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는 많은데 관리는 없다”…한강권 지자체 공동 문제 제기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44년이라는 시간은 도시의 모습뿐 아니라 정책이 작동하는 방식까지 바꾸기에 충분한 기간이다. 산업 구조는 제조업 중심에서 첨단·융복합 산업으로 재편됐고, 환경 관리 기술 역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정교해졌다. 그럼에도 수도권의 핵심 규제 중 하나인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여전히 제정 당시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채 유지되고 있다. 현실과 제도의 간극이 커질수록 현장에서는 왜곡된 개발 형태와 비효율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번 토론회에서 제기된 문제의식은 단순한 규제 완화 요구를 넘어, ‘시대 변화에 맞는 제도 재설계’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기 한강사랑포럼 토론회에 참석해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전면 개정을 공식적으로 촉구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과거 기준에 머물러 있는 규제가 지역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하며, 특히 자연보전권역에 적용되는 획일적 규제의 문제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의 문제 제기는 단순한 개발 확대 요구와는 결이 다르다. 그는 오히려 현재의 규제가 난개발을 유발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산업단지와 택지 조성 면적이 제한되다 보니 개별 입지 형태의 공장과 소규모 개발이 산발적으로 들어서고, 그 결과 오염원이 분산돼 관리가 어려워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규제가 환경 보전을 위한 장치로 설계됐음에도 실제로는 통합 관리의 사각지대를 만들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용인시는 이러한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산업단지 면적 기준을 현행 6만㎡에서 최대 30만㎡까지 확대해 계획입지 중심의 개발을 유도하고, 대신 공동폐수처리시설과 오염 저감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식이다. 이는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관리 수준을 높이는 ‘구조 전환형 접근’으로 볼 수 있다.
택지 개발 역시 같은 맥락이다. 현재의 6만㎡ 미만 소규모 개발 중심 구조를 개선해 일정 규모 이상의 도시개발사업을 허용하되, 도로·녹지·교육시설·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확보와 친환경 설계를 의무화해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결국 핵심은 ‘규제의 양’이 아니라 ‘규제의 방식’을 바꾸자는 데 있다.
이날 토론회에는 용인을 비롯해 광주, 이천, 양평, 가평 등 한강 유역 지자체장들이 참석해 공통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수도권 규제가 지역별 특성과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지역 간 불균형과 비효율을 동시에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토론회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이러한 입장은 더욱 분명해졌다. 참석자들은 수도권정비계획법이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본래 취지를 달성하지 못한 채 과잉 규제와 부작용만 낳았다고 지적하며, 물환경 규제와 산업 입지 규제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 특히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특례 도입과 자연보전권역의 합리적 조정 필요성이 강조됐다.
결국 이번 논의의 핵심은 ‘개발이냐 보전이냐’의 이분법이 아니다. 변화된 기술과 산업 환경 속에서 어떻게 하면 환경 보전과 지역 발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법을 찾는 과정에 가깝다. 규제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면, 그 수단 역시 시대에 맞게 조정되는 것이 타당하다. 이번 토론회가 단순한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