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극적인 사건 이후, 그리스의 한 부부가 22년 동안 냉동 보관되었던 배아에서 딸을 얻었다.”
AP통신은 12일 이같이 보도하고, “그리스의 한 부부가 절망적인 순간을 딛고, 이번 주 아기를 얻고 새로운 시작을 했다”고 전했다.
그 부부는 수십 년 전에 만들어둔 배아를 활용하고 정부가 정한 기한을 맞추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지난해 10월 21세의 아들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현재 54세인 크리스티나 랍티-첼레피(Cristina Rapti‑Tzelepi)와 그녀의 남편은 ‘22년 동안 냉동 보관해 둔 배아’(embryo frozen for 22 years)를 이용해 다시 한번 아이를 갖기로 결정했다.
랍티-첼레피는 그리스 정부가 여성의 체외 수정 시술 완료 및 국가 기관 승인 획득 연령을 54세로 제한한 규정에 직면해 있었다. 그녀가 시술을 시작했을 때, 시간은 이미 촉박했다.
그녀는 “시간이 2개월 반밖에 없었어요. 스트레스는 많았지만, 강인한 정신력과 담당 의사 선생님을 비롯한 의료진의 도움 덕분에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랍티 첼레피는 말했다.
그녀는 지난 9일 그리스 수도 아테네 병원에서 3.49kg 체중의 딸을 출산했다. 11일 분홍색 풍선과 꽃으로 장식된 병실에서 새 부모는 감격에 겨워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검정색의 잠옷을 입은 랍티-첼레피는 “우리는 삶에 두 번째 기회를 주고, 새로운 시작을 하고, 우리 집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딸아이가 우리 첫째 아이처럼 건강하고 행복하게, 웃음으로 가득 찬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요.”라고 말했다.
이 아이는 22년 전에 냉동 보관된 여성의 배아를 이용해 태어났는데, 냉동 수정란((冷凍受精卵, a frozen fertilized egg)을 사용하여 임신을 유도한 사례로는 매우 이례적인 경우이다. 냉동수정란은 영하 196℃ 이하의 액체질소로 얼린 체외 수정 난자를 말한다. 1984년 호주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지난해 오하이오주의 한 부부는 30년 이상 냉동 보관된 배아를 통해 발달한 아들을 얻었는데, 이는 “배아 입양”(embryo adoption)이라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되었다.
“배아 입양”이란 다른 부부가 불임 치료 과정에서 남긴 냉동 배아를 기증받아 자신의 자궁에 이식하여 아이를 낳는 과정을 말하는데, 이는 입양의 한 형태이면서도 임신과 출산이라는 생물학적 과정을 직접 경험한다는 특징이 있다.
랍티-첼레피의 산부인과 전문의이자 그리스 생식의학회 회장인 코스타스 판토스(Kostas Pantos) 박사는 “그리스의 출산율 급감 추세를 지적하며, 그리스의 출산 연령 제한 규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주 멜버른 출신인 판토스 박사는 “법이 너무 엄격하다. 54세에 하루를 더한 나이는 허용되지 않는 현실이다. 이제는 바뀔 때가 된 것 같다. 부모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아기의 아버지인 60세 콘스탄티노스 랍티스(Constantinos Raptis)는 하얀색 바디 슈트(bodysuit : 기저귀 교체가 쉽도록 밑부분에 단추가 있는 아기 옷)에 싸여 어깨에 기대 잠든 딸을품에 안고 있었으며, 그는 가족에게 희망을 되찾아준 의사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부부는 시험관 시술로 얻은 딸의 이름을 조르주아(Georgia)라고 지었는데, 이는 세상을 떠난 아들 기오르고스(Giorgos)를 기리기 위한 것이며, 부부는 욕심을 내어 해외여행 등을 통해 둘째 아이를 갖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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