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는 내년 한국 증시가 올해처럼 급격한 랠리를 이어가지는 않겠지만,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모간스탠리 한국주식전략을 총괄하는 석준 책임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 증시가 산업 내 슈퍼사이클과 자본시장 개혁이 동시에 이뤄지는 드문 환경에 있다고 밝혔다. 석준 총괄은 17년 동안 모간스탠리에서 한국 주식과 금융 분야 리서치를 맡아왔으며,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4500으로 제시했다. 강세 시나리오에서는 5000, 약세 시나리오에서는 3300을 전망했고, 2024년 코스피는 원화 약세와 계절 요인 등을 감안할 때 4000선 부근에서 마감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짚었다.
석준 총괄은 신흥국 주식시장이 급등한 이후 이듬해에도 뛰어난 성과를 거둔 사례는 드물다고 진단했다. 단, 한국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이뤄질 경우 예외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2025년이 기대에서 행동으로 전환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자본시장 개혁 기대가 증시를 이끌었다면, 내년부터는 실제 기업과 투자자들의 행동에 따라 주가 흐름이 갈릴 것이라는 해석이다. 모간스탠리는 6월 기준 자본시장 개혁이 9회 중 3회말까지 진전됐다고 평가했으며, 4월 당시에는 1회말 수준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자본시장 개혁의 진전에 대해 석준 총괄은 한 해 전만 해도 밸류업 시스템이 중심이었다면, 최근 상법 개정‧배당 분리과세‧자사주 소각 등에 대한 정책 틀이 마련되면서 기업의 자본 배분 및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책 추진이 단기적 성과에 국한될 수 없으며, 규제(채찍)와 인센티브(당근) 병행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최근까지는 규제 위주의 접근이 많았다면 앞으로는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유도하는 다양한 인센티브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퇴직연금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을 돕기 위한 운용규제 완화를 비롯해, 개인종합자산계좌(ISA) 같은 세제 혜택 계좌 활용도 증대 등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유동성 상당 부분이 여전히 예금이나 부동산에 머물고 있으므로, 유동성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 기업의 상속세 문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사임을 언급하며, 장기적으로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관세 이슈와 관련해선 글로벌 불확실성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고 봤다. 미국과 중국 간 경계가 점차 풀리면서, 2025년 1분기쯤에는 관세가 소비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세부 조건과 집행 방식에 따른 변수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과거 중국 PMI가 주요 지표였던 반면, 지금은 미국 소비와 기업 투자 지표가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대미 수출 비중이 20%까지 오르고, 미국엔 완성재 비중이 높아 경기 변동이 실적과 주가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된다고 평가했다. AI 투자 거품 논란과 관련해서는 현재 빅테크 기업들이 주로 잉여 현금 흐름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에 거품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내년 한국 유망 산업으로는 반도체, 자동차, 방산, 발전 등 산업재를 제시했고, 배터리 소재 및 에너지 등은 보수적 시각을 유지했다. 원/달러 환율은 내년 말 1410~1450원 선을 전망하고, 1400원 이하로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석준 총괄은 AI, 다극화, 에너지 전환, 장수 산업을 세계적인 핵심 테마로 꼽으며, 이 모두를 보유한 한국 시장이 자본시장 개혁과 기술 슈퍼사이클이 맞물리는 환경 속에서 중요한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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