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균형예산의 완성도는 구조에서 나온다…용인도시공사 재정 ‘관리’에서 ‘전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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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균형예산의 완성도는 구조에서 나온다…용인도시공사 재정 ‘관리’에서 ‘전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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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마디 “재정은 이미 준비돼 있다…이제 남은 것은 ‘관리 능력’
김병철 기자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지방공기업의 예산서는 단순한 숫자의 집합이 아니다. 법적으로는 「지방공기업법」과 행정안전부 예산편성 기준에 따라 편성되는 재정 문서지만, 실제로는 도시의 정책 방향과 사업 추진 전략이 집약된 실행계획에 가깝다. 특히 도시개발 공기업의 경우 예산은 곧 투자 계획이며, 동시에 회수 구조를 포함한 장기 재정 전략이다. 수입과 지출의 균형은 기본 조건일 뿐, 그 안에 담긴 재원의 성격과 흐름이 핵심이다.

용인도시공사의 당초 예산 역시 이러한 기준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총규모 약 3,648억 원, 총수입과 총지출이 일치하는 균형예산 구조는 지방공기업 회계 기준상 필수 요건이다. 즉, 현재의 예산은 ‘균형을 맞췄다’는 점에서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균형을 맞췄는지’를 평가해야 하는 단계에 있다.

구조를 보면 크게 사업예산과 자본예산으로 구분된다. 이는 지방공기업 회계의 기본 틀이며, 사업예산은 운영과 서비스 제공, 자본예산은 투자와 재정 조달 기능을 담당한다.

사업예산부터 보면 수입은 약 758억 원이다. 이 가운데 영업수익이 약 704억 원으로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시설관리, 위탁사업, 개발대행 등 공사의 고유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이다. 영업외수익 약 53억 원을 포함해도 전체 구조는 ‘자체 수익 기반이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는 공기업’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지출은 약 874억 원으로 수입보다 약 116억 원 많다. 이 수치는 단순한 적자가 아니라 구조적 특징이다. 도시공사는 수익사업만 수행하는 조직이 아니라 공공사업을 병행한다. 도시안전, 기반시설 관리, 정책사업 수행 등은 수익성과 무관하게 집행되는 영역이다. 즉 이 116억 원은 ‘운영 적자’라기보다 ‘공공 기능 비용’에 가깝다.

문제는 이 적자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이다. 용인도시공사는 이를 자본예산으로 보전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자본예산 수입은 약 2,303억 원 규모다. 이 중 핵심 항목은 두 가지다. 비유동부채수입 약 684억 원, 그리고 유보자금 약 1,551억 원이다.

비유동부채수입은 장기 차입금이다. 지방공기업 재무 구조에서 차입은 일반적이며, 특히 도시개발 사업에서는 필수적인 자금 조달 방식이다. 대규모 택지 개발이나 산업단지 조성 사업은 선투자 후회수 구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입 자체는 위험이 아니라 ‘사업 구조의 일부’다. 중요한 것은 차입 규모가 아니라 부채비율, 상환 계획, 사업 수익과의 연계성이다.

용인도시공사의 경우 약 684억 원 규모의 장기 차입은 전체 자본예산 대비 과도한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현재 추진 중인 개발사업 규모를 고려하면 ‘관리 가능한 범위 내 재정 레버리지’로 해석할 수 있다.

더 주목할 부분은 유보자금 1,551억 원이다. 이는 과거 사업을 통해 축적된 내부 자금으로, 외부 차입 없이 활용 가능한 재원이다. 지방공기업의 재정 건전성을 평가할 때 중요한 지표 중 하나가 바로 이 내부 유보자금이다. 즉, 용인도시공사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자체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정 기반이 취약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두 재원을 통해 사업예산에서 발생한 약 116억 원의 부족분을 보전하고, 전체적으로 균형예산을 유지하는 구조다. 이는 단순한 보전이 아니라 ‘운영과 투자 기능을 분리해 관리하는 구조’로 볼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항목은 자본예산 지출에 포함된 약 1,653억 원 규모의 예비비다. 일반적인 공기업 예산에서 보기 드문 수준의 규모이지만, 현재 용인시의 개발 환경을 고려하면 전략적 의미가 있다.

용인은 현재 플랫폼시티,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 등 대형 개발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업은 토지 보상, 기반시설 투자, 민간 참여 구조 등에 따라 사업비 변동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즉각적인 재정 대응 능력은 사업 속도와 직결된다. 예비비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관리하기 위한 ‘유동성 확보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

이월액 약 586억 원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도시개발 사업은 통상 3년 이상 장기 사업으로 진행되며, 연차별 계획에 따라 예산이 이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요한 것은 이월 규모 자체가 아니라 사업 진행률과의 연동 여부다. 계획 대비 집행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면, 이월은 비효율이 아니라 ‘사업 지속성의 결과’다.

결국 용인도시공사의 재정 구조는 세 가지 축으로 정리된다. 첫째, 사업예산에서 공공 기능을 수행하면서 일정 수준의 운영 부족이 발생하는 구조. 둘째, 자본예산에서 차입과 유보자금을 활용해 이를 보완하는 투자 중심 구조. 셋째, 예비비와 이월을 통해 대규모 개발사업의 변동성을 관리하는 유동성 구조다. 이 세 가지는 지방 도시개발 공기업의 전형적인 구조이지만, 동시에 관리 수준에 따라 성과가 극명하게 갈리는 영역이기도 하다.

특히 용인은 현재 전국에서도 가장 빠르게 산업 구조가 재편되고 있는 도시 중 하나다. 반도체 산업 중심의 첨단 산업벨트 형성, 수도권 남부 핵심 거점으로의 성장, 대규모 인구 유입 등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도시공사가 단순한 사업 시행 기관을 넘어 ‘재정 운영 주체’로 기능할 수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투자 재원의 투명성이다. 차입금과 유보자금이 어떤 사업에 투입되고, 언제 회수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관리가 필요하다. 다른 하나는 재정 구조의 지속 가능성이다. 단기적인 균형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부채와 수익이 안정적으로 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용인도시공사의 현재 예산은 이러한 조건을 갖추기 위한 ‘중간 단계’에 가깝다. 재정 여력은 확보돼 있고, 투자 규모도 확대되고 있지만, 동시에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는 시점이다.

결국 이 예산의 평가는 단순하다. 지금의 구조는 위험한가, 아니면 준비된 것인가.

수치만 보면 위험 신호는 크지 않다. 부채 규모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고, 내부 유보자금도 충분하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이 구조를 어떻게 운영하느냐다. 같은 구조라도 관리에 따라 기회가 되기도, 부담이 되기도 한다.

도시는 개발로 성장하지만 공기업은 그 개발의 ‘속도 조절 장치’이자 ‘재정 설계자’다. 용인도시공사의 예산은 단순한 균형을 넘어 성장 국면에 진입한 도시가 어떤 방식으로 재정을 운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제 필요한 것은 숫자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흐름을 설계하는 일이다. 균형예산은 출발점일 뿐이다. 그 균형을 지속 가능한 구조로 만드는 것이 진짜 과제다.

기자수첩 한마디 “재정은 이미 준비돼 있다…이제 남은 것은 ‘관리 능력’, 용인도시공사의 진짜 시험대는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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