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싸게 드립니다” 유튜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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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싸게 드립니다” 유튜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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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일본 대지진 당시 쓰나미/X

유튜브 정보를 그대로 신뢰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유튜브를 보지 않는 사람은 없다.

‘쉽게 주고, 쉽게 받는’ 미디어 소비심리가 유튜브를 쓰레기처리장으로 만들고 있다. 이들은 돈을 버는 가장 쉬운 길을 찾았다. 정보 장사로는 머리만 아프고, 돈이 안 된다는 걸 알게 됐다. ‘공포’를 파는 게 돈이 된다는 사실. 그것도 아주 재미있는 수사법으로 포장해서 공포를 싸게 파는 것이다. 여기서 ‘싸게’는 ‘심심풀이’와 동의어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유저들은 왜 공포를 사는 걸까? 유튜브를 스릴러 장르로 보는 것도 아닐진대. 답은 아주 간단하다. 제목을 보고 잠시 놀란 탓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공신력으로 공포를 포장하고 있다. 공포 종합세트 아울렛으로 변해가는 유튜브 시장에서 공포를 생산하는 이들은 대부분 교수나 과학자,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많은 고급 정보를 가지고 있다. 고급 정보의 대부분은 최신 뉴스들이라 검증될까 말까 하는 수준의 민감성을 지닌다. 공포심으로 포장하기 딱 좋다. 그게 AI든 전쟁이든 뭐든 모르면 큰 위험이라도 올 것처럼 교묘하게 포장한다. “아니면 말고” 하더라도 크게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자. 검증되지 않은 공포 중에 ‘일본 대지진’ 이슈가 있다. 과학자들은 마치 100년 주기로 반드시 대지진이 일어나야 할 것처럼 난카이 트로프(南海海谷)를 공략한다. 물론 일본 만화로도 출판됐듯이 이 지점은 위험한 포인트가 맞다. 그러나 지진 주기가 정해졌다는 말은 그 자체로서 어불성설이다.

그들은 그쯤에서 만족하지 않는다. 공포의 강도가 약하다. 한발 더 나아가 난카이에 지진이 나면 서울의 빌딩도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이쯤 되면 막 가자는 셈이다. 그들은 미얀마 지진 때 태국 방콕의 건물이 무너진 예를 들면서 1천km 정도는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그런 예가 있지만, 부실공사 도중 지진을 만나 무너진 빌딩을 서울 빌딩에 갖다 붙이는 게 적절한가? 그렇게 치면 삼풍백화점도 지진 때문에 무너졌다고 하는 게 나아 보인다. 그리고 난카이 트로프의 지진은 거대한 유라시아 판의 에너지가 아니라 작은 필리핀 판의 에너지가 축적돼 발생하는 지진이다. 작은 판이 큰 판을 밀어서 서울까지 피해가 날 것이라는 말을 어떻게 과학자들이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가?

지진뿐인가? 전쟁은 더하다. 중국이 타이완을 곧 칠 건데, 치면 한반도 경제가 마비될 거란다. 개연성이 있는 일이지만, 수많은 유튜버가 매일같이 같은 목소리로 공포스럽게 이야기할 수준은 아니다. 지금 중국이 스스로 폭망해 가는 중인데다, 시진핑이 제 자리 지키기도 버거운 상황인데 타이완을 침공해? 역사 상 강력한 군주가 국내 혼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쟁을 시작한 적은 있지만, 군권을 잃은 군주가 죽자고 전쟁을 벌인 예는 없다. 우발적인 전쟁 외에 개연성이 매우 희박한 일이다.

위험에 대비하자는 의미로 만든 콘텐츠가 결코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물론 재미있자고 만든 콘텐츠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웃자고 하는 것도 아니고, 공포를 자극하는 메시지를 반복적이고 점점 강도를 높여 확산하는 것은 전문 지식이 없는 대중들을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미디어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해도 정도껏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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