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를 포퓰리스트라 욕하는가
차베스대통령이 이끌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일련의 정책에 대해 ‘또 다른 포풀리즘의 망령’이 씌워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르헨티나의 페론대통령이 오랜 기간동안 아르헨티나 노동자들에 대한 인기영합주의 정책을 편 것을 ‘페론주의’ 또는 ‘포퓰리즘’이라고 한다.
그 정책의 결과 당시 세계의 선진국 반열에 올랐던 아르헨티나가 오늘날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원인이 되었다. 그래서 포퓰리즘이란 단어는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하여 경제의 기초를 망치는 정책을 지칭하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남미국가들의 위기 상황을 이야기 할 때 흔히 사용되곤 하는 용어들이다. 그런데 지금 그 포퓰리즘이란 비난이 다시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대통령에게 덮어 씌워지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남미 각국들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관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 남미의 각국들에선 엄청난 정치경제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들 나라들은 비록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들이 처한 환경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은 개방되었고, 민영화와 증시를 통해 알짜기업은 외국인의 손에 들어있다. 경제정책은 사사건건 외국의 간섭을 받아야 한다. 외환보유고가 세계 4위이지만 아직도 외환위기의 망령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높은 실업율과 한계에 이른 산업경쟁력, 정체된 경제성장. 이런 것들은 우리에게 타국의 사례를 살펴보아야할 이유를 제공한다.
전 세계적으로 막강한 힘을 발휘하면서 개개국가의 주권을 넘어서는 자본의 이익을 무자비하게 실현하는 힘을 발휘하는 무소불위의 국제권력에 대해 어떻게 자국의 이해를 지키고 개혁요구를 관철할 수 있는가에 대한 중요한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차베스 대통령은 확실히 빈민의 편에 서 있다. 그는 최저임금을 올리고, 빈민들에게 식량을 나누어주고, 주거환경을 개선해 주고 있다. 그래서 그는 대다수 가난한 국민들(대중)의 편에 서 있다. 그런 점에서라면 그는 분명 포퓰리스트(대중주의자)이다.
그러나 그를 대중영합주의자라고 부를 수는 없다. 그를 대중주의자가 아닌 대중영합주의자라고 규정짓기 위해서는 그가 행하고 가난한 대다수의 국민들을 위해 행하고 있는 일련의 개혁정책들이 향후 베네수엘라와 그 경제를 나락으로 몰고 갈 징후를 보여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는 무슨 돈으로 빈민들에게 빵을 나눠주는 것일까. 당연히 세금으로 한다. 세금은 누가 내는 것일까. 베네수엘라의 세수의 대부분은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되는 석유수출기금에서 나온다. 그는 그것을 국고로 귀속시켰다. 또 차베스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석유개발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기업이 향후 베네수엘라에서 개발될 석유 자원에 대한 로열티를 16%에서 30%로 인상했다.
그리고 OPEC의 석유생산 쿼터를 철저하게 지켜서 국제유가를 올렸다. 유가가 올라가면 베네수엘라의 세수가 증가한다. 그 돈을 빈민에게 나누어 주고, 빈민들의 최저임금을 20%인상했다. 그러나 그것을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빈민의 임금인상은 고소득자의 소비증가와는 달리, 오히려 내수부문의 구매력의 증대를 가져오고 취약한 국내산업을 보호할 수 있다.
베네수엘라의 국부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백인 기득권층은 주로 외국산 수입품을 소비한다. 이들은 비행기를 타고 외국으로 쇼핑여행을 떠나는 것에 젖어있다. 상류충의 부가 빈민층으로 이동한다면 이것은 베네수엘라의 내수 산업증대의 기초가 될 것이다.
작년 12월부터 2개월간에 걸쳐 이루어진 베네수엘라 총파업 모습을 자세히 지켜본 사람들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계 기업, 미국인이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국영석유회사 노조와 상류층이 주도가 되어 벌였던 몇 달 전의 장기간에 걸친 베네수엘라의 총파업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진풍경이었다.
그들이 입고 나온 깨끗한 옷, 차베스 퇴진구호가 화려하고 예쁘게 그려져 있던 현수막, 대다수의 사람들이 쓰고 있던 고급 선그라스, 두 달 간의 기간동안 파업을 계속해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던 모습. 그것은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한번도 본적이 없었던 그런 모양의 파업이었다.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노력과, 생존권을 찾으려는 노력 중 어느 것이 보다 정당한가.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나뉘는 사람들 중, 보다 다수이고, 보다 약자이고, 구조적으로 가난에 빠져있는 이들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 대중영합주의인가. 그렇다면 답은 이미 명확한 것이 아니겠는가. 누가 차베스가 포퓰리스트라고 비판하는가.
차베스가 가야할 길은 험하다. 우선 현재 남미대륙의 거의 전체를 뒤흔드는 반미, 반 세계화의 움직임에 대한 미국의 공세를 어떻게 피해나가는가가 문제이다. 2달간의 조직적 파업, 불발한 쿠데타기도로 차베스 정권에 대한 도전이 끝났다고 생각하기엔 세계5위의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에 걸린 국제자본의 이해는 너무 크다.
때문에 차베스의 위기는 결코 이것으로 끝난 것은 아닐 것이다. 이라크 후세인 대통령에 대한 암살기도가 무려 100회를 넘었다고 하지 않는가. 그의 집권초기 인플레가 잡히고 세수가 증가하는 등 안정을 찾아가던 베네수엘라는 파업의 여파로 최근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사회 각 부분을 장악한 기득권층은 8월로 예정된 신임투표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대다수 빈민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을 수 없는 그를 이길 방법을 찾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도전에도 불구하고 지금 베네수엘라는 기회를 맞고 있다. 쿠바를 보라. 석유도 나지 않는 쿠바가 사탕수수 모노컬쳐의 경작구조를 가지고도, 그토록심했던 미국의 경제봉쇠 하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지 않았던가.
그에 비하면 엄청난 석유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는 훨씬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베네수엘라는 혼자가 아니다. 베네수엘라는 지금 인근의 거대한 인구를 가진 브라질은 아르헨티나를 개혁의 길로 견인하고 있다. 각국이 놓인 처지가 다르고, 위기에 대한 대처 방법은 서로 다를지라도 이들이 지향하는 바는 결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이들 나라의 거대한 인구와 거대한 시장은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이미 신자유주의의 충실한 추종자였던 메넴 전 대통령을 결선투표에 나서지도 못하게 주저앉혀 버렸다. 신임 키르츠네르 대통령은 세계은행의 요구를 순순히 수용하지 않을 것을 천명하고 있다. 채무구조 재조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또 페루, 에쿠아도르 등지에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정부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들은 자국에 대한 미국의 엄청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지난번 이라크 전 때 한결같이 미국의 이라크침공을 반대한 바 있다.
미국 일국주의 시대에 미국의 전통적인 안마당이었던 남미대륙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 세계화의 물결은, 이제 포퓰리즘이란 철지난 수식으로 폄하하기에는 너무 큰 힘을 얻고 있다. 골이 싶으면 산도 높은 법이다. 남미는 신자유주의의 모순이 가장 극심하게 드러난 곳이었기에, 이제 그 무서운 족쇄에서 벗어나려는 각고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남미의 각 국가들이 어떤 길을 걸어가는지를 지켜보면서, 우리에겐 또 어떤 방법이 있을지 공부해 보아야 한다.
그 정책의 결과 당시 세계의 선진국 반열에 올랐던 아르헨티나가 오늘날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원인이 되었다. 그래서 포퓰리즘이란 단어는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하여 경제의 기초를 망치는 정책을 지칭하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남미국가들의 위기 상황을 이야기 할 때 흔히 사용되곤 하는 용어들이다. 그런데 지금 그 포퓰리즘이란 비난이 다시 베네수엘라의 차베스대통령에게 덮어 씌워지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남미 각국들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관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 남미의 각국들에선 엄청난 정치경제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이들 나라들은 비록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들이 처한 환경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은 개방되었고, 민영화와 증시를 통해 알짜기업은 외국인의 손에 들어있다. 경제정책은 사사건건 외국의 간섭을 받아야 한다. 외환보유고가 세계 4위이지만 아직도 외환위기의 망령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높은 실업율과 한계에 이른 산업경쟁력, 정체된 경제성장. 이런 것들은 우리에게 타국의 사례를 살펴보아야할 이유를 제공한다.
전 세계적으로 막강한 힘을 발휘하면서 개개국가의 주권을 넘어서는 자본의 이익을 무자비하게 실현하는 힘을 발휘하는 무소불위의 국제권력에 대해 어떻게 자국의 이해를 지키고 개혁요구를 관철할 수 있는가에 대한 중요한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차베스 대통령은 확실히 빈민의 편에 서 있다. 그는 최저임금을 올리고, 빈민들에게 식량을 나누어주고, 주거환경을 개선해 주고 있다. 그래서 그는 대다수 가난한 국민들(대중)의 편에 서 있다. 그런 점에서라면 그는 분명 포퓰리스트(대중주의자)이다.
그러나 그를 대중영합주의자라고 부를 수는 없다. 그를 대중주의자가 아닌 대중영합주의자라고 규정짓기 위해서는 그가 행하고 가난한 대다수의 국민들을 위해 행하고 있는 일련의 개혁정책들이 향후 베네수엘라와 그 경제를 나락으로 몰고 갈 징후를 보여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는 무슨 돈으로 빈민들에게 빵을 나눠주는 것일까. 당연히 세금으로 한다. 세금은 누가 내는 것일까. 베네수엘라의 세수의 대부분은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되는 석유수출기금에서 나온다. 그는 그것을 국고로 귀속시켰다. 또 차베스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석유개발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기업이 향후 베네수엘라에서 개발될 석유 자원에 대한 로열티를 16%에서 30%로 인상했다.
그리고 OPEC의 석유생산 쿼터를 철저하게 지켜서 국제유가를 올렸다. 유가가 올라가면 베네수엘라의 세수가 증가한다. 그 돈을 빈민에게 나누어 주고, 빈민들의 최저임금을 20%인상했다. 그러나 그것을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빈민의 임금인상은 고소득자의 소비증가와는 달리, 오히려 내수부문의 구매력의 증대를 가져오고 취약한 국내산업을 보호할 수 있다.
베네수엘라의 국부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백인 기득권층은 주로 외국산 수입품을 소비한다. 이들은 비행기를 타고 외국으로 쇼핑여행을 떠나는 것에 젖어있다. 상류충의 부가 빈민층으로 이동한다면 이것은 베네수엘라의 내수 산업증대의 기초가 될 것이다.
작년 12월부터 2개월간에 걸쳐 이루어진 베네수엘라 총파업 모습을 자세히 지켜본 사람들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계 기업, 미국인이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국영석유회사 노조와 상류층이 주도가 되어 벌였던 몇 달 전의 장기간에 걸친 베네수엘라의 총파업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진풍경이었다.
그들이 입고 나온 깨끗한 옷, 차베스 퇴진구호가 화려하고 예쁘게 그려져 있던 현수막, 대다수의 사람들이 쓰고 있던 고급 선그라스, 두 달 간의 기간동안 파업을 계속해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던 모습. 그것은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한번도 본적이 없었던 그런 모양의 파업이었다.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노력과, 생존권을 찾으려는 노력 중 어느 것이 보다 정당한가.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나뉘는 사람들 중, 보다 다수이고, 보다 약자이고, 구조적으로 가난에 빠져있는 이들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 대중영합주의인가. 그렇다면 답은 이미 명확한 것이 아니겠는가. 누가 차베스가 포퓰리스트라고 비판하는가.
차베스가 가야할 길은 험하다. 우선 현재 남미대륙의 거의 전체를 뒤흔드는 반미, 반 세계화의 움직임에 대한 미국의 공세를 어떻게 피해나가는가가 문제이다. 2달간의 조직적 파업, 불발한 쿠데타기도로 차베스 정권에 대한 도전이 끝났다고 생각하기엔 세계5위의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에 걸린 국제자본의 이해는 너무 크다.
때문에 차베스의 위기는 결코 이것으로 끝난 것은 아닐 것이다. 이라크 후세인 대통령에 대한 암살기도가 무려 100회를 넘었다고 하지 않는가. 그의 집권초기 인플레가 잡히고 세수가 증가하는 등 안정을 찾아가던 베네수엘라는 파업의 여파로 최근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사회 각 부분을 장악한 기득권층은 8월로 예정된 신임투표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대다수 빈민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을 수 없는 그를 이길 방법을 찾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도전에도 불구하고 지금 베네수엘라는 기회를 맞고 있다. 쿠바를 보라. 석유도 나지 않는 쿠바가 사탕수수 모노컬쳐의 경작구조를 가지고도, 그토록심했던 미국의 경제봉쇠 하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지 않았던가.
그에 비하면 엄청난 석유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는 훨씬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베네수엘라는 혼자가 아니다. 베네수엘라는 지금 인근의 거대한 인구를 가진 브라질은 아르헨티나를 개혁의 길로 견인하고 있다. 각국이 놓인 처지가 다르고, 위기에 대한 대처 방법은 서로 다를지라도 이들이 지향하는 바는 결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이들 나라의 거대한 인구와 거대한 시장은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이미 신자유주의의 충실한 추종자였던 메넴 전 대통령을 결선투표에 나서지도 못하게 주저앉혀 버렸다. 신임 키르츠네르 대통령은 세계은행의 요구를 순순히 수용하지 않을 것을 천명하고 있다. 채무구조 재조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또 페루, 에쿠아도르 등지에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정부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들은 자국에 대한 미국의 엄청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지난번 이라크 전 때 한결같이 미국의 이라크침공을 반대한 바 있다.
미국 일국주의 시대에 미국의 전통적인 안마당이었던 남미대륙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 세계화의 물결은, 이제 포퓰리즘이란 철지난 수식으로 폄하하기에는 너무 큰 힘을 얻고 있다. 골이 싶으면 산도 높은 법이다. 남미는 신자유주의의 모순이 가장 극심하게 드러난 곳이었기에, 이제 그 무서운 족쇄에서 벗어나려는 각고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남미의 각 국가들이 어떤 길을 걸어가는지를 지켜보면서, 우리에겐 또 어떤 방법이 있을지 공부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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