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저지른 폭행 사건 때문에 여야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3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1995년 당시, 폭행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정원오 후보는 서울 양천구청장 비서관이었다. 구청장 비서관 신분으로 한잔하러 갔다가 그만 폭행 사건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를 처음으로 공론화 시킨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었다. 작년에 장예찬은 정원오가 1995년에 국회의원 비서관을 마구 때리고 출동한 경찰관에게도 주먹을 휘들러 구속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이 기사에 나온 정원오가 본인 맞느냐”고 했다.
작년 12월 정원오 구청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30년 전 당시 민주자유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비서관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인식 차이로 다툼이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해당 비서관과 경찰관께 피해를 드린 사실이 있다”고 했다. 그러니까 구청장 비서관과 국회의원 비서관이 같이 술을 먹다가 5.18 코드가 안 맞아 폭행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1995년 10월 11일 밤 11시 40분, 정원오의 ‘나와바리’였던 양천구 신정동의 한 카페에서 그 지역 국회의원 비서관이었던 A씨와 합석해 술을 마셨다. 정치인 비서관들이었기에 당연히 안주는 ‘정치’였고, 5.18 이야기도 나왔다. 정원오의 주장에 따르면 5.18 문제로 언성이 높아지고 다투다가 국회의원 비서관을 폭행하게 되었다고 했다.
정원오는 전라남도 여수 출신이다. 벌교가서 주먹 자랑하지 말고 여수 가서 돈 자랑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옛날에 많이 듣던 소리였다. 그런데 전라도 남자랑 5·18 이야기는 하지 말라는 것은 동서고금의 소리였는데, 당시 민자당 보좌관은 물정을 몰랐던 모양이다.
폭력 사건에 변명이 있을 수 없다. 그 폭력 자체가 나쁜 것이다. 그런데 정원오는 폭력을 행사한 것은 맞는데 ‘민자당 비서관’과 ‘5·18 때문’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민자당 비서관이라고 하면 민주당에서는 이해를 해준다는 것일까. 5·18 때문에 벌어진 폭력 행사는 비난을 덜 받을 수 있다는 것일까.
2013년 7월 10일 밤 9시 10분, 정원오의 고향과는 멀리 떨어졌던 부산 해운대구 모 아파트 앞에서 여성 한 명이 살해되었다. 흉기로 여성의 배 등을 9군데나 찌른 것으로 보아 증오심이 넘실거리는 살인이었다. 이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전라도 광주 남성이 해운대까지 찾아와 경상도 부산 여성을 찌른 사건으로 발표했다.
광주 남성과 부산 여성은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의 회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이였다. 그런데 5·18 문제에서 코드가 달랐다. 여성은 보수적이었고 남성은 진보적이었다. 5·18 코드 때문에 광주 남성은 부산 여성의 주거지를 알아내고 흉기를 구입하고 여성의 집을 3~4차례 답사하고, 결국 살인에 이르렀다.
정원오는 폭력 사건에 대해 사과하면서, 피해자 신원을 거론하고, 5·18을 거론했다. 전라도 남자들은 박수를 쳐줄 지 모르겠다. 그러나 일반 국민에게 5·18 코드 문제의 폭력은 광주 남성과 부산 여성의 이야기가 먼저 떠오른다. 사과할 때에도 피해자를 배려하는 사과가 있어야 진정성이 느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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