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오만을 경계하고, 냉철한 판단력과 결과에 책임지는 윤리 의식을 갖춰야 한다”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강남대학교에서 리더십을 주제로 한 특강을 열고, 변화의 시대에 지도자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으로 ‘관찰력과 상상력’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지난 2일 저녁 강남대학교에서 ‘국제대학원 글로벌리더 최고경영자과정’ 수강생을 대상으로 ‘사례로 보고 생각하는 리더의 리더십’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번 강연은 해당 과정의 초청으로 마련됐다.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된 강연에서 이 시장은 철학·미술·역사 등 다양한 사례를 들어 리더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사고방식을 설명했다. 그는 “좋은 행정을 위해서는 관찰력과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시의 발전을 위해 훌륭한 리더들의 사례들을 연구하며 영감을 얻고 관찰력과 상상력을 잘 발휘해 실정에 맞는 정책들을 입안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특히 오스트리아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오리-토끼 애매 도형’, 마술 아티스트 빅토리아 스카이의 '수평·수직 착시현상', 이탈리아 심리학자 카니자의 ‘카니자 삼각형’ 등을 예로 들며 “실제와 인식은 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벨기에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이미지의 배반’, '개인적 가치', ‘헤라클리투스의 다리’ 등을 소개하며 “고정관념과 통념에 빠지지 않고, 상상력을 발휘해 새로운 사고와 관점을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라며 "이같은 작품들은 우리의 사고체계와 미술세계의 지평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고대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과 그에 맞서 싸운 로마의 파비우스 막시무스를 예로 들며 "두 사람의 전략은 리더십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포에니전쟁 초기 로마군은 한니발 군대가 나타나면 겁부터 먹었다고 한다. 로마는 이런 상황에서 파비우스의 지략으로 위기를 넘기게 된다. 파비우스는 카르타고 군을 지치게 하고, 보급에 어려움을 겪게 하는 지연전술과 소모전으로 대응했다. 로마에선 파비우스를 겁쟁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그는 상황과 현실에 맞는 실용주의적인 전략을 구사해 승리했고,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다 품어서 단결된 힘으로 대응해 위기를 극복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이론,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과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의 일화를 이야기를 하면서 리더는 냉철한 판단력과 결과에 대한 책임윤리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선한 목적이 반드시 선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리더는 결과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적을 앞세워 모든 수단을 정당화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시장은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이 집무실 책상에 늘 놓아두었던 '모든 책임은 이 자리에 있다(The Buck Stop Here)'는 명패 사진을 보여주며 공직자의 책임윤리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어로 책임은 Reponsibility인데, 이는 능력(Ability)있게 응답하는(Response) 것이라고 늘 생각해 왔다”며 “리더가 공약하고 나서 능력 발휘를 통해 성과를 내지 않고 그저 말로만 응답한다면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했다.
이 시장은 특강을 통해 리더의 판단력과 냉철함, 시대를 읽는 능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외교학에서 실패 모델로 통용되는 ‘뮌헨협정’(1938년 9월)은 히틀러의 흉계를 읽지 못한 영국 네빌 체임벌린 총리, 프랑스의 달라디에 총리의 오판 결과”라며 “뮌헨협정은 지도자의 판단력이 얼마나 중요한 덕목인지 알려 주는 사례”라고 했다.
이 시장은 “나치독일의 속셈을 간파하지 못하고 위장평화에 취해 제2차 세계대전에 대비하지 못했던 영국과 프랑스의 나약한 유화정책은 비극을 초래했다”며 “지도자의 어리석은 판단이 큰 참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에서 '뮌헨의 교훈'이란 말까지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조직의 리더는 역경을 극복하기 위해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순신 장군은 원균이 칠천량 전투에서 대패하고 12척의 배만 남았을 때 배를 챙기기에 앞서 민심을 수습하고 단합을 도모하는 일을 먼저 했다”며 “이순신 장군의 승리 비결은 군사와 백성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 일치단결해서 대응하는 태세를 갖춘 것에 있다. 그는 장군은 문서에 수결(手決·사인)할 때 이름 대신 '일심(一心)‘, 즉 한 마음이라고 썼다”고 말했다.
이어 “호레이쇼 넬슨 제독은 19세기 초 트라팔가르 해전에서 프랑스와 스페인 연합군을 무찔러 나폴레옹이 영국을 넘보지 못하게 했다”며 "그는 이순신 장군처럼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전장터에서 전사했는데, 영국인들은 그를 가장 존경하는 영웅으로 꼽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시장은 또한 오만을 경계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한 덕목라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말을 인용해 “성공에 안주해서 과거 방식을 고집하는 것을 오만(Hubris)’”이라며 “과거의 성공에 취해 안주하면 실패의 길을 걸을 수 있다. 성공하면 ‘나노 세컨드(10억분의 1초)’만 즐기라는 말이 있는 데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시장은 △디지털카메라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도 필름 카메라의 성공에 취해 2012년 파산한 ‘코닥’ △수에즈 운하 성공에 도취해 지형지물이 다른 파나마 운하를 같은 방식으로 건설하려다 막대한 희생을 치른 프랑스 건축가 ‘페르디낭 마리 드 레셉스 △자동차를 가장 먼저 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붉은깃발 법‘이라는 법으로 규제하다 미국에 주도권을 넘겨준 영국의 사례 △브라운관 TV를 고집했던 ’소니‘ 등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적응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실패한 사례를 제시했다.
이 시장은 “행운과 불행은 인간의 뜻대로 결정하기 어렵지만 역량(Virtus·비르투스)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영역으로, 역량은 역경을 이겨내는 중요한 요소이자 리더가 갖춰야 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이 자리에 모인 리더 여러분도 역사적 사례를 바탕으로 오만을 경계하고, 저마다의 역량을 키워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리더로 자리매김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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