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성 최초의 종군기자로 유명했던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수갑이 채워진 손을 들어 보이며 ‘전쟁’을 말했다.
그가 말한 전쟁은 바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과거 이재명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검찰 소환 사실을 알려주며 “의원님, 전쟁입니다!”라고 보낸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상기시킨 것이다. 그러나 그가 말한 전쟁은 ‘김현지의 전쟁’과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다만 그가 지난 기억 속에서 ‘전쟁’을 꺼내 일깨우려는 의도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그는 김현지의 전쟁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하면서 수갑 찬 두 손을 들어 보여주려는 것 아닐까? 그리고 ‘알겠어. 그럼 나도 전쟁을 시작하겠다!’라는 강한 응전 의지의 표현으로 ‘전쟁’을 읽어야 한다.
여기서 이진숙과 김현지의 전쟁 의미가 엇갈린다. 김현지의 전쟁이 ‘전쟁 경보 발령’ 같은 것이었다면, 이진숙의 전쟁은 ‘선전포고’와 같다. 그는 어쩌면 지금과 같은 상대의 공격을 예감하고, 기다려 온 건지도 모른다.
수갑을 찬 채 기자들 앞에서 말하는 그는 약간 흥분된 톤이었다 하지만 그 흥분이 두려움이나 긴장이 아니라 결사적 항전 의지에서 나온 흥분이 아니었을까 짐작되는 제스처가 인터뷰 내내 읽혔다. 그렇지 않고서 여성으로서 수갑이 채워진 두 손을 여러 번 들어 보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엔 경찰이 무리한 체포를 감행했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정치검찰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는 언론의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에 이은 보수 진영의 잇따른 구속 수사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사법부의 너그러운 수사와 재판이라는 대비효과 때문에 더욱 여론을 자극하는 것이다.
법의 잣대가 확실하게 기울었다는 인식이 국민 여론에 각인된다면 이진숙의 전쟁은 무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언론인으로 살아 온 그는 여론의 속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당당하게 전쟁을 외치면서 내심 웃고 있었을 것 아닌가?
책상머리에서 외신 베끼던 원고를 집어던지고, 방송사의 만류에도 포화에 휩싸인 전쟁터로 뛰쳐나간 그 아닌가. 그의 전쟁이 시작되면 김현지의 전쟁은 퇴색될 것이 분명하다.
그는 애초 타고난 전사(戰士)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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