 징병의 구조가 존재하는 것은 세계 83개국. 그 중 60개국에서 실제로 시행되고 있다.
* 징병제에 대한 반발
국민의 행동의 자유가 제한되어 젊은이의 인생설계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어느 나라에도 반대의견은 있다. 한국에서는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의 병역 면제에 대해 종종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일부 국가는 종교상의 사정 등을 이유로 '양심적 병역 거부'를 용인하고, 사회봉사에 대한 종사 등을 의무화하고 있다.
한편 징집병은 기능과 규율을 익히는 동안 의식주가 약속되어 급여도 지급되기 때문에 병역이 사실상의 직업훈련과 실업대책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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