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는 열고, 결론은 비웠다. 지적은 하고, 책임은 피했다
사무처의 존재 이유는 의정이 헛바퀴 돌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뉴스타운/송은경 기자] 연말이면 의회는 늘 “견제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2025년 오산시의회를 돌아보면, 견제는 구호였고 책임은 실종됐다. 말은 많았지만 결과는 없었고, 문제 제기는 있었지만 후속은 없었다. 의회와 사무처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미루며 한 해를 흘려보냈다는 인상이 짙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12월 ‘오산천’ 토론회다. 의회는 공론장을 열었다고 자평한다. 그러나 시민이 묻는 질문은 다르다. “그래서 뭐가 달라졌나.” 토론회는 열렸지만, 집행부에 대한 출석 요구는 느슨했고, 자료 제출 요구는 형식적이었으며, 토론 결과를 정책·예산으로 연결하는 공식 로드맵은 끝내 제시되지 않았다. 이쯤 되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말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었는가, 아니면 ‘토론했다’는 기록만 남기려 했는가.
의회가 주관한 공론장이 행정 프로세스 어디에도 닿지 못했다면, 그 책임은 의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무처 역시 토론 결과를 의정 활동으로 구조화하지 못했다. 보고서, 정리 문건, 후속 점검 일정, 의회 조직이라면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 기본이 빠진 토론회는 공론장이 아니라 이벤트다.
지난 7월 ‘학생 토론대회’를 둘러싼 혼선은 2025년 오산시의회의 관리 역량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였다. 정치적 논란이 불거지자 행사는 한때 취소·중단 결정까지 거론됐고, 일정과 운영을 둘러싼 혼란이 이어졌다. 이후 행사는 11월에 개최됐지만, 문제의 본질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었다. 교육 행사 하나를 정치 논쟁으로부터 분리하지 못했고, 이를 조기에 정리해야 할 의회의 조정·관리 기능은 끝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그 사이 불안과 혼선은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의 몫이 됐다. 행사가 열렸다는 사실이 그 과정을 정당화해주지는 않는다.
정례회 자유발언으로 반복된 광역 갈등 이슈도 마찬가지다. 인접 도시 개발로 오산이 피해를 본다는 주장, 시민 입장에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 제기가 세 번, 네 번 반복될수록 질문은 날카로워진다. “그래서 의회는 무엇을 했나.” 공동협의체 구성 요구는 있었는지, 공식 협상안은 마련됐는지, 문서화된 대안은 집행부에 전달됐는지, 사무처 차원의 정책 검토 보고서는 존재하는지. 대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발언은 기록으로 남지만, 협상은 기록으로 남지 않는다. 이것이 2025년 오산시의회의 한계다. 정치적 발언은 있었으나, 행정을 움직일 설계는 없었다.
연말 예산 심의 과정에서 불거진 ‘부적절 발언’ 논란은 의회의 민낯을 드러냈다. 예산을 쥐고 있다는 이유로 고압적 태도가 용인될 수는 없다. 감시는 권한이고, 모욕은 남용이다. 사과와 발언 철회로 끝낼 사안이 아니다. 문제는 개인의 말버릇이 아니라, 의회 전반의 문화와 사무처의 관리 부재다. 회의 운영 기준은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발언 수위를 조정할 내부 장치는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사무처는 왜 방관했는지에 대한 답이 없다면, 같은 장면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
사무처의 존재 이유는 의정이 헛바퀴 돌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의원의 질의와 문제 제기를 정책·예산·점검으로 연결하는 ‘관리 체계’가 허술했다면, “조직이 본래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의회는 팀이다. 정책 검토, 자료 정리, 후속 관리 어느 하나만 빠져도 결과는 없다. 2025년 오산시의회는 그 팀플레이에 실패했다. 의원은 방향을 던졌고, 사무처는 그 방향을 제도와 문서로 고정시키지 못했다. 그 결과, 비판은 공중에 흩어졌고 행정은 그대로였다.
연말 결산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이것이다. 오산시의회는 스스로를 점검하는 장치를 거의 작동시키지 않았다. 토론회 이후 자체 평가가 있었는지, 논란 이후 운영 기준을 손봤는지, 반복되는 자유발언이 왜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는지에 대한 내부 성찰이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의회가 집행부만 감시할 수는 없다. 의회 역시 감시 대상이다. 특히 시민 앞에서는 더 그렇다.
2026년을 앞두고 오산시의회가 바뀌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같은 단어들이 반복될 것이다. 토론, 비판, 유감, 사과. 그러나 시민이 원하는 단어는 다르다. 결과, 책임, 변화다. 의원과 사무처 모두가 이 질문을 피해 갈 수 없다. “2025년, 당신들은 무엇을 남겼는가.”
지금처럼 서로에게 책임을 넘긴다면, 남는 것은 하나다. 신뢰 붕괴다. 그리고 그 책임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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