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문의 시대소리 [쓴소리 단소리]
입법 기관인 대한민국 국회가 스스로 헌법을 어긴 셈대한민국 헌법 제24조에 국회는 국가의 예산을 심의 확정해야 된다고 돼 있다.그러나 국회가 올해도 어김없이 예산안 의결의 법정시한인 지난 2일을 넘겼다. 이는 6년째 입법 기관인 대한민국 국회가 스스로가 지키자고 만든 헌법을 어기고 정당간 정파간 힘겨루기를하고 있다.더구나 올해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조속한 재정집행이 절실하다는 점에서 국회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국민들은 이제 연례행사처럼 돼 있는 예산안 처리를 두고 또 여·야가 격돌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착잡한 마음을 금치 못하며 진정 정치인이란 '싫다 싫어'를 외치고 있는 상태다.언제까지 국회가 이같이 보기조차 흉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건지 한심스럽기 그지 없을뿐더러 가슴이 답답할 뿐이다. 여야는 툭하면 야당은 보이콧을 하고 여당은 강행으로 맞서기 일수다. 정회와 속개 등 이전투구의 모습을 보이며 말로는 상생 정치에 민생을 외쳐대면서도 실제로 국민들에게는 뒷전이고 정당간 잇속 챙기기에 혈안인 것이다. 뿐만아니라 18대 국회도 새해 예산안을 통과 시키지 못하고 또다시 헌법을 어기고 말았다. 법을 제정하는 국회가 스스로 법을 지키지 않는 사례가 비일비재해 이를 거론하기 조차 부끄러울 정도다. 참으로 이제는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것처럼 행하고 있으니 이런 국회가 어떻게 입법 기관이라 대외적으로 감히 자처 할 자격이 있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예산안 처리의 강행의사마저 밝히고 있어 정기국회가 끝나는 9일까지 처리하지 못하고 언제까지 미루어 질지 불투명한 상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말 한나라당 지도부와의 회동에서 국회가 예산안을 빨리 통과시켜주면 예산을 선 집행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내년도 살림살이를 당겨서 써야할 만큼 실물경제가 빠르게 침체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 집행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용걸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이날 예산안이 확정된 뒤 정부 각 부처가 집행계획을 세우고 월별, 분기별 배정계획을 세우는데만 30일이 걸린다며 예산안이 이달 말에 확정되면 준비가 소홀해지고 집행시기도 그만큼 늦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지난 2일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까지 내년도 예산안과 필수적인 예산부수법안들을 처리하겠다는 당론을 거듭 밝혔었다. 박 대표는 이날 정당대표 라디오 연설에서 “국민이 우리당에게 과반수가 훨씬 넘는 172석의 의석을 만들어준 의미를 되새기면서 반드시 9일까지는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도울 때도 때가 있는 법이다. 국회도 스피드(속도)를 내야 한다”며 스피드를 강조하고 정부가 아무리 경제를 살리고 싶고 서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어도 국회가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지 않으면 단 한걸음도 나갈 수 없다고 했다. 또 박 대표는 여당과 정부측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할 필수 예산부수법안의 우선 순위를 작성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의 강봉균 의원은 지난 2일 민주당 내부를 보면 야당은 대정부 투쟁성을 강화해야만 지지가 오른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지난 10년과 무조건 거꾸로 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한나라당도 문제지만 지난 정권의 잘못까지 인정하지 않으려는 민주당도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의원은 또 “국민이 야당에 기대하는 것은 투쟁성이 아니라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의 희생과 고통을 줄이는 것을 앞장서 주는 것”이라며 “그러나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아 새로운(민주당) 지지층이 안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야간의 최대 쟁점인 내년 예산안 처리문제에 대해 보완할 점은 있으나 야당이라고 해 미룰 수만은 없다고 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지난 2일 발표한 올해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민소득은 전기대비 3.7% 감소해 지난 1998년 4분기 -6.1%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같은시기 대비로도 3.5% 감소해 1998년 4분기 -6.1% 이후 가장 나빴다. 아울러 지난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을 나타냈다. 실질 국민총소득은 생산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소득지표로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궁핍해졌다는 것이 지표로도 드러난 셈이다. 이렇듯 실질 소득이 뒷걸음질 친 것은 3분기 중 고유가로 인해 교역조건이 악화하면서 실질 무역손실이 33조4,0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국민총처분 가능소득 역시 전기대비 0.4%가 줄어들어 지난 1998년 3분기의 -1.0% 이후 최악으로 추락했다. 민주당은 중산층, 서민을 위한 예산을 관철하기 위해 국회절차를 보이콧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상투적 논리다. 하지만 예산안의 비판은 가능하다 그러나 정쟁의 도구화 대상은 아니다. 그리고 정신이 썩어빠진 거대 공룡 한나라당도 상투적 야당을 압박만 할게 아니라 야당이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특단의 정치력을 보여줬으면 야당도 이러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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