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한이 그리도 많아
스크롤 이동 상태바
무슨 한이 그리도 많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로 보는 세상 53> 이소리 “선인장”

 
   
  ^^^▲ 잎사귀가 가시로 변했다는 선인장
ⓒ 선인장/두산 대백과^^^
 
 

너는
무슨 한이 그리도 많아
온 몸뚱아리 촘촘히
뾰쪽한 저항의 가시를 달고 있느냐

제가 일하는 사무실 한켠, 그러니까 출입문 입구에는 선인장이 한 그루 놓여 있습니다. 언제부터 저 자리에 놓여져 있었는지는 잘 모릅니다. 제가 올 때부터 저 선인장은 줄곧 저 자리에 저렇게 가만히 쪼그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하루는 선인장이 시들해진 것 같아 물을 조금 주었습니다. 제가 부은 물은 물론 생수입니다. 그런데 선인장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던 그 자리가 얼마나 바싹 말라 있었는지, 물을 주어도 물을 빨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저는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으로 한동안 물이 흙 속으로 스며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다가 물뿜이로 선인장의 몸뚱아리에 물을 뿜어 주었습니다. 이내 선인장의 파아란 몸에서는 눈물 같은 물방울이 주르르 흘러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선인장의 날카로운 가시에도 이슬방울처럼 동그란 물방울들이 매달려 겁먹은 눈망울을 또록또록 굴리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가슴을 마구 찔린 동그란 물방울들이 아야 아야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 소리는 물방울을 머금은 가시들이 내는 소리인지도 모릅니다.

그렇습니다. 선인장은 무슨 한이 그리도 많아 온 몸에 저리도 많은 가시를 달고 있을까요. 저 뾰쪽한 가시는 이 세상에 대한 저항을 나타내는 것일까요. 아니면 자신의 고향인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한 잎사귀들의 몸부림으로 얻은 고통의 열매일까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기획특집
가장많이본 기사
칼럼/수첩/발언대/인터뷰
방송뉴스 포토뉴스
오피니언  
연재코너  
지역뉴스
공지사항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뉴스타운TV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