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 제13조 국민의 참정권이 심각하게 침해되는 사상 초유의 위헌(違憲) 사태가 일어났다.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서울 송파·강남·강동·광진구, 인천 연수구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투표가 늦어지면서 일부 유권자들이 출구조사와 개표상황을 본 후에 투표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는 비밀투표 원칙에 위배하는 심각한 모순을 의미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율을 잘못 예측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 해명 자체가 매우 심각한 모순이다. 투표지가 무슨 극장표도 아닌데 통계치나 예측치로 준비한다는 게 전혀 납득하기 어렵다. 예측이 빗나갔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심각한 결과를 감안한다면 그 예측치는 충분한 오차범위를 뒀어야 한다.
청와대와 여당, 야당 일각에서까지 이번 사태에 대해 선관위가 수습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마디로 컵을 엎지른 자에게 물을 주워 담으라는 말과 같다. 선관위는 이제까지 선거 관련 문제에 관해 단 한 번도 책임있는 해명이나 조치를 한 일이 없는 조직이다.
돌이킬 수 없는 이 사태를 수습하는 방법은 대통령의 긴급명령밖에 없다. 이에 청와대는 선관위가 독립 헌법기관이라는 이유로 감찰 등 행정조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대통령의 긴급명령은 그럴 때 쓰라고 부여된 권한이다. ‘93년 금융실명제 도 긴급명령으로 시행됐고,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때에도 긴급명령이 검토된 적이 있었다.
참정권 훼손에 대한 국민 반발을 고려할 때 이번 사태가 결코 금융실명제나 코로나 사태보다 가볍다고 말할 수 없다. 대통령은 긴급명령을 통해 선관위의 선거 준비절차 위반과 대응 미비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처벌, 그리고 이번 선거에 대한 사후 대응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이 사태의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선거를 관리할 수 있는 신뢰성이 확보된 조직을 재구성하여 재선거를 하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방법밖에 없다. 이 문제를 가볍게 보거나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 한다면 반드시 정권 차원의 책임론이 불거질 것이다. 이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기 때문이다.
흘린 물을 쓸어 담고 테이블을 닦는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단지 인쇄용지 부족의 문제로 보이는가? 수없이 예고된 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총체적인 부실과 기본적인 자질의 문제다. 혁신하지 않으면 더 큰 화를 자초한다.
무너진 선거의 권위와 신뢰를 다시 세울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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