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선 김어준, 중학교선 북한노래"…이념 경계 허물어지는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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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선 김어준, 중학교선 북한노래"…이념 경계 허물어지는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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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방송 중단·북한 영화 개방 속 교육 중립성 논란 확산
국민의힘 “교육 현장, 정치·이념 청정구역 돼야”
탈북자 박지현, “북한 문화는 자유 아닌 복종의 산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식/로이터통신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식/로이터통신

정부가 지난 7월 대북방송을 중단하고 북한 영화·만화 개방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 학교 현장에서 특정 정치 성향 방송이 상영되고 북한 노래를 가르쳤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교육 현장의 정치·이념 중립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4일 부산의 한 고등학교 급식실에서 유튜브 채널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영상이 상영됐다는 보도가 나오며 논란이 일었다. 학생들은 급식 시간에 원치 않는 정치 성향 콘텐츠에 ‘강제 노출’됐다며 불만을 제기했다고 한다. 

학교 측은 조선닷컴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유튜브 자동 재생 기능으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며 “지난 겨울 방학 때 급식실 도색을 전체적으로 했는데, 사진 속 벽은 도색 전 색상이라 촬영 시점이 과거일 가능성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실제 해당 방송을 시청한 사실은 부인하지 않아, 학교가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 노래 맞히기/주진우 의원 페이스북

비슷한 시기 세종시의 한 중학교에서는 북한 노래를 학생들에게 가르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해당 중학교의 받아쓰기 문제를 공개하며 “과연 대한민국 교육 이대로 가도 되나”라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정청래 대표가 전교조의 정치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더니, 이제는 중학생들에게 북한 노래까지 가르치고 있다”며 “북한노래 가사 맞히기에서 문제의 킬포인트는 ‘낙원’이 아니라 북한식 표현인 ‘락원’이 정답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신문 방송 개방/TV조선 캡처

정부는 지난 7월 국가정보원의 대북방송을 전면 중단하고, 그동안 접근이 제한됐던 북한 영화·만화·신문·방송 등 콘텐츠를 국민에게 개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북한 콘텐츠를 투명하게 공개해 허위 인식을 바로잡겠다”는 입장이지만, 교육계에서는 “이념적 콘텐츠가 학교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25일 논평을 통해 “교사의 정치참여 합법화 논의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학교 현장의 ‘공·사 구분’ 안전장치가 미비하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김효은 대변인은 부산의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일을 언급하며, "학생이 원치 않아도 공공장소에서 특정 성향 콘텐츠에 ‘강제 노출’되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교육기본법 제6조는 교육이 정치적·파당적 편견의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못박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실과 급식실을 ‘정치 청정구역’으로 지키지 못한다면 교사의 정치참여 합법화는 순서가 완전히 거꾸로”라며 “현장을 수습할 장치도 없이 법부터 밀어붙이는 것은 졸속 입법의 극치"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학교에서의 정치 중립 위반에 대한 아이들과 학부모의 우려와 분노를 외면하지 말라"며 "학교 내 정치 중립 위반 신고센터, 즉시 시정과 교육청 감사·징계 연계 등 최소한의 레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에서 열린 세계인권대회에 온라인으로 참여해 스피치를 하는 박지현 씨/박지현 페이스북
지난 23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인권대회에 온라인으로 참여해 스피치를 하는 박지현 씨/박지현 페이스북

영국에서 인권활동가로 활동하면서 북한 내의 인권에 대해 전세계에 알리고 있는 탈북자 박지현 씨는 지난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과연 북한 체제와 무관한 문화가 존재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북한 사회는 철저히 통제된 체제 안에서 예술과 문화가 만들어진다.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혁명가를 배우고, 영웅은 체제에 대한 충성을 통해 만들어진다”며 “그들의 예술 속에는 자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림과 대사는 체제를 찬양하고 복종을 가르친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의 선전은 총보다 오래 살아남는다. 이제는 총 대신 만화와 영화가, 감옥 대신 스크린이 체제 유지를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며 “이것은 단순한 문화 교류가 아니라 사상의 침투이자 정신적 말살, 즉 ‘문화 제노사이드’”라고 강조했다.

박 씨는 “예술은 본래 자유에서 태어난다. 검열과 충성을 강요받으며 만들어진 창작물은 예술이 아니라 체제의 도구일 뿐”이라며 “북한의 영화와 만화는 창작이 아니라 명령의 산물이다. 그 속에서 그림은 지시를 따르고, 서사는 찬양을 반복한다. 이재명 정부가 개방하려는 것은 예술이 아니라 북한 체제 교과서와 다를 바 없는 김씨 선전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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