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 두꺼움으로 다 가릴 수 없는 ‘위선’
스크롤 이동 상태바
낯 두꺼움으로 다 가릴 수 없는 ‘위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9년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쿠투팔롱 난민 캠프에 있는 로힝야 난민 아동을 위한 교육 센터에 친선대사로 방문한 배우 정우성/유엔난민기구

“난민을 우리가 받아들이자!”

배우 정우성 씨가 이렇게 한창 인도주의적 메시지를 외칠 때부터 이미 연예 전문 기자들 사이에서 그의 프라이버시와 윤리적 문제가 떠올랐었다.

결국 그는 혼외자(婚外子)를 둔 위선자(僞善者) 배우라는 꼼짝없는 틀에 갇힌 신세가 됐다. 적어도 모든 걸 감수하고 미혼모가 된 모델 문가비 씨와 결혼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 씨는 자신의 인도주의적 이념의 일관성을 지키기 위해 인생을 포기하는 그런 결정을 할 만큼 두터운 인격을 가진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난민에 대해 그토록 외치지 않았더라면 자신의 혼외자에 대해 양육비와 물심양면의 도움을 주는 것만으로 결혼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늘어나는 미혼모 세태에 따뜻한 휴머니스트 코스프레를 이어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그것을 불행이라 받아들이고, 그나마 안도할 수도 있었을 테니까.

그러나 정 씨는 자기 삶에 휴머니스트라는 옹벽을 단단하게 치고, 큰 인기를 누렸다. 그 옹벽이 위선의 감옥이 될 줄 그는 꿈에도 생각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자초한 폭망에 다름이 없다. 왜냐하면 자신의 난잡한 사생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는 걸 그가 고려했어야 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연예부 기자들보다는 그 자신이 그런 위험에 대해 잘 알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변명이나 금전적 지원으로도 이 불행한 혼외자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안아 키워 나가지 않고서는 ‘난민’의 벽을 그는 넘지 못한다. 그가 UN 난민기구 친선대사로서 난민촌을 찾아가 건넨 수많은 따뜻한 말과 그런 경험을 적은 그의 저서, 그리고 눈물겹도록 내뱉은 공익광고의 메시지들이 자신의 혼외자를 향하고 있다. 이 인생 역주행을 이겨내고 U턴할만한 힘이 과연 그에게 있을까?

여론 압박이 더 강해지면 그는 문가비 씨와 결혼하거나 아이라도 거두어 키운다고 태도를 바꿀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지금 그는 '서울의 봄' 개봉 이후 각종 상을 휩쓸면서 최고의 시즌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여론과 소속사의 압박에 의해 그런 선택을 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따가운 시선을 피할지언정 위선으로부터 자유롭거나 무거운 짐을 덜기엔 이미 늦었다.

그것은 문가비 씨가 이 아이를 뜬금없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순간부터 정 씨의 위선이 폭로된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정 씨가 문 씨와 결혼하지 않는 이유는 사랑하지 않는 관계에서 결혼한 후 이혼할 경우 재산 분할을 걱정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낯 두껍게 버텨 보겠다는 심산 아닌가?

정우성의 위선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위선의 옹벽에 갇혀 절규하는 많은 정치인 역시 그와 다를 게 뭔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칼럼/수첩/발언대/인터뷰
방송뉴스 포토뉴스
오피니언  
연재코너  
지역뉴스
공지사항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뉴스타운TV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