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구겼다고 톨레랑스까지 버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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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구겼다고 톨레랑스까지 버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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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서 프랑스 스태프들의 실수는 한국에 자존심 상한 보복성 화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타인과의 차이, 상대방의 입장을 관용적으로 받아들이는 프랑스의 톨레랑스(Tolerance)가 흔들리고 있다.
한국선수단 입장/KBS News 캡처

한국에 왜 그럴까? 프랑스 올림픽이 한국에 대한 어이없는 실수로 연일 비난을 사고 있다.

IOC(올림픽조직위원회)가 한국을 북한이라 소개하고, 태극기를 흐릿하게 처리하고, 펜싱 금메달을 딴 오상욱 선수를 오상구로 표기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실수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프랑스 스태프들이 할 수 있는 실수다.

고의적인 실수로 보복성 화풀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최근 24조 원 규모 체코 원전 수주에서 우리에게 밀린 프랑스. 얼핏 보면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지만 원전 기술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대단한 자존심과 올림픽에서의 실수 패턴을 생각하면 그 개연성을 무시할 일도 아니다.

원전만이 아니다. 폴란드 등 동유럽권 무기 수출에서도 판판이 밀리고, 앞서 파리에서 때마다 떠들썩했던 한류 바람에서도 글로벌 문화대국 프랑스의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슬람계 난민들의 급증으로 사회가 혼란한 데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코로나19, 러-우 전쟁 여파로 급속하게 기운 프랑스의 국가 운이 누적된 결과일까. 거기다가 한국에 대한 나쁜 감정이 가세한 귀결일 수 있다.

타인과의 차이, 상대방의 입장을 관용적으로 받아들이는 톨레랑스(Tolerance) 하면 프랑스를 떠올리던 세계인들의 인식을 이제 바꾸어야 할까. 이번 올림픽을 보면서 외교적인 차원에서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위 사진은 2011년 앤 싱클레어(62) 여사가 딸과 함께 남편인 전 IMF 총재의 성추행 사건 재판을 보고 나오는 장면이다. 재판정에서 그는 “남편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남편의 건강이 걱정이다”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었다. 이에 전 세계 언론들이 앤 싱클레어 여사의 톨레랑스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한마디는 공인의 아내로서보다 프랑스인으로서의 톨레랑스를 보여준 것으로 이 일로 그는 ‘제2의 힐러리’라는 별명도 얻었다.

프랑스인들의 톨레랑스는 참혹한 대립과 갈등의 역사에서 얻어진 값진 것이다. 이는 1562년 바시 학살, 특히 비슷한 시기 36년 동안이나 계속된 신·구교 간 위그노 종교전쟁 등을 거치면서 종교적 차이로부터 관용(寬容)을 받아들이려는 낭트칙령이 선포되면서 톨레랑스는 프랑스 문화의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프랑스의 톨레랑스는 문화, 예술, 패션, 정치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국가를 이끄는 이념적 지주 역할을 해 온 것이다.

그런 프랑스가 요즘 많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7월 총선에서 극우 포퓰리즘 정당 국민연합(RN)이 제1당으로 올라섰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정당이 인종 차별주의에 뿌리를 두고, 무슬림 이민 제한, 출생지 기준 국적 부여 반대 등 톨레랑스에 정면으로 모순되는 정책을 내세운 것이다. 물론 무슬림 이민자들의 범죄와 폭동 등 사회문제가 심각한 건 사실이지만 프랑스로서는 놀라운 변화이다.

문화를 먹고 사는 나라라 해도 과언이 아닌 프랑스가 버린 톨레랑스. 지나친 톨레랑스가 나라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일까. 우리에겐 교훈이 되기에 너무 먼 얘기다. 건국 이래 정치든 종교든 그 무엇이든 제대로 된 관용을 가져본 적이 없는 우리 사회로선 너무 큰 비현실감과 자괴감만이 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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