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고 흥분되고 기대된다.
결혼식 당일?
긴장되고 피곤하다. 신혼여행지에 도착해서 둘 다 너무 피곤하지만 어쨌든 첫날 밤 의식은 치른다.
결혼식 후?
생각지도 못한 방광염에 걸려 곤욕스럽다.
신혼여행지에서 걸린, 이른바 ‘허니문 방광염’. 그제서야 결혼은 결코 환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는 여성들. 그야말로 허니문을 다녀온 직후부터 남 모르는 고통에 시달려야 하니 얼마나 당혹스러울까?
온라인 상담실에 이런 밀월성 방광염에 대한 문의가 한 달에 두 세 번 꼴로 올라오니 그 사례를 하나 소개한다.
저는 결혼한지 일년 된 주부예요.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얼마후 생각지도 않았던 방광염이 시작되어, 잠시도 앉아있기 힘들 정도로 따끔거리는데다 혈뇨까지 봤습니다.
곧바로 산부인과와 비뇨기과에 다니며 일년 가까이 치료를 했어요. 비뇨기과에서 할 수 있는 검사는 다 해보았지만 특별히 이상은 없다고 하더군요. 그런데도 약을 먹지 않으면 계속 재발되기 때문에 일년 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약을 복용했습니다.
한 달 전부터는 증상이 호전된 것 같아 약을 끊었죠. 그랬더니 다시 3일 전부터 방광염 증세가 나타나는 거예요. 이번에는 오후만 되면 예전처럼 고통스런 증세가 나타나고, 물을 많이 먹으면 가라앉는 듯하다가 또 금방 다시 아프곤 합니다.
약을 오랫동안 복용한 탓에 임신에 한 번 실패한 적도 있습니다. 누구보다 아기를 원하면서도 제 병 때문에 감히 아기를 가질 생각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다시 아프기 시작하니까 일년 전으로 되돌아간 듯한 생각에, 거의 악몽을 꾸고 있는 것 같아요. 무척 슬프고 우울합니다.
제 병이 나을 수 있게 좋은 방법 좀 알려주세요.
허니문 방광염은 질 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이나 대장균이 성관계로 인해 요도로 들어가 일으키는 염증이다. 소변을 자주 보는데도 시원하지 않고, 소변을 볼 때 따끔따끔 아프기도 하며, 아랫배가 뻐근해서 불쾌한 기분이 든다. 심하면 혈뇨까지 보게 된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방광염으로 보고 하루 빨리 치료를 시작할 것.
왜 하필 신혼 여행지에서 이런 병에 걸리는 것일까?
그 이유는 일단 ‘피로로 인한 몸의 저항력 약화’다. 결혼식 준비하랴, 식 치르랴, 피로연 하랴, 여행지까지 이동하랴 몸이 녹초가 된 상태라 모든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여성의 요도는 길이가 겨우 4~5cm라서 세균이 침입하면 쉽게 오염된다. 세균이 침입했더라도 몸이 건강한 상태라면 별 문제가 없다. 몸 자체 면역력으로 세균을 이겨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혼 여행지에 도착하기까지 너무 무리를 한 경우, 십중팔구는 방광염에 걸리고 만다.
이렇게 반갑지 않은 병이 찾아왔을 때, 어떻게 해야 빨리 치료가 될까?
일단은 성생활을 중단해야 한다. 섹스도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인데, 병에 걸린 사람이 무리하게 몸을 움직이면 크게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아무리 성욕이 넘치는 남편이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참아줄 수 있으리라.
한의학에서는 소장과 방광의 열을 풀어주는 한약과 일반침, 약침으로 치료한다. 환자가 무리한 생활을 하지 않는 경우 1주일 정도면 회복할 수 있다. 증상에 따라 도적산(導赤散), 오령산(五令散)에다 체질에 맞는 약을 가감하여 처방한다.
양방에서는 항생제를 투여하는데, 사실 이런 방식의 치료는 별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 항생제란 세균을 죽이는 약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 세균을 박멸하는 약은 없다. 약으로 죽이려 하면 할수록 내성이 생겨 더욱 강해지는 게 세균이기 때문이다.
세균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다 그렇다.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성질, ‘저항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제발 이 세상에서 살아졌으면 좋을 바퀴벌레, 모기, 파리를 한 번 생각해 보라. 아무리 강한 약을 뿌려대도 조금 지나면 어느 새 또 극성을 부리고 있지 않은가. 고로 세균을 죽이기보다는, 그 어떤 세균에도 저항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게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방광염의 특징은 과로할 때마다 재발한다는 것. 고로 너무 과로하지 말고, 무리한 일을 한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어야 한다.
결혼식 날 너무 피곤해서 즐기기는커녕 병까지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좀 특이한 방식으로 첫날밤을 치르는 커플들도 있다.
바로 ‘섹스 리허설’.
결혼식 전 1주일이나 보름 전에 미리 첫날밤을 보내는 것이다. 이 때의 느낌이 신혼 여행 때보다 훨씬 더 로맨틱하고 좋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리허설’이라고 하니 좀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현명한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하긴, 결혼식 올리고 여행 가고 첫 날 밤 치르는 일을 굳이 하루 안에 다 마쳐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이런 건 그야말로 시간당 업무(?) 효율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일지도 모른다. 불필요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면 몸도 마음도 훨씬 가볍게 신혼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성관계 후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는 건 남자에게 큰 실례로 비칠 수도 있다. 하지만 예의 챙기다 병에 걸려 고생하느니, 좀 쑥스럽고 미안하더라도 서로 이해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설마 이런 얘기가 침실 분위기 다 망쳐놓는다고 몰아붙이는 남성들은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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