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주도하며 벨소리가 매초 2만 번씩 울렸던 노키아가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본격적인 재기에 나섰다. 2025년 엔비디아는 10억 달러(약 1조4400억원)를 노키아에 투자하고, 양사는 AI 기반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통합 사업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소식에 노키아의 주가는 하루 만에 25%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320억 유로에 이르렀다.
노키아는 1865년 핀란드의 제지 공장으로 출발한 뒤, 고무 부츠와 TV 생산을 거쳐 20세기 말에는 휴대전화 시장에서 절대적인 강자로 부상했다. 2000년에는 세계 핸드셋 시장 점유율이 26.4%에 달했고, 대표 기종인 3310 ‘벽돌폰’은 1억2600만 대라는 판매 기록을 남겼다. 당시 시가총액 2860억 유로는 핀란드 GDP의 4%에 달할 정도였다. 사용 만족도를 높인 마케팅 전략, 사용자 친화적 디자인에 집중한 경영진 리더십 등이 전성기의 주된 배경이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로의 전환이 더뎠던 노키아는 2007년 아이폰 등장 이후 점유율 급락을 겪었다. 자체 OS 개발에 실패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폰을 채택한 루미아 시리즈를 내놓았으나 시장 반응은 저조했고, 결국 2014년 휴대전화 사업부를 54억 유로에 매각했다. 매출은 2007년 377억 유로에서 2014년 107억 유로로 크게 감소했다. 이후 라지브 수리 CEO는 네트워크 사업에 집중하며 2013년 지멘스와의 합작투자 지분을 인수했고, 2015년에는 프랑스 알카텔-루슨트를 인수하는 대규모 M&A를 단행했다. 네트워크 사업은 전체 매출의 90% 비중으로 성장했으나,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의 공세로 새로운 위기를 맞았다.
2020년 페카 룬드마르크 CEO가 취임한 이후 노키아는 클라우드 서비스, 데이터센터, 광학 네트워크 중심으로 세 번째 변신 전략을 추진했다. 2023년에는 인피네라를 23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광학망 기술력을 한층 확대했다. 저스틴 호타드가 2024년 4월 새 CEO로 부임한 이후 노키아는 AI 시장의 급성장세(슈퍼사이클)에 집중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간 초고속 정보 전달이 가능한 광학 기술과 AI 핵심 라우터 제조는 이번 전략 전환의 핵심이다. 노키아의 파트너로 엔비디아가 선택되면서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AI 인프라 분야에서 의미있는 재탄생을 알렸다.
노키아의 이런 변화에 대해 케임브리지대 샤즈 안사리 교수는 사업 방향성이 실패할 때 과감히 잘라내는 유연성, 그리고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산업 자체 변화를 이끈 점을 특징으로 들었다. 호타드 CEO는 전사가 계속 변화와 도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통신장비 분야의 기존 경쟁자 시에나, 시스코 등과 함께 AI 시장 자체의 변동성, 그리고 단일 공급업체에 대한 고객 의존 부담 등으로 인해 미래 성장세에 불확실성도 공존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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