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에게 바란다] 결코 제2의 황교안이 되지 말라
스크롤 이동 상태바
[한동훈에게 바란다] 결코 제2의 황교안이 되지 말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월 2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국민의힘

총선을 2주 앞두고 여당 약세, 야당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총선을 책임진 여당 비대위원장 한동훈에겐 청천벽력같은 소식일 것이다. 제1야당에 부는 이재명 사당화와 공천 분란은 찻잔 속의 태풍이 되고, 여당 공천에 따르는 잡음이 보수 분열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실지로 민경욱, 도태우, 장예찬 등 소위 보수의 전사감들이 공천학살이 된 사태에 공분을 자아낸다는 목소리도 크게 들린다. 

심지어 일부 평론가들은 총선의 부정적 결과를 예측하고 비대위원장의 운명을 예측, 즉 4년 전 총선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정계에서 퇴출된 황교안 전대표의 길을 밟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한다. 사실 민주화 이래 반기문, 황교안 같은 샌님형 인사들로 정계에서 주변인에 머물다 사라진 인물들은 수없이 많았다. 

하봉규 부경대 명예교수
하봉규 부경대 명예교수

대표적 인사로 이수성 전총리를 들 수 있다. 서울대 총장을 역임하고 김영삼 정부에 의해 전격 발탁된 인사였다. 서울대 법대 학장이란 화려한 경력과 자부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고 알려진다. 그러나 정치는 전쟁에 대비되는 현실세계였다. 그의 실험은 막스 베버의 말처럼 결코 학문의 길과 달랐고 결국 처참한 결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인물은 김영삼 정부에 의해 감사원장과 총리를 역임하고 당대표에 오르고 두 번에 걸쳐 대선후보가 되었으나, 연속적으로 패배하고 영원히 은퇴한 이회창 대표의 경우였다. 이회창 대표의 상대 후보가 김대중(상고졸)과 노무현(상고졸, 변호사)이었다는 점에서 대학, 법대, 서울대의 형식적 강점은 현실정치에서 약점이 되었었다. 무엇보다 현직(전임) 대통령 관계와 전략적 개념, 참모의 운영 등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들 수 있다. 외교관으로 한국이 낳은 유일무이한 성공한 인물이었고, 박근혜 정부의 히든 카드였다고 알려진다. 그러나 외교관은 특수 분야에 집중되는 분야였고, 경계선 상에서 마타도어나 각종 음해성 공작에 적응하지 못했다. 정계입문 과정에서 보여준 반 총장의 짧고 확고한 거리 두기는 기자들에 의해 회자될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황교안 전총리를 들 수 있다. 공안검사 출신으로 비록 명문대 출신이 아니었으나 박근혜 정부에 의해 법무장관으로 후반 총리직을 수행했으며 종국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기도 했다. 후일 그는 박 대통령과 소통 단절과 문재인 정권에 의한 정치보복에서 제외돼 일반인의 의혹을 사기도 했다. 

황교안 전총리는 결코 2인자로서 자신의 색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회에서 청원된 현직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판결에서 천문학적 비자금이 거래되었다는 설이 파다했으나, 자신은 권한대행 후에도 문재인 정권의 법전(lawfare)에서 온전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제1야당의 대표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리고 조용했던 그는 오직 단식투쟁만 생각나게 하고 실로 엄청난 부정선거 의혹이 남긴 여당의 대승으로 사라진다. 

민주화 이후 대표적 엘리트 출신이자 총리와 당대표 등을 맡았던 앞의 인사들의 공통된 특징은 비전, 카리스마, 국정운영 능력에서 결격사유가 보였다. 무엇보다 지도자의 자질이나 혁신이란 자신만의 컨텐츠가 부족했다. 여기에는 군사정부(박정희, 전두환) 당시 보여준 책사와 같은 참모진이나 싱크탱크의 개념도 부족했다. 

민주화 이후 국가지도력의 실종에는 지도자들이 지도자로서 학습이 결여된 것이 직접적 결과이다. 전례에 비추어 한동훈 위원장은 앞에 든 실패한 전임자들과 다르지만 크게 보아 같다. 무엇보다 야당의 집요한 공격에 남다른 순발력과 멋진 센스로 오히려 언론과 여론의 관심을 받았다. 자신이 윤석열 정부의 최대 히트상품이자 미래 자산임을 결코 거부하지 않았고, 정치인으로서 극적인 데뷰인 비상대책위원장으로의 변신도 성공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여전히 미래지도자로서 필요한 3대 자질, 즉 비전, 카리스마, 국정운영 능력은 아직도 보여지지 않는다. 예컨대 장관으로서 야당의 공격에 맞서 비판에도 국가 지도자로서의 보다 근본적인 문제제기나, 공천파동에서도 공관위원들에 대한 명확한 선발기준과 공천의 운영지침 나아가 당사자(탈락자)나 지지자들 그리고 나아가 범보수세력에 대한 명확한 해명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일찌기 '영국병'을 치유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던 마거릿 대처는 자서전에서 자신이 국무위원으로서 경력이 수상직을 수행하는데 자산이 되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크게 보아 사법계의 경력 밖에 없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총선에 최선을 다하되 총선에 앞서 미래지도자의 길을 공표해야 한다. 즉, 부정적 결과에도 솔직한 패배 인정과 지도자로서 필요한 배움의 계획을 밝혀야 할 필요가 있다. 

계획이 없는 배움은 자체가 부정적일 것이다. 미래는 과거와 현재의 합이며, 계획은 모든 출발의 시작이자 긍정적 결과를 위한 설계이다. 지도자의 길을 위한 배움은 책과 사람(스승), 역사와 미래가 합일하는 과정일 것이다. 일찌기 아리스토텔레스는 알렉산더를, 그루포는 카이사르(Julius Caesar/시저)를 낳았던 것이다. 

필자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역대 실패한 전임자들과 다른 길을 가리라 확신한다. 그는 비록 경험과 스승이 없었지만 특별한 자질을 보여 주었다. 그는 일본이나 서구세계에서 스승을 찾아 주유천리로 보여주는 위대한 학습의 길을 걸을 용기와 지혜가 있다고 보여진다. 만약 이것이 결여된다면 개인의 불행 뿐 아니라 한국의 불행이 될 것이다. 그의 올바른 선택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이역만리에서 수학한 이승만대통령과 조국근대화를 위해 기업인, 과학자, 관료 심지어  외국에서도 동지를 찾았던 박정희 대통령의 뒤를 잇는 것이 될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