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라에 가면 행복도시의 미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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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라에 가면 행복도시의 미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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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한그루 없는 황무지에 건설한 불굴의 작품

^^^▲ 호주학생들이 전시장에서 캔버라의 역사와 현황설명을 듣고있다.^^^
한-호주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지난 5일 호주의 행복도시 캔버라 공항 앞 도로에 노무현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는 대형 광고판이 걸려 있었다.

6일 한-호주 정상회담이 열리는 수도 캔버라는 호주 국민들에게 큰 자랑거리다. 캔버라는 나무 한 그루 없는 황무지 위에 호주인들의 독특한 상상력과 불굴의 의지로 건설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현재 충남 연기ㆍ공주에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건설하고 있으나, 호주는 이미 1927년에 캔버라에 행정수도를 건설, 세계에서 가장 이상적인 계획도시로 가꿔왔다.

5일 캔버라에 위치한 호주수도전시관에는 견학 온 학생들과 각국 관광객들로 붐볐다. 이 곳은 수도 캔버라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과 현재의 모습, 캔버라에 위치한 각종 국립 기관들을 소개하고 있다.

캔버라는 연방 의회와 행정부 외에도 대법원, 전쟁기념관, 국립 도서관ㆍ박물관ㆍ문서국 등이 위치한 명실상부한 호주의 심장부다.

호주의 학생들은 전시관에서 선조들이 이뤄낸 대역사를 배우고 균형발전의 의미를 되새긴다. 또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도 이 곳에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수도 건설의 역사를 접하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1974년부터 캔버라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 정년퇴직하고 전시관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는 알란(69)씨. 그는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흙먼지 날리는 황무지에 물을 끌어들여 일군 연방수도에서 일하며 살고 있다는 것이 큰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전시관 내에는 두 개의 흉상이 눈길을 끈다. 도시를 디자인한 왈터 벌리 그리핀과 그의 아내이자 파트너인 매리언 마호니 그리핀이다. 그러나 정작 설계 당시 그리핀 부부는 캔버라에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캔버라가 세계적 도시로 발돋움한 데는 출발부터 ‘홍보’의 중요성을 명확히 인식한 것이 큰 몫을 했다. 수도 건설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묘책으로 도시설계 국제 공모전을 열어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특히 그리핀의 고국인 미국에서 각별한 주목을 받았다. 이후 국제 공모는 호주의 전통처럼 이어져 오페라하우스 건설 등에도 잇따라 적용됐다.

세계문명의 발상이 그랬듯이 캔버라 역시 ‘물’을 도시 성공의 관건으로 여기고 인근에서 물을 끌어와 도시를 가로지르는 몰롱글로강을 채웠다. 또 1964년 댐으로 막고 이 대역사의 설계자의 이름을 딴 ‘벌리 그리핀 호수’를 탄생시켰다.

캔버라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상징인 이 호수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캡틴 쿡(영국의 탐험가)의 호주 상륙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분수로 최고 137m의 물기둥을 쏘아 올린다.

또 캔버라에 1913년과 1926년 사이에 무려 2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이후에도 캔버라에서 집을 사면 나무 3그루를 나눠줘 심게 하고 있다. 이런 적극적인 식수 사업 덕분에 캔버라는 인구 대비 세계에서 가장 나무가 많은 도시가 됐다. 실제로 캔버라를 돌아다녀보면 도시하면 으레 떠올리는 빌딩숲의 이미지가 아니라 숲과 호수가 어우러진 공원을 연상시킨다.

행정도시 건설의 고민은 자칫 ‘공무원들만의 도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호주는 이 같은 우려를 대학과 연구기관 유치로 풀어냈다. 호주 유일의 국립대(ANU)와 호주의 카이스트인 CSIRO를 유치하면서 교육과 연구 도시로 자리를 잡았고, 호주 국내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온 젊은 유학생들이 도시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캔버라는 철저한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도시다. 도시계획을 위해 땅을 분양하지 않고 장기 임대로만 내준다. 아시아ㆍ태평양 최고 레이서들이 모이는 수바루 켈리 자동차 경주, 캔버라 꽃 축제 등은 이러한 계획 하에 매년 성대하게 열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캔버라로 불러 들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1908년 수도로 선정될 당시만 해도 캔버라는 1700여 명의 원주민과 유럽인 후손들이 양을 치며 살던 곳이었다. 당시 수도 선정을 놓고 호주의 두 축을 이루는 시드니와 멜버른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자 대안으로 중간에 위치한 캔버라를 선정한 것이다. 특정 지역에 힘이 집중되는 것을 막고 국토 균형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한 호주인들의 결단과 지혜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시드니와 멜버른은 여전히 경제 중심지로서 위상을 갖추고 있다. 시드니에는 연방은행 등 주요 은행과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모여 있으며, 멜버른은 광업과 제조업의 중심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각 도시별 특성에 맞게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캔버라에서는 관계 기관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오토바이 대신 자전거가 퀵서비스 수단으로 사용된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알려진 호주의 경쟁력은 오래 전부터 추진해 온 균형발전의 철학이 뒷받침됐었기에 가능했다. 여전히 모든 것은 서울로 통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우리나라도 추진하는 균형발전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캔버라의 숲과 호숫가를 걸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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