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산시 다시 한 번 방향 분명히..."첨단로봇과 AI, 안산의 다음 40년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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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산시 다시 한 번 방향 분명히..."첨단로봇과 AI, 안산의 다음 40년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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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민의 하루 속에서 ‘변화로 체감되는 순간’에 가서야 비로소 증명"
김병철 기자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안산이 다시 한 번 방향을 분명히 했다.

안산시가 시 승격 40주년을 맞아 제시한 올해 시정 구상은 기념 메시지에 머무르지 않고, 도시의 구조와 역할을 다시 정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산업화의 성과 위에 새로운 기능을 덧붙여 다음 단계로 나아가겠다는 방향은 비교적 분명했고, 산업·교통·공간·복지·교육 정책이 하나의 흐름으로 설명됐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21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민선 8기 4년 차 시정 운영 방향을 설명하며, 올해를 ‘첨단로봇과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대전환의 원년’으로 규정했다. 지난 40년간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산업 도시의 성격을 유지하되, 산업 구조 고도화와 도시 기능 재편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안산은 제조업 집적을 통해 성장했지만, 산업단지 노후화와 인력 구조 변화, 글로벌 경쟁 심화라는 과제에 직면해 왔다. 안산시가 제시한 산업 전환 전략은 기존 산업을 대체하기보다는 기술을 접목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접근에 가깝다. 안산사이언스밸리(ASV) 경기경제자유구역 개발과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의 AX(인공지능 전환) 실증산단 구축이 핵심 사업으로 제시됐다.

ASV 경기경제자유구역은 약 50만 평 규모로, 글로벌 기업 유치와 연구개발(R&D) 중심의 첨단 비즈니스 거점 조성을 목표로 한다. 산업 기능뿐 아니라 교육·정주 여건을 함께 고려한 복합 공간으로 계획돼 있으며, 국제학교 유치와 첨단로봇·제조 산업 집적이 포함돼 있다. 이는 산업 공간과 생활 공간을 분리해 온 기존 산업단지 모델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는 AX 실증산단으로 재편된다. 안산시는 이를 통해 중소기업이 겪는 인력난, 원가 상승, 기술 격차 문제를 완화하고, 로봇과 AI를 생산 현장에 적용하는 실증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생산성과 효율성뿐 아니라 산업 현장의 안전과 노동 환경 개선까지 함께 고려하겠다는 취지다. 

안산시는 이러한 산업 전환 정책을 통해 약 8조 원의 경제 효과와 3만여 개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수치는 정책 목표치로, 향후 투자 유치와 기업 참여 규모에 따라 실제 성과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산업 구조 전환을 도시 차원의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는 점 자체는 분명한 메시지다.

산업 정책과 함께 제시된 교통·공간 재편 구상도 도시 전환 전략의 중요한 축이다. 안산선(4호선) 철도 지하화는 초지역부터 중앙역까지 약 5.12km 구간을 대상으로 추진된다. 이 사업은 철길로 인해 단절됐던 도시 공간을 하나로 연결하고, 지상 공간을 시민 중심의 녹지·공원·문화·상업 공간으로 재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철도 지하화는 교통 개선 효과뿐 아니라 도시 구조를 바꾸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재원 확보와 사업 일정, 통합개발 계획의 구체화는 향후 단계에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광역 교통망 확충 역시 안산시가 제시한 주요 정책 중 하나다. GTX-C, 신안산선, 인천발 KTX로 요약되는 이른바 ‘6도 6철’ 교통망 구축을 통해 안산의 생활권을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통근·통학 환경 개선뿐 아니라 기업 유치와 정주 여건 개선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산업과 교통, 공간 재편이 도시의 물리적 기반이라면, 복지·교육 정책은 시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영역이다. 안산시는 올해 전체 예산의 51%를 복지 분야에 편성했다. 전 생애주기 복지를 시정의 한 축으로 설정하고, 돌봄·주거·노후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역 돌봄 통합지원, 주거복지센터 운영, 치매 전담 노인요양시설과 복합 노인센터 조성은 고령화와 가족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으로 제시됐다. 이는 단기 지원보다는 지속 가능한 생활 안전망 구축에 초점을 맞춘 정책으로 볼 수 있다.

교육 정책에서도 산업 전략과의 연계를 강조했다. 안산시는 교육–산업–일자리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하며, 강남인강 확대, 영재교육센터 운영, 직업교육 혁신지구 조성, 로봇 직업교육센터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을 복지 차원을 넘어 도시 경쟁력의 요소로 바라보는 접근이다.

청년 정책 역시 단기 지원보다는 구조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병역 이행에 대한 행정적 예우, 1,400억 원 규모의 창업펀드 조성, 청년 공간 확충과 주거 안정 지원은 청년이 안산에 머물며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는 청년 유출 문제와 도시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한 정책으로 해석된다.

안전과 생활 편의 분야에서도 다양한 사업이 제시됐다. 재난·범죄 예방을 포함한 시민 안전 모델 구축, 한양대 ERICA 첨단의료복합클러스터 조성, 공영주차장 확충과 학교 주차장 야간 개방 등은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책들이다.

문화·여가 정책 역시 도시 정체성을 보완하는 요소로 언급됐다.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안산페스타 개최, 호수공원 리뉴얼과 성포광장 재정비 등은 산업과 기술 중심 도시 이미지에 문화적 요소를 더하는 정책으로 볼 수 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 이후 실제 투자 유치 성과, 산업단지 전환의 현장 체감도, 철도 지하화의 재원과 일정, 복지 정책의 지속 가능성은 앞으로 점검해야 할 과제다. 그러나 이번 발표는 적어도 안산시가 어떤 도시를 지향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산업화의 기억 위에 미래 산업을 얹고, 기술 전환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려는 시도는 행정의 역할을 확장하려는 선택이다. 시 승격 40년을 지나 안산이 다시 한 번 변곡점에 서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정 구상이 실제 도시 구조의 변화로 이어질지 지켜볼 대목이다. 이제 남은 것은 이 방향이 계획에 머물지 않고, 도시의 풍경과 시민의 일상 속 변화로 이어지는지 여부다.

기자수첩 한마디는 "정책의 성패는 선언의 크기가 아니라, 산업 전환과 도시 재편이 시민의 하루 속에서 ‘변화로 체감되는 순간’에 가서야 비로소 증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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