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의 그림자’(shadow of death)가 늘 드리워져 있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사령관 자리에 아흐마드 바히디(Ahmad Vahidi) 준장이 취임했다. 그는 누구인가?
아흐마드 바히디가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으로 취임하면서,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파괴적인 공세에 맞서 싸우고 있다. 아흐마드 바히디 준장은 이란에서 가장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직책 중 하나를 맡았다.
바히디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격으로 이란에서 1,000명 이상이 사망 하고, 도시들이 파괴되었으며, 이란의 고위 군 지도부 대부분이 암살당하는 등 특히 어려운 시기에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직을 맡게 됐다고 알자지라가 6일 보도했다.
그의 직업은 위험다. 예를 들어,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의 오랜 사령관이었던 카셈 솔레이마니(Qassem Soleimani)는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명령에 따른 미군 드론 공격으로 사망했다.
최근 이란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이었던 모하마드 파크푸르(Mohammad Pakpour) 역시 2월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의 합동 공격 개시 단계에서 사망했다. 파크푸르는 2025년 6월 ‘12일 전쟁’ 당시 이스라엘이 그의 전임자인 호세인 살라미(Hossein Salami)를 살해한 후에 임명됐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수뇌부의 이러한 갑작스러운 변화는 이란 군부에서 가장 강력한 직책 중 하나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제 바히디는 이란의 상징적인 인물인 솔레이마니조차 맡지 않았던 막중한 책임을 떠맡게 되었다. 바로 실제 전쟁에서 이란 군대의 최전선을 이끌어야 하는 임무이다.
* 아흐마드 바히디는 누구인가?
바히디가 신임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으로 임명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2월 28일 전쟁 발발 당일에 사망한 알리 하메네이(Ali Khamenei) 최고 지도자는 지난해 12월 그를 부사령관으로 임명했다. 그 전에는 이란 육군 부사령관을 역임했다.
1970년대 후반 이란 혁명수비대(IRGC) 창설 초기부터 몸담았던 바히디는 1980년대에 정보 및 군사 분야에서 주요 직책을 맡으며 승진을 거듭했다. 이란 국영 언론은 그가 1988년부터 1997년까지 정예 쿠드스군을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쿠드스군의 지휘권을 솔레이마니에게 넘겼고, 솔레이마니는 1998년 사령관직을 맡아 2020년 암살당할 때까지 중동 전역으로 이란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았다.
바히디는 이슬람 혁명의 원칙과 목표를 수호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맹세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2월 이란 혁명수비대 부사령관으로 임명되었을 때 “이슬람 혁명을 수호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미덕 중 하나이며, 이슬람 체제에 반대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큰 악행”이라고 말했다고 알자지라가 전했다.
2025년 이란 프레스TV와의 인터뷰에서, 이슬람 혁명 46주년을 맞아 그는 “그 혁명을 지역과 세계의 역사와 운명을 바꾼 ‘순간 번쩍이는 빛’”(burst of light)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테헤란의 전략적 목표에 부합할 때는 실용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1980년대 중반, 바히디는 이란 대표와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 행정부와 가까운 중개인들 간의 비밀 접촉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미국 관리들이 이란에 무기를 비밀리에 공급한 ‘이란-콘트라’ 사건(Iran‑Contra affair)과 연관되어 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인 아랍걸프국가연구소(Arab Gulf States Institute)의 이란 전문가 알리 알포네(Ali Alfoneh)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바히디가 해당 회담에 참여하면서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 바히디, 내각에서의 경력
그의 전임자 두 명과는 달리, 바히디는 순전히 군인 출신만은 아니다. 그는 또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Mahmoud Ahmadinejad) 전 대통령 시절 국방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고위 정치직을 맡기도 했다. 고(故) 에브라힘 라이시(Ebrahim Raisi) 대통령 시절에는 내무부 장관으로 임명되어 2024년에 임기를 마쳤다. 에브라임 라이시 전 대통령은 이번에 암살당한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가 후계자로 꼽은 인물이기도 하다.
알포네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바히디는 ‘유능한 관료’이며, 그의 경력은 그를 핵심적인 전시 지도자이자 단순한 군사 조직 이상의 의미를 지닌 혁명수비대의 이상적인 최고 사령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서 복무하고 정치에 몸담았던 시절은 그를 따라다니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2000년대 후반, 인터폴은 아르헨티나 당국의 요청에 따라 그가 1994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AMIA 유대인 공동체 센터 폭탄 테러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적색 수배령을 내렸다. 이 사건으로 85명이 사망했다. 이란은 당시 공격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부인했으며, 이란 외무부는 인터폴의 수배령을 ‘근거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2022년 마흐사 아미니(Mahsa Amini) 살해 사건 이후 이란 전역에서 발생한 시위에 대한 이란 정부의 유혈 진압을 이유로 그에게 제재를 가했다. 아미니는 “머리를 완전히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후 경찰 구금 중 사망했던 사건이다.
중동 뉴스 매체 암와즈(Amwaj)의 편집장인 모하마드 알리 샤바니(Mohammad Ali Shabani)는 X에 올린 글에서 “바히디의 전임자인 파크푸르와 살라미는 ‘이 사람에 비하면 학교 선생님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샤바니는 “그 는 잔인하다. 강경파들은 이스라엘 덕분에 공석을 채우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 바히디 취임으로 IRGC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고(故)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지난해 12월 바히디를 이란 혁명수비대 부사령관으로 임명했을 때, 그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또 다른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여 이란군을 준비시키는 것이었다.
분석가들은 그가 이란 정부와 안보 기관 전반에 걸쳐 쌓은 폭넓은 경험 덕분에 국가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이는 이란의 고위 지도자들과 노련한 군 관계자들이 대거 사망한 현재 상황에서 특히 중요한 이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Abbas Araghchi) 외무장관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이란 군부대가 민간 정부의 엄격한 통제를 받기보다는 일반적인 지시에 따라 작전을 수행하며 "독립적이고 다소 고립된" 상태가 되었다며 문제점을 강조했다.
알포네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전 총사령관인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Ali Jafari) 소장이 "조직이 총수 제거는 물론 수도 테헤란 함락에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IRGC를 분산시켰다면서 ”바히디 준장은 주요 지휘관들과 이란 혁명수비대(IRGC) 베테랑들의 도움을 받아 이러한 분산된 구조의 활동을 조율하기에 적합한 인물이며, 이들은 함께 조직 내에서 비공식적인 집단 지도력을 구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지타운 대학교 알왈리드 이슬람-기독교 이해 센터(Alwaleed Center for Muslim-Christian Understanding) 소장이자 저서 ”종파화: 중동의 새로운 정치 지도“(Sectarianization: Mapping the New Politics of the Middle East)의 저자인 나데르 하셰미(Nader Hashemi)는 ”이란 지도부가 IRGC 사령관 자리에 “가장 신뢰할 수 있고 믿음직한 후보”를 물색하고 있으며, 고위 지도자 암살 이후 조직적 연속성을 유지하고 “압도적인 군사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병사들이 계속 싸우도록 고무할 수 있는 인물”을 찾았다고 말했다.
하셰미는 “이슬람 공화국의 생존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달려 있다"며 "그들은 바로 이런 순간을 위해 창설되었다. 이슬람 공화국의 미래는 그들이 이 공격에 맞서 싸우고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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