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에 1448원대까지 치솟으면서, 달러당 1500원 진입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며 1430원대까지 환율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 환율 오름세가 재개됐다. 철강, 정유, 석유화학 등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중후장대 업종은 원화 가치 약세에 따라 원가가 크게 올라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산업 현장에선 철강업계가 달러로 수입하는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 가격에 환율 상승분까지 더해지면서 생산 부담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108.5달러로 한 달 전보다 2.5달러 상승했고, 제철용 원료탄 역시 1개월 새 톤당 17달러 오른 217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글로벌 수요 부진과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으로 인해 수출 증가에 한계가 있어, 높아진 원가를 제품 단가에 반영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화 약세가 일부 완화됐지만 여전히 산업계에 부담이 남았다고 밝혔다. 정유와 석유화학 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들 업종은 환율 체감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원유, 나프타 등 핵심 원재료를 모두 달러로 수입하고 있는 만큼, 환율이 오를 경우 도입 비용이 급증해 수익성 저하로 연결되는 구조다. 정유업계가 선물환 등 파생상품으로 환차손을 막으려 하지만, 고환율이 장기화될수록 헤지 비용 부담이 커지고 실제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중국발 공급 과잉까지 겹친 석유화학업계 역시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완전히 전가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최근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도 환율 상승에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한 뒤 현대제철, 고려아연 등 주요 기업들이 미국 내 대규모 프로젝트에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주에 58억 달러(약 8조4000억 원)를 들여 연간 270만 톤 규모 전기로 시설을 추진하며, 투자비 절반 이상을 외부 차입 등으로 마련한다.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야 할 경우 환율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 부담으로 남아 있다. 고려아연이 테네시주에 건설 예정인 제련소 프로젝트는 74억 달러(약 10조7000억 원)가 투입된다. 고려아연의 경우 현지에서 자금 조달에 나설 계획이지만, 한국 본사의 보증 구조 등으로 인해 환율 변동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변화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다수 위원이 기준금리 0.25% 인하에 찬성한 바 있고, 골드만삭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 주요 기관들도 올해 중 두 차례 연준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미국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달러 강세가 누그러지면서 환율 상승 폭이 제한될 수 있다. 이에 중후장대 산업계에서는 금리 인하가 국내 원가 부담과 해외 투자비용 완화로 연결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한국 역시 금리 인하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환율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미국과 한국의 통화정책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면밀히 주시하면서, 환율 리스크 관리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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