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운/김병철 기자] 경기 광주시의 2025회계연도 결산검사가 시작됐다. 매년 반복되는 정례 절차처럼 보이지만, 결산은 단순한 회계 정리가 아니다. 한 해 동안 편성된 예산이 어디에 집행됐고, 그 결과가 시민의 삶에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를 점검하는 가장 현실적인 검증의 시간이다. 예산은 편성될 때 기대를 모으지만, 결산은 집행이 끝난 뒤 책임을 묻는다. 그래서 결산은 숫자를 정리하는 행정 절차가 아니라 행정의 판단과 정치의 책임을 함께 확인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어야 한다.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집행부의 역할이고, 그 예산을 심의하고 감시하는 것은 의회의 책무다.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시장과 공직자들이지만, 그 사업이 정말 필요한지, 우선순위가 적절한지, 시민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를 따지는 것은 의회의 존재 이유다. 결국 재정 운영의 결과는 어느 한쪽만의 책임으로 설명될 수 없다. 집행부가 예산을 부적절하게 편성했다면 문제이고, 의회가 그 과정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면 그것 역시 함께 돌아봐야 할 부분이다. 결산은 바로 그 공동 책임을 확인하는 자리다.
광주시는 인근 지방자치단체와 비교해도 재정 여건이 넉넉한 도시는 아니다. 성남시에는 판교 테크노밸리라는 안정적인 산업 기반이 있고, 이천시에는 SK hynix라는 대형 기업이 지역 재정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하남시는 신도시 개발이라는 확실한 성장 동력을 갖고 있다. 반면 광주시는 뚜렷한 대규모 산업단지나 초대형 세원 없이도 2024회계연도에 이어 2025회계연도까지 2조 원 규모의 예산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예산 규모를 유지해왔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더 세밀하고 안정적인 재정 운영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예산의 크기보다 예산의 구조다. 외형상 2조 원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건전재정을 단정할 수는 없다. 어떤 재원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자체수입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구조적인 흐름인지, 의존재원이 늘어나는 가운데 고정지출은 얼마나 확대되고 있는지, 대형 사업 이후 유지관리 부담은 어느 정도인지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숫자가 크다고 곧 안정은 아니며, 규모가 유지된다고 바로 건전한 재정이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재정은 결국 지속 가능성의 문제다.
집행부는 최근 지방세 등 자체수입 감소에 따라 긴축 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민생 안정과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필수 지출은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G-스타디움과 복지행정타운 건립, 2026년 경기도 체육대회 준비 등 주요 사업을 병행하면서도 효율적인 재정 운영을 통해 건전재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행정의 입장에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시민이 궁금한 것은 설명 자체보다 그 설명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근거다. 정말 필요한 사업이었는지, 지금이 적절한 시기였는지,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결산검사는 바로 그 지점을 확인하는 절차여야 한다.
특히 G-스타디움은 단순히 시설을 건립했다는 사실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총사업비는 얼마나 변화했는지, 설계 변경은 왜 발생했는지, 완공 이후 운영비는 어느 수준인지, 시민 활용도는 투자 규모에 비례하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복지행정타운 역시 이름만으로 필요성이 커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행정 효율 개선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분산된 기능을 얼마나 통합할 수 있는지, 이후 유지관리 부담은 어느 수준인지까지 검토돼야 한다. 건물을 짓는 것 자체보다 행정 서비스의 실질적인 개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2026년 경기도 체육대회 역시 마찬가지다. 대회를 유치했다는 사실만으로 성과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지역경제에 어느 정도의 파급효과가 있었는지, 체육 인프라는 얼마나 남는지, 일회성 행사 소비로 끝나는 것은 아닌지, 도시 브랜드 가치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 외형적인 성과보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효과가 중요하다.
여기서 집행부는 왜 추진했는지를 설명해야 하고, 의회는 왜 승인했는지를 함께 돌아봐야 한다. 사업의 필요성을 주장한 쪽도 책임이 있고, 그 사업을 심의하고 통과시킨 쪽도 책임이 있다. 예산은 누구 한 사람의 판단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결과 역시 함께 책임지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공공재정의 가장 큰 특징은 사업이 시작될 때마다 모두가 필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결산은 그 필요성이 실제 성과로 이어졌는지를 점검하는 자리다. 예산을 집행할 이유는 언제든 설명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지출이 정말 불가피했는지, 더 효율적인 방식은 없었는지, 시민이 체감할 만큼 효과가 있었는지에 대한 검증이 없다면 재정 운영에 대한 신뢰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행정의 설명만큼 중요한 것은 그 설명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특히 결산검사에서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부분은 불용액과 이월액, 그리고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사업들이다. 불용액이 많다는 것은 단순히 예산을 절감했다는 의미로만 볼 수 없다. 애초 계획이 충분했는지, 사업 집행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행정 준비가 적절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특정 시기에 집중적인 집행이 이뤄졌다면 그 역시 집행 시기의 적정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산은 남겨도 문제이고, 급하게 집행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정확하게 계획하고 얼마나 책임 있게 집행했는가다.
계속비와 명시이월, 사고이월이 불가피한 경우도 물론 있다. 그러나 매년 비슷한 사업에서 유사한 형태의 이월이 반복된다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반복되는 지적은 구조적 개선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결산검사는 바로 그 구조를 드러내고 개선 방향을 찾는 자리여야 한다.
광주시의회 역시 단순히 지적사항을 나열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시정 요구 몇 건, 개선 권고 몇 줄로 끝난다면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다음 본예산에서 실제 조정이 있었는지, 우선순위가 달라졌는지, 반복되는 사업 구조가 개선됐는지다. 결산검사는 보고를 받는 자리가 아니라 시민을 대신해 질문하고 답을 확인하는 자리다. 왜 예산이 늘었는지, 왜 당초 계획과 달라졌는지, 왜 민생 체감은 낮은데 대형 사업은 계속 확대되는지 끝까지 점검해야 한다.
집행부 역시 “건전재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떤 사업이 기대한 만큼 효과를 냈는지, 어떤 사업은 추가 검토가 필요한지, 무엇을 계속하고 무엇을 조정해야 하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행정의 신뢰는 완벽함보다 설명 가능한 책임에서 나온다.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태도가 오히려 시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서로 책임을 미루는 구조다. 집행부는 의회의 승인을 이야기하고, 의회는 집행부의 제출을 이야기한다면 결국 시민은 책임의 주체를 확인하기 어렵다. 세금은 시민이 부담했는데 책임의 소재가 흐려지는 구조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결산은 누가 더 잘못했는지를 따지는 자리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더 정확하게 고칠 것인가를 결정하는 자리다.
결국 시민이 묻는 것은 단 하나다. 예산은 커졌는데 왜 삶은 나아졌다고 느끼기 어려운가.
도로는 넓어졌는데 출퇴근은 여전히 불편하고, 복지 예산은 늘었는데 현장의 만족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행사 예산은 커졌는데 지역경제의 체감은 크지 않다면 시민은 당연히 질문하게 된다. 예산이 늘어난 만큼 생활의 변화도 있었는가. 이 질문에 충분히 답하지 못한다면 2조 원 예산도 시민에게는 단순한 숫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
결산의 본질은 숫자가 아니라 책임이다. 광주시가 이번 결산검사를 통해 보여줘야 할 것은 “문제가 없다”는 방어가 아니라 무엇이 부족했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이다. 의회 역시 지적을 위한 지적이 아니라 예산 구조 자체를 바꾸는 실질적인 견제와 대안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방어보다 개선이고, 설명보다 실질적인 변화다.
2조 원 예산은 결코 가벼운 숫자가 아니다. 특히 넉넉한 세원 기반 없이 유지되는 2조 원이라면 그 무게는 더욱 크다. 그렇다면 결산 역시 그 무게만큼 신중하고 무거워야 한다. 집행부는 더 투명해야 하고, 의회는 더 세밀해야 하며, 둘 모두 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결산은 끝난 돈을 정리하는 일이 아니다.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고, 흐려진 우선순위를 다시 세우며, 시민 앞에서 재정의 책임을 분명히 하는 일이다. 광주시가 이번 결산검사를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고 싶다면 “우리는 잘했다”는 자기평가보다 “무엇을 놓쳤고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먼저 말해야 한다.
그리고 진짜 검증은 결산검사가 끝난 뒤부터 시작된다.
어떤 사업에서 예산 편성의 적정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지, 어디에서 불용액이 반복됐는지, 성과 대비 예산 효율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사업은 무엇인지, 왜 특정 사업은 계속 우선순위를 차지했는지, 그리고 결산검사 지적사항이 왜 매년 비슷하게 반복되는지가 드러나야 한다.
특히 G-스타디움, 복지행정타운, 2026년 경기도 체육대회 관련 예산은 더 깊은 검증이 필요하다. 총사업비 변화, 설계 변경 사유, 향후 유지관리비, 실제 시민 체감 효과까지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해야 한다.
다음 기사에서는 최근 3년간 주요 사업별 예산 증감 추이와 불용액·이월액 현황, 반복 지적 사업, 설계 변경 내역, 유지관리비 추계, 결산검사 지적사항의 실제 반영 여부까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기자 한마디 "결산의 진짜 시작은 보고서가 나온 다음이다. 시민의 세금은 보고서 한 줄로 끝나지 않는다. 숫자 뒤에 숨은 책임, 이제 그 실체를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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