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검사 토론문답 지상 중계(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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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검사 토론문답 지상 중계(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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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검찰개혁 토론 의미, 정치권 반응

<진단> 검찰개혁 토론 의미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일선 검사들과 함께 검찰 인사혁신과 개혁방안을 놓고 공개토론을 벌인 것은 그 자체로 헌정사상 처음있는 일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

비록 법무장관을 통해서이긴 하지만 검찰의 인사권을 총괄 행사하는 행정부 수장과 공직인사 대상인 검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인사문제는 물론 검찰의 정치적 중립, 독립성 확보 방안을 논의한 것 자체가 파격적이고 신선하다는 평이다.

'구중심처'로 불리는 청와대에 갇혀온 대통령과 권부(權府)로 국민에게 거리감을 갖게 했던 검찰이 참여 시대를 맞아 국민 앞에 벌거벗고 나서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가야 하느냐'를 논의했다는 점 자체가 종전에는 없었던 변화인 셈이다.

이같은 대화가 가능했던 것은 '토론공화국'을 공언해온 노 대통령의 '현장중시' 국정운영 철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그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권력의 외풍에 시달려온 검찰조직 개혁에 대한 평검사들의 기대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노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는 사회적 갈등현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중재자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때문에 이번 토론은 노 대통령이 앞으로도 굵직한 사회적 현안을 놓고 이해당사자들과 직접 대면, 대화하고 쟁점들을 국민에게 노출시킴으로써 여론의 판단을 묻는 형태로 '참여정치'를 본격화할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노 대통령의 토론형 리더십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기도 하지만 노 대통령이 소수정파를 이끌면서 민감한 국정현안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직접 판단토록 함으로써 '여론을 통한 개혁'을 모색하려는 시도라는 풀이도 나온다.

하지만 이유가 어떻든 노 대통령의 제안과 검사들의 환대로 이뤄진 이번 토론은 일단 검찰의 독립과 중립성 확보, 이를 위한 제도개선 필요성과 함께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을 조성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실제 이날 토론에서는 대통령과 검사들이 지위의 차이에서 오는 부담감에 관계없이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발언들을 주고받으며 비교적 자유로운 토론을 벌여 '권위주의' 리더십이 '수평적' 리더십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시대상을 반영했다.

또 검사장급 이상 인사는 일단 대통령과 법무장관이 행사하겠다는 뜻이 분명하게 전달됐고 앞으로 검찰지휘부 인사위 및 부장검사.평검사 인사위를 별도 구성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이 드러나는 등 토론성과도 적지 않았다는 평이다.

이어 국민의 신망을 잃어온 검찰에 대한 노 대통령의 강도높은 자기혁신 주문과 함께 "검찰을 장악할 의도가 없다"는 국정운영 방침을 분명히 한 것과 검찰이 "국민의 검찰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환골탈태 의사를 국민 앞에 다짐했다는 점도 평가할 만한 대목이다.

이런 성과는 향후 검찰인사위 개혁 등 총체적인 검찰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며, 개혁 저항세력에 대한 또다른 압력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특히 검찰개혁 방안과 관련, 평검사들이 요구하고 있는 '법무장관으로부터 검찰총장으로의 인사제청권 이양'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이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 앞으로 개혁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그러나 첫 시도인데다 급박하게 준비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기대 만큼의 가시적 결실은 없었다는 비판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인사권을 쥔 노 대통령과 강 장관은 검사장급 이상 인사에 대한 판단 및 향후 검찰인사위 등에 관해 대안 제시를 기대한 반면 검사들은 노 대통령이 수용하기 힘든 인사제청권 이양 문제와 원론적인 검찰독립성 보장 요구, 검찰 자기혁신에 대한 선언적 다짐에 집중하는 등 접근법이 달랐기 때문이다. (끝) 2003/03/09 18:11

검찰토론 정치권 반응-민주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 민주당은 9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평검사간 토론회에 대해 대체로 "검찰개혁의 시대적 필요성을 공감하는 토론회였다"고 평가했다.

문석호(文錫鎬)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과 검찰의 뿌리인 평검사들간의 공개토론회는 뜨겁고 의미있는 것이었다"면서 "이를 통해 노 대통령이 검찰개혁에 대한 비전과 검찰조직에 대한 애정을 밝혔고 다양한 의견을 가감없이 개진했다"고 말했다.

법사위 간사인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우리 사회의 엘리트인 검사들이 노동자가 사용자에게 하는 식으로 발언한데 대해 유감"이라며 "논리적 접근 대신 감성적 하소연에 그쳤고, 이미 해명된 대통령의 약점을 들춰내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토론의 기본도 모르는 자세"라고 검사들의 토론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또 "검찰출신 장관이 있을때 인사위원회를 자문기구에서 심의기구로 바꾸는 것도 반대했었는데 이제 판사출신 장관이 오니까 검찰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라서정치적 개입을 할까봐 믿을 수 없다고 한다"며 "검사들은 검사장급 인사에서 정치검사를 배제해 달라고 요구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순형(趙舜衡) 의원은 "국가원수가 공개리에 국가공무원들과 집단으로 인사문제를 가지고 이런 식의 토론회를 갖는 것은 다시는 해서는 안된다"면서 "책임총리, 책임장관이면 당연히 이런 토론을 말리고 자신들이 해결해야 하는데도 대통령이 나서게 한 것은 장관의 잘못이 크다"고 공박했다.

그는 특히 "강금실 장관에게 '서둘지 말고 인사위원회를 만들어 차근차근해야 한다고 충고했었고, 검찰의 특수한 서열과 기수를 존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면서 "이번 검찰인사는 추진방식과 절차에서 모두 사려깊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강 장관은 차관인사를 자신이 했다고 말했으나, 대통령이 오늘 토론에서 문재인 수석 등 참모들이 한 것이라고 밝힌 것은 장관이 차관인사권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라며 "검찰총장의 임기를 존중한다고 하면서도 대통령이 검찰 지도부를 불신임한 것 또한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출신인 박주선(朴柱宣) 의원도 "대통령이 오죽하면 토론회까지 열었겠느냐 "면서 "검찰이 인사권에 도전하는 모양새로 가서도 안되지만 상명하복이라는 검찰의 기본질서가 와해되는 모습으로 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끝) 2003/03/09 17:41


검찰토론 정치권 반응-한나라

(서울=연합뉴스) 김민철기자 = 한나라당은 9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전국검사들의 공개토론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희태(朴熺太) 대표권한대행은 휴일인 이날 여의도 당사 기자실에 들러 TV를 통해 공개토론을 지켜본 뒤 "괜찮은 면도 있고...워낙 파격적이라서 뭐라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대통령이 전부 나서서 한다면 문제가 있지 않겠느냐. 중간층들이 별 볼일 없게 되지 않겠느냐. 처음엔 신선해보이지만..."이라고 말했다.

검사출신인 박 대행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관련, "문제는 이때까지 정치권에서 검찰을 자꾸 터치해서 생긴 것으로, 정치권으로부터 청탁을 막으라고 한 검찰총장이 다음 자리를 노리고 방파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며 총장이 제도적 사명을 다한다면 저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화라기 보다는 대통령이 검사들의 소신을 제압하면서 훈시하는 분위기여서 조직내 반발이 더 커지고 또다른 파열음이 나오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또 대통령의 일방적인 말잔치에 귀중한 국민의 재산인 공중파가 동원된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볼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강 장관이 김각영 검찰총장에게 통보했다는 인사지침은 검찰간부들과 사전협의도 없이 밀실에서 청와대 외 제3의 인물들에 의해 마련됐기 때문에 평검사들까지 반발하는 것 아니냐"고 묻고 "결국 '노무현 정부가 인사권을 남용해 검찰을 길들이고 장악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더욱 증폭됐다"고 덧붙였다.

검찰 출신 최연희(崔鉛熙) 의원은 "공개토론은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법무부내 문제를 장관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대통령의 힘을 빌려서 해결하는 모습에 앞으로 법무장관의 위상이 우려스럽다"고 평했다.

또 최병국(崔炳國) 의원은 "대통령은 자신이 인사를 하는데 대해 검찰이 인사권자에게 왜 간섭을 하느냐는 투로 오만함을 보였다"고 비판했고 심재철(沈在哲) 의원은 "국민여론을 의식한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치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폄훼했다. (끝) 2003/03/09 17:45

盧 "검찰 개편후 인사위 구성"
대통령-검사 검찰개혁 토론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9일 최근의 검찰 인사 논란과 관련, "검찰 인사권은 대통령과 장관에게 주어진 합법적인 권한"이라며 "이번 검찰 인사는 결국 대통령과 장관이 여러 채널을 통해 수집한 정보에 입각, 결단에 따라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앞으로 검찰 인사위원회를 만들겠으나 법무부에 완전히 새로운 인사위를 만드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검찰 조직도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검찰 지휘부 인사위원회와 부장검사.평검사 인사위를 따로 구성하는게 좋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대회의실에서 전국 평검사 40여명과의 대화를 통해 검찰의 독립과 중립을 보장받기 위한 검찰 스스로의 개혁 노력을 주문하고 "검찰을 장악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검찰 지휘부 인사는 제도개혁에 앞서 단행할 수 밖에 없다면서 "검찰인사위원회는 대검차장이 위원장이고, 이번 인사의 대상에 포함되는 검사장급이 위원으로 있다"며 "거기에 외부인사 몇사람 참여시키더라도 전원을 외부인사로 할 수 없는 등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또 "법무장관을 둔 것은 검찰 등 권력기관에 대한 문민통제를 하기 위한 것이나 과거 통제받아야 할 검찰이 법무부를 장악해 문민통제가 안됐고, 검찰 인사와 법무부 인사를 (마음대로) 했다"면서 "검찰에 대한 법무장관의 제청권도 아니고 인사권을 검찰총장에게 이관하라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일"이라고 검찰 인사권 이양 요구를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설사 인사권자가 편파인사를 하더라도 (검사들이) 굽히지 않는 기개를 갖고 대응해 가면 검찰이 잘 될 것"이라며 "검찰 인사의 목표는 과거시대 결함을 덜 가진 사람을 빨리 빨리 위로 밀어올리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내 '인적 청산' 논란에 대해 노 대통령은 "특별한 표적을 갖고있지 않다"면서 "그러나 가급적 문제있던 시절에 있던 분, 시기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그런 분위기에) 많이 젖어있던 사람을 빨리 교체하고 빨리 제도를 바꿔나가는 것이 개혁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검찰 인사위는 현 위원들이 모두 인사대상인 만큼 이번에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검찰 인사를 할 수 밖에 없다"면서 "다만 평검사들이 요구하는 인사 제도를 만들테니 구체적인 안을 제시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서울지검 허상구 검사 등 평검사들은 "이번 검찰 간부의 인사과정을 지켜보며 대다수 검사들은 과연 참여정부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해 줄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도덕성이나 능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검사가 중용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검사들은 또 "이번 인사과정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치지 않는 밀실인사를 답습하는 것으로 객관적 기준과 투명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인사는 또 다시 정치권에 줄대기를 초래하고 검찰의 정치예속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평검사들은 ▲검찰 인사에 대한 제청권을 검찰총장에게 이양하고 ▲ 검찰 인사위원회 구성 등 정치권으로부터 검찰인사를 독립시킬 수 있는 제도 마련 ▲검사들에 대한 신분보장 등을 건의했다. (끝) 2003/03/09 16:38

대통령-검사 대화 안팎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김범현기자 =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일선 검사 40명이 9일 정부중앙청사 대회의실에서 헌정사상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검찰 인사문제 및 개혁방안에 대해 공개토론을 가졌다.

TV로 생중계된 토론은 국민의례→대통령 모두발언→질의.응답→대통령 마무리 발언 순으로 진행됐고, 노 대통령이 중앙 테이블에 앉아 사회를 주도했으며 행사에 대한 소개는 청와대 정재성 의전비서실 국장이 맡았다.

노 대통령 오른 편에 따로 놓인 의자에는 강금실(康錦實) 법무장관이 앉았으며 대표 토론자로 나선 검사 10명이 대통령 앞 좌우에 마련된 의자에 좌석, 밀착형 토론이 이뤄지도록 했다.

토론은 초반부터 검사들의 '밀실인사' 주장과 강 장관의 반론, 특히 곧 있을 검사장급 인사를 둘러싼 대통령.장관과 검사간 인식차, 대통령과 검사간 토론 진행방법에 대한 신경전 등으로 시종 열띤 분위기속에서 격론이 이어졌다.

특히 검찰 인사권 행사 주체, 검찰인사위 구성, 검찰의 정치적 독립.중립성 확보 방안, 정치적 외압 방지 등 개혁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검찰의 권위는 스스로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환골탈태형 자기개혁을 주문하면서 중.장기 검찰 개혁방안에 대한 의견제시에 무게를 뒀지만 검사들은 최근의 인사 흐름과 절차, 인사방식 개선 등을 집중 요구하면서 대통령의 주변잡음을 거론해 한때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기도 했다.

이 때문에 노 대통령은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것이지요", "이런 식으로 토론하겠습니다", "일문일답으로 하지 않을 수 없네요" 등으로 검사들의 발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기도 했다.

0...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국가를 위해 격무에 시달리고 노고가 많은 줄 안다"면서 검사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이렇게 만나게 돼 기쁘다"고 말문을 열었다.

노 대통령은 "부장검사와 평검사들로 부터 개혁방안에 대해 뭔가 얻으려고 대화를 하길 원했지만 참모진이 '너무 과격해 보인다'고 말려 포기했다"면서 진작부터 대화의사를 가졌음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최근 검찰사태에 대해 "국민 앞에 공개된 큰 사건이 됐다. 사실과 의견에 대해 토론하고 싶어 정정당당하게 국민 앞에서 토론하자는 게 처음의 생각이었다"며 토론 제안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자신의 토론제안이 검사들을 국민 앞에 노출시켜 공개논쟁을 통해 제압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한 검사의 지적을 의식, "내가 인사권자인데 토론하고 끝낼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면서 "더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자부심을 갖고 소신껏 일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폭넓게 들을 생각"이라고 분위기를 잡았다.

특히 그는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들어 "저도 정치인이니 여러분도 저를 불신할텐데 의심가진 것이 있다면 기탄없이 질문하라. 시원하게 풀겠다"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주문하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있다면 흔쾌히 인정하고 모자람이 있으면 대통령으로서 받아들여 검찰행정에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법무장관이 직접 수습하겠다고 의지를 비쳤지만 지금은 대통령이 안나서면 안될 수준에 이르렀고, 그래서 이번 토론을 장관도 양해했다"면서 본격적인 질의.응답을 유도했다.

0...처음 마이크를 잡은 서울지검 허상구 검사는 미리 준비한 자료를 손에 쥐고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대통령께 감사드리고, 검찰문제로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께 죄송하다"면서 또박또박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허 검사는 "저희도 서열.기수에 얽매이지 말고 중용해야 하고, 검찰의 중립성을 훼손한 일부 정치검사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뜻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지금 검찰인사과정을 보면 과연 참여정부가 검찰의 중립성을 지키려 하는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이번 인사는 공정.투명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밀실인사의 답습이었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그는 "객관적 기준과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인사는 정치권의 줄대기를 낳고 검찰의 예속을 낳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허 검사는 "한가지 부탁하겠다"고 운을 뗀 뒤 "대통령은 토론의 달인이고, 저희는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아마추어"라면서 "토론을 통해 제압하시겠다면 이 토론은 무의미하다. 보나마다 대통령 승리"라며 대통령에게 '듣는' 토론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저는 잔재주가 아니라, 삶의 많은 부문을 참아왔고 그 밑천으로 토론을 이겨왔다"고 강조하고 "잔재주나 갖고 제압한다는 말에는 비하하는 듯한 느낌이 있어 모욕감을 갖지만 토론을 위해 웃어넘기겠다. 약간의 유감표명으로 넘어가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명색이 대통령 아니냐. 밝힐 것은 밝히되 좋은 길을 찾아보자"면서 "그래야 여러분도, 한국정치도 잘 될 수 있지 않겠느냐. 이번 토론은 사심없이 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0...노 대통령의 주문으로 '밀실인사' 지적에 대한 답변에 나선 강 장관은 최근 인사과정을 소개하면서 자신이 느꼈던 문제점을 자세히 밝히는 등 소신있는 답변자세를 보였다.

강 장관은 "국민이 원하는 검찰개혁에 대해 대통령과 저와, 여러분이 서로 이견이 있는 것 같다"고 밝히고 "검찰에 와서 여러차례 점령군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소회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기수도 어린 여성으로, 검사아닌 사람이 장관으로 왔을때 거부감이 있을 수 있으나 개혁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온 저를 여러분이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거부했다고 생각한다"고 나름의 배경도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여러분에게 헌신하기 위해 온 저는 여러분과 한 식구"라며 동질감을 강조한뒤 "인사자료에는 학력, 고향, 경력은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사건처리 기록 등은 없었다"고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강 장관은 "여러분 요구가 장관 인사권을 검찰총장에게 돌려달라는 뜻 아니냐"고 거듭 물으면서, 검사의 인사위 참여 반대 등의 논리를 전개한뒤 "인사위 심의기구화는 검찰개혁의 핵심으로, 법령을 고쳐야 하는 문제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평검사들에게 '시간'을 요구했다.

특히 강 장관은 "최근 2-3년간 검찰의 명예를 더럽힌 분들이 검사장급 승진대상에 조금 집중됐다고 생각했다"면서 자신의 검사장급 인선안에 대해 변론했다.

0...강 장관 발언이 길어지자 법무부 김윤상 검사는 "공무상황표에 업무실적이 기재돼 있는 데 인사자료에 그게 담기지 않았다는 장관 말씀이 이해되지 않는다. 대화하자면서 장관해명이 이어지는 것은 좀...장관 말씀하고 저희 말하고 서로 핀트가 안맞는다"고 미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이에 노 대통령은 중간에 "법무장관과 부하직원이 지엽적인 문제로 논쟁을 벌이면 보기가 흉하다"면서 '곁가지' 논쟁을 중지시키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인사위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자 "새 인사위를 만드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검찰조직도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어려움을 지적한 뒤 최근 검찰요구에 대해 "제청권도 아니고, 인사권을 넘겨달라는 요구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화가 많이 났다"고 불편한 감정을 표출했다.

이에 질세라 김영종 수원지검 검사는 "점령군이란 말을 한 적이 없으며, 대통령께서 문민화란 말을 했는데 이는 군사독재때 나온 것으로, 마치 우리가 군사독재의 주구였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정면반박하면서 "이 자리가 마련된 것은 장관들이 통치권과 외풍을 막지 못해서"라고 외압 차단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그같은 과거 행태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면서 "그래서 제도개혁 하자는 것인 데 좋은 생각"이라고 전제한뒤 "그러나 제도개혁을 하겠다고 해 마냥 인사를 늦출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인사권자가 기분 나빠할까봐 가만 있지 말고 편파인사에 대해선 기개있게 대응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부당한 명령으로부터 한발짝이라도 멀리 있던 사람을 올리려 한다. 검찰을 장악할 의도가 전혀 없다"고 인사문제에 대한 신뢰를 요구했다.

0...토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검사들은 "법무장관 인사제청권을 검찰총장에 넘겨달라는 것",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해 달라는 것", "법무장관이 인사권을 갖고 있어 정치권 영향을 끊임없이 받아왔던 것"이라고 정리된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수시로 검사들의 집단적 의견을 듣겠다는 것으로 검찰총장으로서 인사제청권 이양문제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우회 표시한 뒤 자신의 사시 동기인 정상명 검사의 법무차관 발탁에 대해 "참모들이 정 검사가 어떠냐고 해서 가슴이 뜨끔해 정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아닌 사람을 장관에 임명해 미안하다. 모욕을 느낄 지 모르겠지만 잘 도와달라. 내가 검찰에 원한 가진 사람이 아니다. 검찰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통화내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밀실인사' 비판에 대해 배석한 문재인 민정수석과 박범계 민정2비서관을 일으켜 세워 "문 수석은 부산, 법조계에서 모두 신망받는 분이다. 이 사람들을 못 믿느냐. 이 사람들을 인사위원으로 임명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적극 방어하기도 했다.

0...토론은 검찰 대표들이 노 대통령의 과거 '수사청탁' 의혹을 거론하는 등 노 대통령의 '아픈 곳'을 거침없이 건드리면서부터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수원지검 김영종 검사는 "정치인이 인사를 하다보면 주변에서 가만히 있지 않는다"면서 "대통령도 취임전에 부산 동부 지청에 청탁전화를 한 것이 있다"면서 "그때 왜 전화를 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노 대통령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죠. 이리되면 양보없는 토론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한 뒤 "청탁전화는 아니다. 그 검사를 입회해서 또 토론하자면 하자"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이어 '수사청탁' 의혹에 대한 전후 사정을 설명한 뒤 "정치인은 그런 전화를 한번 하는 것으로 면피하고 검사는 말 한번 듣는 것으로 끝낸다"면서 "난 검찰을 신뢰했다"고 밝혔다.

토론이 본질에서 벗어나 대통령에 대한 '공격성' 발언이 계속될 조짐을 보이자 노 대통령은 "여러분의 제도개선 방안이라든지 고충이라면 들어드리겠다"면서 "하지만 대통령과 법무장관에게 공격적으로 질문하면 공격적인 답변을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자 "현재 SK 수사팀에 있다"고 소개한 인천지검 이석환 검사는 검찰에 대한 정치권 압력을 설명하면서 "실제로 변호인이 아닌 외부의 외압이 있으며, 여당 중진인사도 있고 정부의 고위인사도 있다"면서 "혹자는 다칠 수 있다는 얘기를 수사 지휘팀에 전달하고 있다"고 '외압' 의혹을 폭로, 눈길을 끌었다.

이에 노 대통령은 "소신껏 판단하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다칠 것이라고 말한 사람은 제게 고발해 달라. 나도 검찰에 친구와 후배들이 많아 그같은 고심을 안다"며 기개있는 대처를 강조했다.

또 서울지검 이정만 검사가 "노 대통령은 (검찰 중립) 약속을 지키리라 보지만 이는 대통령 혼자만의 결의로 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최근 (대통령) 형님에 대한 해프닝 등이 주위에서 생길 수 있다"면서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발언을 이어갔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형님중에 어수룩한 사람이 있다"면서 "요령이 없어 기자들이 왔을 때 매끄럽게 말못하고 바보처럼, 형님한테 미안하지만, 어수룩하게 대답해 그렇게 됐다"면서 "이런 자리에서 그런 얘기를 꺼내 대통령의 낯을 깎을 이유가 있습니까. 정말 이런식으로 토론하시겠습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서울지검 박경춘 검사가 "토론과정에서 거슬리는 내용이 나온 것은 우리가 아마추어여서 그렇다"고 했으나 노 대통령은 "대통령의 개인적 약점, 신문에 난 것을 오늘 거론하는 자리가 아니다. 아마추어라면 검찰에 대한 것도 아마추어답게 해야죠"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의도했던 것과 달리 토론이 진행되자 '검찰 인사문제 및 제도개혁 방안'에 대화의 초점을 맞추며 "솔직히 얘기합시다" "이렇게 하죠" "한번 해볼게요" "부탁한다"며 예의 솔직담백한 어법을 구사하기도 했다.

또 "과거 대통령은 다 해오던 것을 난 시작하자마자 법적인 고유권한을 쓰지 말라고 하는데 그러려면 간곡히 부탁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질책과 함께 "검찰총장에게 제청권을 행사하라고 하는데 못하겠다" "국민 앞에 책임지고 법적 권한을 행사하겠다"며 단호하게 선을 긋기도 했다.

한편 토론회 말미에 법무부 김윤상 검사가 "어떻게 보면 오늘 토론이 열띠게 됐고 나쁘게 말하면 격앙됐다. 서운하시죠"라고 묻자, 노 대통령은 "서운하지 않다. 괜찮아요"라며 "인사를 하겠다는데 갈길을 막으니 답답하죠"라며 고충을 털어놨다.

0...토론회가 전국에 생방송으로 진행되기 때문인지 검찰측은 자신들의 요구가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도전이라든지 '억지'가 아니라는 점을 홍보하는데도 주력했다.

한 참석자는 "우리는 노무현 정부의 검찰이 아니고, 앞으로도 영원한 검찰이고 국민 여러분의 자식"이라면서 "옆집 아이와 함께 수업을 빼먹은 것인데 우리만 때려 수업에 가기 싫어진 것"이라며 검찰의 입장을 설명했다.

또 다른 참석자들은 "검사들이 개혁에 반대하는 것처럼 얘기가 되는데 검사들은 대통령보다 더 개혁적이다. 검사들을 반개혁으로 보지 말고 넓은 마음으로 봐달라", "징계위원회가 아닌 토론회에 불러주셔서 감사하다"며 가시돋친 발언도 내놓았다.

노 대통령은 토론 막바지에 "여러분 중에는 처음부터 '이런 것은 아니었는데'라는 생각을 가진 분도 있을 것"이라며 토론이 당초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았음을 시사한 뒤 "저도 성명의 문구를 보면 모욕을 당한 기분이 들지만 여러분을 만나보니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탄없이 말해준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처음에는 말을 제대로 할까 걱정했는데 말할 때의 용기는 지나쳤다 싶을 정도여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평검사들의 '기개'를 평가하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0...토론회는 예정시간보다 10여분 길어진 110여분가량 진행됐으며, 토론회 직후 노 대통령은 참석한 검사대표 40명과 일일이 악수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검사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했으며 대통령 양옆에 강금실 법무장관과 평검사회의 대변인인 서울지검 이 옥 검사가 자리하자 "내가 여성들 가운데 있으면 관상이 좋지.."라고 조크를 건네기도 했다.

또 청와대 관계자는 토론에 대해 "작심하고 나온 것 같다"며 "하지만 마지막에는 좀 풀린 것 아니냐. 대통령이 양해해 달라고도 했으니까 평검사들은 대체로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표명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수사하는 검사가 자기 사건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예단을 갖는 것 아니냐"며 SK수사 언급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으며, "대통령의 청탁과 형님 문제를 마치 사실인양 적시해 얘기하면 곤란하다"며 토론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았음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검사장 인사가 예정대로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정대로 인사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향후 검찰 인사위 구성방향에 대해서는 "추후에 논의하겠으나 오늘 대체로 검찰 지도부와 평검사 인사위가 분리되는 등 대체적인 윤곽이 나온 것 아니냐"고 말했다. (끝) 2003/03/09 18:18

<노대통령 모두발언>(요지)

(서울=연합뉴스) 검사 여러분들이 국가를 위해 격무에 시달리고 노고가 많은 줄 안다. 이렇게 만난 것을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

당선후 평검사, 부장검사들과 간담회를 갖기를 제안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장차 검찰개혁을 어떻게 할지, 인사를 어떻게 할지 방향을 잡을 수가 없어서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평소에도 과장급 공무원들로부터 개혁에 대한 영감을 얻으라고 장관에게 지시하고 있듯이, 검찰 개혁도 부장급과 평검사들로부터 방향을 얻어보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과격해보일 수 있다고 여러 사람이 말렸다. 문재인 민정수석도 국민 보기에 대통령이 직접 검사들을 만나는 것이 무리하게 보일지 모른다고 말렸다. 불만이었지만 참모들 의견을 존중하느라 간담회를 포기했다.

대신 여러 경로를 통해서 여러분의 일반적인 정서나 검찰에 대한 미래지향을 알아보려고 했다. 부장급 검사들과 평검사들의 평가를 알아보려고 노력했다.

인사에 대해 여러분이 공개적으로 비판의 의견을 내놨다. 표현을 심하게 하면 비난성명을 냈다. 그 사실과 의견에 관해서 여러분과 토론해보고 싶었다. 국민에게 공개된 큰 사건이 됐고 그래서 국민앞에 공개된 앞에서 정정당당하게 토론하자는 것이 처음 내 생각이었다.

행사를 어찌 진행할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여러분의 지휘자이고 인사권자인데 토론하고 끝낼 일이 아니라고 생각됐다. 사실에 관해 몇가지를 다시 듣고 혹시 오해가 있다면 법무장관이 답변할 것은 답변하고 내가 답변할 것은 답변하겠다.

여러분이 자부심을 갖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검찰이 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를 의견을 폭넓게 듣겠다.

저도 정치하는 사람이고 정치하는 사람도 검찰 못지 않게 신용을 잃고 있다. 의심나는 일은 기탄없이 물어달라. 과거의 일이나 검찰의 장래에 불안한 감이 있으면 시원하게 풀어주겠다.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과오나 착오가 있다면 흔쾌히 인정하고 모자란 점은 대통령으로서 검찰행정에 관한 여러가지 일에 참조하고 반영하겠다.

법무장관께서는 이 문제를 직접 수습하려는 의지를 강력히 내보였으나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대화하지 않으면 안될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해서 자리를 만들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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