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개막식에서 2026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글 작가 부문은 영국의 마이클 로젠(Michael Rosen), 일러스트레이터 부문은 중국의 차이 가오(Cai Gao)가 선정됐으며, 2009년부터 이 상의 공식 단독 후원사로 참여해 온 국내 관광지 남이섬의 역할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은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가 1956년 제정한 상이다. 일러스트레이터 부문은 1966년 신설됐다. 이 상은 특정 작품이 아니라 작가의 전 생애에 걸친 창작 성과와 아동문학 발전 기여도를 평가해 2년마다 글 작가 1명과 일러스트레이터 1명을 선정한다는 점에서 다른 문학상과 구별된다.
올해 글 작가 부문 수상자인 마이클 로젠은 어린이 독자와 정직함, 유머, 지성, 존중의 태도로 소통해 온 작가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는 '곰 사냥을 떠나자'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부문 수상자인 차이 가오는 높은 예술적 완성도와 함께 어린이 일러스트레이션의 표현 영역을 확장한 독창적 시각 언어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상자 발표와 함께 남이섬의 장기 후원도 다시 관심을 모았다. 남이섬은 2008년 일본 닛산자동차의 후원이 종료된 뒤 2009년부터 안데르센상의 공식 단독 후원사로 참여해 왔다. 세계 아동문학 분야에서 국제적 권위를 지닌 상을 국내 민간 문화 공간이 장기간 단독 후원해 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이섬은 안데르센상 후원에 그치지 않고 그림책과 책문화를 기반으로 한 국제 교류를 이어왔다. 2005년 안데르센 탄생 200주년을 계기로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를 시작했고, 2013년부터는 국제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 나미콩쿠르(NAMI CONCOURS·남이섬 국제 일러스트 공모전)를 열고 있다. 나미콩쿠르 수상작을 활용한 일러스트레이션 아트호텔 호텔정관루도 운영 중이다.
섬 내 안데르센그림책센터는 역대 안데르센상 수상작과 세계 주요 그림책상 수상작을 보관·전시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올해 수상자인 마이클 로젠과 차이 가오의 작품도 이곳에서 소개될 예정이다.
남이섬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IBBY 설립자 옐라 레프만(Jella Lepman)의 이름을 딴 옐라 레프만상을 받았다. 민경우 남이섬교육문화그룹 대표이사는 2015년 한국인 최초이자 역대 최연소로 IBBY 재단 임원에 선출돼 활동해 왔다. 남이섬은 IBBY와 국내외 작가·전문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마다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를 열며 책문화 확산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축제 일정도 예정돼 있다. 2026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는 5월 1일부터 17일까지 남이섬과 서울, 춘천 일대에서 진행되며, 2026 나미콩쿠르 시상식은 5월 14일 열린다.
남이섬의 이런 책문화 활동 배경에는 설립자 민병도의 출판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민병도는 1945년 을유문화사를 창립한 뒤 해방 직후 어린이와 대중을 위한 한글·출판 사업을 본격화했다. '가정 글씨체 첩', '어린이 글씨체 첩', '그림 동산 제1집 어린이 한글책', '주간 소학생', '새싹문학', '조선말 큰사전' 등은 그가 아동문학과 한글문화 보급에 기여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그는 조선아동문화협회를 창설해 어린이 문학과 교육, 한글 보급 운동을 함께 추진했고, 음악과 미술 등 다른 문화예술 분야로도 활동을 넓혔다. 국내 최초 고려교향악단 창설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축적은 남이섬이 오늘날 세계 아동문학과 그림책 문화를 연결하는 거점으로 자리 잡는 기반이 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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