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온 급락과 기상 급변이 겹치는 겨울철 동해에서 해양사고가 집중되는 가운데, 동해해경이 ‘선제적 대피’ 중심의 예방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겨울 동해는 짧은 시간 안에 파고와 풍향이 급변해 전국 해역 가운데 기상 변화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사고 발생 위험도 유난히 높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관내 전체 해양사고의 약 30%가 겨울철에 집중되며, 특히 전복·침몰·침수 등 치명적 사고는 수온 저하로 구조 가능 시간이 크게 제한된다.
김성종 동해해경청장은 서면 인터뷰에서 “겨울 바다는 예보보다 먼저 변한다”며 “선제적 대피와 기본 수칙 준수만이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 중심의 기존 대응에서 예방 중심 체계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해해경이 최근 강조하는 대책의 핵심은 원거리조업선 대상 조기 대피명령이다. 먼바다에서 작업하는 어선은 날씨가 나빠지면 귀항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시기 판단이 곧 생존과 직결된다.
동해해경은 지금까지 총 4차례 공식 대피명령을 발령했으며, 그 과정에서 대형사고를 사전에 차단한 사례도 나왔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0월, 동해퇴 해역에서 오징어 채낚기·통발 어선 11척이 조업 중이던 상황에서 기상청의 풍랑예비특보 단계에서 이미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 대피명령을 조기 발령했다. 당시 순간 최대 파고는 11.6m까지 치솟았고, 해경은 “예측형 대응이 아니었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청장은 “기상특보를 기다리는 대응은 겨울 동해에서 의미가 없다”며 “앞으로는 취약 해역에 경비함정을 전진 배치하고 관계기관과 합동점검을 강화해 안전망을 촘촘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1인 조업 어선은 구조까지 시간이 길어 사망사고 비율이 높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10월부터 2인 이하 소형어선은 구명조끼 의무 착용이 법적으로 강화됐다.
실제 영덕 강구항 인근에서 발생한 전복사고 사례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한 선장은 즉시 신고해 생존했다. 반면 같은 지역에서 발생한 다른 추락 사고에서는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음에도 수색이 지연되며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해경은 두 사례 모두가 “신고 속도와 수칙 준수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 청장은 “혼자 작업하는 어선은 구명조끼와 휴대전화 방수팩 소지가 사실상 유일한 생존 도구”라고 강조했다.
겨울철에는 정박 중인 선박에서도 화재, 침수, 표류 사고가 잦다. 동해해경은 각 파출소별로 취약 시간대 순찰을 확대하고, 선주 연락망 점검과 계류 현황 최신화를 병행한다.
또한 노후 전선, 과부하 멀티탭, 난방기 안전장치 등 선박 내 위험요소에 대한 상시 점검을 권고하고, 빌지 수위 확인·계류줄 교체 등 즉시 시정조치도 요구할 방침이다. 포항항 VTS와 연계한 관제 강화로 기상 악화 시 선박 간 충돌 위험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여객선·유람선·낚시어선 등 다중이용선박은 사고 발생 시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해경은 연말연시와 설 연휴 등 치안수요가 많은 기간에 출동함정을 근접 배치하고, 낚시어선 화재점검·구명조끼 착용 홍보·선상 음주 금지 계도 등 안전관리를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해경 상황실, 함정, 파출소 간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도 운영 중이다.

김 청장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구명조끼 100% 착용 ▲1인조업 시 휴대전화 지참 ▲기상 악화 시 즉시 귀항 ▲장비·전선 등 수시 점검 등 네 가지 겨울철 핵심 수칙을 제시했다.
그는 “기본 수칙만 지켜도 사고는 절반 이하로 감소한다”며 “해경은 예방 중심 체계로 ‘사고 제로 동해’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겨울 바다의 아름다움은 위험과 맞닿아 있다. 선제적 대피, 조업 안전관리, 다중이용선박 점검 등 일련의 정책은 결국 모두 같은 목표를 향한다. 사람을 살리는 바다 안전문화 구축. 이는 해경뿐 아니라 어민과 관광객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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