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산업발전법, 쿠팡 성장 이끈 규제의 역설…유통 규제 완화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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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산업발전법, 쿠팡 성장 이끈 규제의 역설…유통 규제 완화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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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빠른 성장 과정에는 단순한 시장 확대 이상의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2012년에 도입된 유통산업발전법이 주요 대형마트에 월 2회 공휴일 의무휴업을 적용하고,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온라인 배송도 금지함에 따라 전통 유통 기업들이 제약을 받는 동안 쿠팡은 기술과 대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왔다.

이러한 규제 체제에서 유통 대기업들은 점차 경쟁력을 상실했고, 최근에는 국내 2위 업체인 홈플러스가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과거 '공정 경쟁'을 앞세운 정책은 성장 동력을 빼앗는 결과를 초래했다. 대형마트들이 규제에 묶인 사이 쿠팡은 신선식품 등 기존 강점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2023년 매출 40조원 돌파, 국내 유통 1위로 올라섰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미국법 적용을 받아 한 주당 의결권 29표를 가진 주식을 보유하는 등 국내 규제권에 구속받지 않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여러 종류의 규제가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을 묶는 반면, 쿠팡과 같은 역외 기업에는 실질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데서 불공정성 논란이 이어진다.

최근 쿠팡에서는 시민들의 개인정보가 탈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경영층은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보다 창업주인 김범석 방어에 집중하는 태도를 보이며 소비자 신뢰에 금이 갔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탈쿠팡' 움직임이 퍼지고 있지만, 이렇다 할 대체 기업은 사실상 부재하다. 이는 유통산업발전법 등으로 인한 규제의 역설, 즉 규제 의도와 달리 시장 독점 및 기형적 구조를 초래한 결과로 평가된다.

이와 달리 미국의 대표적 유통 기업인 월마트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으로 이전 상장해 더욱 공격적으로 자본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확장 전략을 선택하는 가운데, 한국의 유통 대기업들은 주말 영업과 새벽배송 등 자체적인 전략을 펼칠 기회를 규제로 인해 충분히 갖지 못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전 국회에서는 유통산업발전법의 규제 일몰 기한을 2029년까지 연장하는 법안이 쟁점 없이 통과된 바 있다.

이제는 내국 대기업에만 발목을 잡으며 역외 기업에는 실질적 경쟁 우위를 제공하는 규제 프레임의 문제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규제 환경의 재정비를 통해 공정한 시장 질서를 구축하고, 국내 유통 산업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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