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는 증권사들의 미래 준비 태세가 확연히 드러났다. 코스피 지수가 고점을 향해 갈 때 증권 업종 전반은 이와 달리 비교적 조용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증권사들 사이에는 조용히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으로 분위기가 갈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일부 대형사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주가 등락 자체보다는 이미 다음 사업 도약을 준비해온 증권사가 어느 곳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
증권업계가 모색하는 이른바 '새로운 먹거리'는 단순한 사업 확대가 아니다. 기존의 주된 수익 모델이 한계에 봉착함에 따라, 더욱 지속적이고 다각적인 실적 구조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에 가깝다. 발행어음, 종합투자계좌(IMA)에 이어 최근 화두가 되는 디지털자산 역시 이런 맥락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상황에서 증권사들에게 디지털자산이 여전히 시도 여부를 저울질하는 대상인지 묻는다면, 답변은 이미 의미를 상실했다. 시장 기류는 이 논의가 과거의 일임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디지털자산을 둘러싼 논의는 여전히 신중하게 이루어진다. 증권사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가격 변동성이 아니라 제도적 기반의 마련이다. 법적·제도적 틀이 구축되는 순간, 디지털자산은 '임의로 접근하는 사업'을 넘어, 준비된 기업만 진입 가능한 영역이 된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디지털자산기본법과 토큰증권(STO) 법안이 가진 의의 또한 바로 이 부분에 있다. 관련 법제는 기회의 문을 여는 동시에, 동시에 명확한 진입장벽을 형성한다.
이러한 진입장벽 앞에서 각 증권사의 준비 수준과 경쟁력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기존에 갖춘 인프라, 인력, 내부 통제 체계를 바탕으로 디지털자산 사업을 기존 비즈니스의 연장선상에서 유기적으로 흡수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달리 중소형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기존 사업에만 의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자본과 조직 규모에서 한계에 부딪혀 신사업 진출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앞으로 디지털자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경우, 증권사 간 격차는 단순한 수익 차이를 넘어 사업 구조 자체의 차이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시장의 판도를 좌우하는 것은 선제적으로 인프라와 시스템을 갖춘 증권사들이 규제 체계 안에서 기준을 선도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신사업 진출과 수익 다변화에 앞장선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 가시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지털자산도 단순한 단기 테마가 아니라, 증권사별로 차세대 시장 주도권을 좌우할 기준이 되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선택지는 뚜렷하다. 눈치보기에 머물 것이냐, 실질적인 준비에 나설 것이냐의 문제다. 현재로서 증권업계 내 격차는 이미 가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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