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노동시장이 정체 국면에 접어들며 경제 성장률 하락과 국가 재정 악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제프리 프랑켈 하버드대 교수는 고용 성장 둔화의 원인으로 인구 구조 변화와 이민 통제 강화, 그리고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를 지목했다. 프랑켈 교수는 "세수의 바탕이 되는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들면 미국 정부가 증가하는 국가 부채를 감당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미국의 국가 부채는 2006년 13조6200억달러에서 2026년 38조5140억달러로 20년 새 3배 가까이 불어났다. 작년 11월 미국의 실업률도 4.6%로 4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노동시장 체력에 문제가 드러났다.
노동시장 악화가 이어질 경우 정책적 대응은 경기부양책 쪽으로 무게가 옮겨질 가능성이 크다. 프랑켈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연준)에 금리 인하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연준 이사 인선에서 친트럼프 성향 인물을 지명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전반적 경제 성장세가 예상외로 견조하다면 올해 예정된 금리 인하가 중단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또 5월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후임 인사와,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을 둘러싼 법적 분쟁 등 내부 변수도 금융정책 방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국 경제의 근본 문제로 프랑켈 교수는 고용시장 기반 약화를 꼽았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인구 저성장, 신규 이민 제한, 기존 이민 노동자의 추방 등이 겹치면서 노동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작년에도 미국 경기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일자리 증가세는 뚜렷하게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불확실성 증대, 예산 및 인사 정책 혼선 등도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트럼프가 추진한 관세 정책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일자리 증가 둔화, 국가 부채 부담 확대 등 복합적인 부정적 효과를 초래했다.
한편 미·중 갈등은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프랑켈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규칙 기반의 무역질서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하며, 자유무역 체제로의 복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과 유사하게 미국이 중국에 대한 무역 제재와 압박을 이어가는 한편, 미국이 무역전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현실도 트럼프 대통령이 인식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국 등 제3국에는 미·중 양국 모두와 가능한 한 자유무역을 추구하라는 조언이 제시됐다. 한국이 미국과의 교역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미·중 균형 외교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시사점 역시 언급됐다. 특히 고령화로 생산가능 인구가 급감하는 한국에는 이민 확대가 해법으로 제시됐다. 프랑켈 교수는 인공지능 등 신기술에 의한 생산성 혁신이 획기적 돌파구가 되리라고 보지 않는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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