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지방의회의 새로운 출발은 당선증을 받는 순간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바꾸기 위한 책임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의회는 단순히 회의를 열고 안건을 처리하는 기관이 아니라 예산을 심의하고 조례를 만들며 행정을 감시하는 주민 대표기관이다. 그렇기에 임기 시작 전 진행되는 오리엔테이션은 형식적인 행사가 아니라 앞으로 4년간의 의정활동 방향을 가늠하는 첫걸음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제10대 시흥시의회 출범을 앞두고 열린 당선인 오리엔테이션도 이러한 취지 속에서 마련됐다. 의회사무국은 의회 조직과 기능, 운영 체계, 지원 시스템, 향후 일정 등을 설명하며 당선인들이 원활하게 의정활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이어진 질의응답과 청사 순회는 의회 운영 전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시간이 됐다.
이 같은 사전 준비는 지방의회 운영의 안정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특히 초선 의원에게는 의사 절차와 예산 심의, 조례 제정, 행정사무감사 등 낯선 업무를 익힐 기회가 되고, 경험이 있는 의원들에게도 변화된 제도와 운영 방식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시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오리엔테이션 자체가 아니다. 관심은 결국 “새로운 시흥시의회가 무엇을 바꾸고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 것인가”에 모인다. 지방의회의 존재 이유는 행사를 개최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고 집행부를 합리적으로 견제하며 지역 발전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시흥시는 도시 개발, 교통 개선, 복지, 교육, 환경, 산업 육성 등 다양한 현안을 안고 있다. 이러한 과제들은 어느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의회와 집행부의 긴밀한 협력과 견제의 균형이 함께 작동해야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따라서 제10대 시흥시의회는 정치적 대립보다 정책 경쟁을 통해 시민에게 신뢰를 주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예산 심의 기능은 지방의회의 핵심 역할이다. 시민이 납부한 세금이 적재적소에 사용되는지 꼼꼼히 따지고, 사업의 효과성과 필요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것은 의원들에게 주어진 중요한 책무다. 단순히 예산을 통과시키거나 삭감하는 차원을 넘어 장기적인 지역 발전과 재정 건전성을 함께 고려하는 균형감 있는 판단이 요구된다.
조례 제정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 특성에 맞는 제도를 마련하고 변화하는 행정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을 만드는 일은 지방의회의 중요한 기능이다. 시민 생활과 밀접한 조례일수록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실효성을 높이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행정사무감사와 시정질문도 빼놓을 수 없다. 견제는 갈등을 만들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행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과정이다. 객관적인 자료와 충분한 검토를 바탕으로 문제를 지적하고 현실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할 때 의회의 존재 가치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번 오리엔테이션에서 의회사무국은 각 부서의 역할과 지원 체계도 함께 설명했다. 의원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 지원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때 의정활동의 품질 역시 높아질 수 있다. 전문성과 협업 체계는 복잡한 정책 환경 속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시민과의 소통이다. 지방의회는 주민과 가장 가까운 민주주의 기관으로 평가받는다. 민원 청취와 지역 현안 파악, 공개적인 의사결정 과정, 투명한 정보 제공은 시민 신뢰를 높이는 기본 조건이다. 의회가 주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정책 과정에 반영할수록 지방자치의 의미도 더욱 살아난다.
제10대 시흥시의회는 총 16명의 의원으로 구성돼 7월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제336회 임시회를 통해 전반기 의장단을 선출하고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돌입하게 된다. 새 의회의 첫 행보는 향후 의정 운영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오리엔테이션은 출발선일 뿐 목적지가 아니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교육을 잘 받았다는 평가가 아니라 생활 속 변화를 만들어내는 정책과 책임 있는 의정활동이다. 지역경제 활성화, 복지 증진, 도시 경쟁력 강화, 투명한 예산 운용, 합리적인 견제와 협력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새로운 의회는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지방의회의 품격은 회의 횟수나 행사 규모로 결정되지 않는다. 치열한 토론과 철저한 자료 검토, 현장 중심의 정책 제안, 그리고 시민을 우선하는 책임감이 모여 의회의 가치를 만든다. 제10대 시흥시의회가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는 의정활동을 펼쳐 나가길 기대한다.
기자수첩 한마디 “시흥시의회가 마련한 이번 오리엔테이션은 새롭게 의정활동을 시작하는 당선인들이 의회 운영 체계를 이해하고 실무 역량을 갖추는 첫걸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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