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 만리장성 | ||
중국 관광 하면 먼저 만리장성을 떠올릴만큼 만리장성은 세계인들에게 유명한 관광자원이며, 달나라에서 보이는 지상 유일한 구조물로 유명하다.
만리장성은 진 시황제(秦 始皇帝)가 중국 통일(BC 221) 후 흉노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간쑤성(甘肅省) 남부로부터 퉁베이(東北) 지구의 랴오허강(遼河) 하류까지 쌓은 성인데, 세계 7대 불가사의중 하나인 엄청난 규모의 성이다.
그런데, 만리장성의 그 웅장함에 비해 속을 들여다보면, 세계 역사상 가장 무식하고 어리석은 공사이기도 하다. 흉노족들을 막아내기 위해 엄청난 장성이 필요하다는 명분은 그럴 듯 했으나 실속은 전혀 없는, 한마디로 명분에만 집착하여 현실분석을 소홀히 한 밀어 붙이기식 졸속 공사였다.
만리장성은 지구의 반지름에 해당하는 엄청난 길이 6400km에 달한다. 그 엄청난 길이 때문에 성벽을 정상적으로 경계근무 하는 것도 불가능 했다. 또한 적군이 어느 한쪽을 집중 공격하여 성벽을 한군데만 부수고 들어오면, 나머지 엄청난 장성은 무용지물이 되는 관계로, 만리장성은 그 후 수도 없이 유린당했다. 결국 전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과 수많은 목숨들로 얼룩진 엄청난 장성이, 정작 전시에는 국경선 역할 밖에 못하게 된것이며, 나중에는 관광용 눈 요기감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그 당시라고 장성 축조에 대한 비판 의견이 없었을 리 없다. 만약 비판의견을 경청하고, 다각도로 분석하여 본 후에, 만리장성을 쌓을 엄청난 자원으로, 작은 성들을 수십 군데에 쌓았더라면, 일부의 성이 공격 당하더라도 나머지 성들 간의 협조체제에 의해 적을 막아내어, 엄청난 대 제국의 몰락을 면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엄청난 자원과 인력을 투입하며, 현실을 무시한 밀어 붙이기식 추진이 결국 무용지물의 대 장성을 쌓은 것이며, 결국 국가 멸망이라는 참담한 결과까지 가져온 것이다.
요즘 이명박씨가 공약으로 내건 한반도 대운하의 찬반논쟁이 한창이다. 이명박씨는 대운하를 통해서 물류혁명을 이루고, 국운융성의 길로 삼아 국민소득 4만불 시대를 이루겠다는 거창한 공약을 했었으나, 그가 모범적인 발전의 예로 들었던 독일 현지에서 마저 운하는 경제성이 없는 구시대의 유물에 불과함이 밝혀졌고, 운하는 경제성이 전혀 없음이 서서히 밝혀져 가고 있다.
건설 전문가 출신인 필자가 분석하여 기고한 바에 따르면, 한반도에서 운하는 1000t 바지선이 1km 간격으로 끝없이 늘어서서 하루 24시간씩 365일 쉬지 않고 운행한다고 치더라도(물론 그럴 리도 없지만), 수입이나 유지비 회수는 커녕, 투입 공사의 금융비용이나 최소한의 기회비용조차 회수가 불가능한, 경제성이 전혀 없는 공사다. 또한 골재 판매비로 공사비의 50%를 마련한다는 주장 또한 과포장된 명백한 허위라는 산정의 근거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10년이나 운하를 연구했다고 주장하는 이명박씨는 민자유치로 하겠다는 업체가 있다는 등의 구속력 없는 주장을 하면서도, 정작 운하의 경제성과 타당성 분석 결과는 전혀 내어놓지 못하고 있으며, 경제성이 전혀 없다는 분석자료에 대해서도 이렇다할 반박을 못하고 있다가 이제는 운하가 물류보다 관광, 레저 목적이라고 둘러대고 있다.
이명박씨는 정책 토론회에서 갑자기 입장을 바꾸어 "운하는 물류 목적이 주 용도가 아니며, 물류목적 비중은 20%도 안되고, 관광 레저 등이 주 목적" 이라는 황당한 주장으로 말을 바꾸었다.
명분으로 치자면야 운하가 뭐가 나쁜가? 물류혁명, 국운융성, 일자리 창출, 관광 레저산업 육성 등 다 좋다. 문제는 운하가 그렇게 좋은 것이라고 쳐도, 그것이 최선인가 하는 점이다. 그 엄청난 수십조원의 혈세를 투입한 운하공사가 국운융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최선의 길인가 하는 점이다.
즉, 동일한 비용을 들여서 그보다 큰 국운융성과 일자리 창출의 길이 없느냐는 근본적인 질문부터 다시 점검해야 할 문제다. 그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각종 기술개발, 과학기술 인재 양성, 차세대 물류기술 개발, 기존 도로망 개선 등에 투입하여, 투자대비 효율성을 크게 높이는 현실적 방안 등도 다각도로 고려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이명박씨는 운하가 물류용보다 관광 레저등의 용도라고 하였지만, 이명박씨가 무어라 하든, 운하는 근본적으로 물류용일 수 밖에 없다. 만리장성 공사가 관광용이 아닌 것처럼, 운하의 주 용도는 물류운송이 될 수 밖에 없으며, 물류용으로 경제성이 없다면, 대운하공사는 관광이건 레저건 관련 산업이건 따질 필요도 없이, 타당성이 없는 것이다.
만약 주 목적이 관광 레저 용이라면, 굳이 수십조원씩 들여가며 멀쩡한 산을 뚫고 멀쩡한 땅과 엄청난 터널까지 파면서 물을 가두는 콘크리트 운하를 만들 필요가 있겠는가? 운하 대신 관광레저 산업 용도의 계획적 개발을 하면 되는 것이다.
이명박씨는 운하가 "하천을 맑게 한다" 라고 주장했으나,(물을 고이게 만드는 운하가 하천을 맑게 한다는 것도 서서히 밝혀질 어불성설이나) 하천을 맑게 할 목적이라고 쳐도, 굳이 긴긴 터널들을 뚫고, 엄청난 자연파괴를 하고, 곳곳을 파헤치면서 수십조원씩 들이면서 운하를 만들 이유가 전혀 없다. 운하공사 말고, 하천의 수질을 보호하는 더 나은 방법을 선택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운하에 고인 물은 썩게 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근거 제시 없이, 운하가 하천을 맑게 한다고 주장했다. 흐르는 강물의 수질을 개선하는데도 2조원 이상 소요되는데, 운하로 인해 물을 가두어 놓았을 시 그보다 훨씬 커질 수질 개선 비용에 대한 질문에도 그는 제대로 된 답변을 못했다.
이명박씨는 독일은 운하가 식수원이 아니라서 수질이 크게 오염되는 선박 전복 사고에도 별 문제 없었으나, 한국은 강물이 주요 식수원이라, 강을 운하로 만들고 난 후 선박사고 등이 발생하여 식수가 오염될 시에는 치명적일 수 있는데 대책 있느냐는 질문에도, 답변을 못하고 동문서답만을 반복했다. 연구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명박씨가 거창하게 내걸었던 대운하는, 주인 잘못 만난 탓에 벌써부터 목표를 잃고 떠도는 유랑자 신세가 될 처지에 놓였다. 이는 이명박씨가 섣불리 공약으로 걸었다가 궁한 나머지 주 용도까지 뒤집은 결과이며, 제대로 된 타당성 분석도 없이 공약부터 내걸었던 이명박씨의 정책 능력과 경솔함은 두고 두고 이명박씨의 부담으로 남을 전망이다.
국가 대사업을 국익의 관점이 아닌, 선거의 도구로 이용하거나 치밀한 검토가 없이 접근할 때, 그 여파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잘못된 길임을 알았다면 되돌리는 것도 용기다. 한번 내걸었었다고 해서 방법을 바꾸지 않고 계속 밀어 붙일 궁리만 한다면, 이는 심각한 아집이자 착각이다. 물류의 경제성 하나도 입증 못하고, 사업의 타당성 조차도 입증하지 못하면서 계속 밀어 붙인다면 이는 끝내 치명적인 오판으로 남을 것이다.
밀어 붙이는 추진력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며, 지도자는 추진력의 강도보다 그 방향 선택이 중요하다. 현실을 무시한 독단적 아집은, 또다시 나라를 망치는 21세기식 만리장성이 되어, 어리석은 추진력이 초래한 역사의 형벌을 재연시킬 것이며, 그에 대한 국민과 역사의 심판은 냉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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