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다수가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시대, 다른 나라의 공기를 마시기만 해도 ‘뭔가 배운다’고 한다. 굳이 목적을 분명히 하고 결과를 꼭 얻으려 하지 않아도 해외여행은 유의미하단 얘기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사비가 아니라 공금, 예산의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굳이 세금이니 혈세니 진부한 말을 쓰지 않더라도 지자체는 자치법규에 따라 운영되어야 하고 예산 낭비를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공무원의 능력향상은 시민에게 유익하기에, 그 목적에 적합하면 예산 범위 내에서 공무원의 국외여행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아산시 공무국외여행을 살펴보니 관행과 타성에 젖어 관련 규정을 무시한 부분이 많았으며, 그 규정도 미비한 점이 많았다.
아산시민연대(대표 최만정)는 지난 3월 하순, 6월 초, 두 번에 거쳐 공무원국외출장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여,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 간 공무원국외출장 결과보고서를 받았다. 아산시의회의 국외출장의 문제는 이미 지난 4월 22일 논평하였기에 공무원의 국외여행에 대한 분석결과와 대안을 아래와 같이 오늘(7월 2일) 아산시에 시민제안 했다.
[공무원 정원의 8%가 해마다 국외여행을 다녀왔다]
<2009년> ○ 출장 건 수 : 22건 ○ 출장자 총 수 : 55명(공무원 정원의 5%)
○ 출장비용 총액 : 131,459,810원 ○ 1인 평균 출장비용 : 2,390,178원
<2010년> ○ 출장 건 수 : 43건 ○ 출장자 총 수 : 88명(공무원 정원의 7.9%)
○ 출장비용 총액 : 257,246,490원 ○ 1인 평균 출장비용 : 2,956,856원(베트남건 국비제외)
<2011년> ○ 출장 건 수 : 43건 ○ 출장자 총 수 : 98명(공무원 정원의 8.7%)
○ 출장비용 총액 : 251,304,090원 ○ 1인 평균 출장비용 : 2,564,327원
<2012년> ○ 출장 건 수 : 42건 ○ 출장자 총 수 : 90명 (공무원 정원의 7.8%)
○ 출장비용 총액 : 346,306,470원 ○ 1인 평균 출장비용 : 3,847,850원
<2013년> ○ 출장 건 수 : 54건 ○ 출장자 총 수 : 131명(공무원 정원의 11%)
○ 출장비용 총액 : 421,504,710원 ○ 1인 평균 출장비용 : 3,217,932원
<2014년> ○ 출장 건 수 : 39건 ○ 출장자 총 수 : 88명(공무원 정원의 7.3%)
○ 출장비용 총액 : 189,076,490원 ○ 1인 평균 출장비용 : 2,148,596원
&& 비고: 자부담은 모두 제외하였으며, 아산시. 충남도, 중앙부처 지원금 모두 포함
전국체전 준비를 위해 긴축예산을 편성한 2014년을 제외하면 2009년 대비 2013년은 비용 면에서 3.2배, 인원 면에서 2.4배 증가했다. 전국체전이 끝나면 다시 대폭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공무원의 국외출장은 지난 시기의 추이를 평가하여 적절한 수준을 합리적으로 설정한 후, 연간 계획을 세워 집행해야 할 것이다.
[관광성 국외여행의 문제]
정책개발을 위해 관광도 중요하다. 하지만 벤치마킹이나 선진지 견학, 교류방문을 다수가 함께 갈 필요는 없다. 차라리 그 예산으로 적절한 인원이 여러 나라를 돌아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규정에도 2인 이상이 동행하는 경우는 개인별 업무수행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는 그 기준을 임의로 3명까지로 설정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4명 이상이 무리지어 다니며 각자 업무수행을 하기 어렵고, 비록 보고서가 잘 된 경우도 몇 건 있지만 각자 역할이 나와 있지 않고 한두 명이 정리한 것으로 보아, 주로 친목도모나 관광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모두 아산시 주관 국외여행이었다.
현황을 보면(자세한 부분은 붙임자료1), 2009년 4건, 2010년 7건, 2011년 7건, 2012년 7건, 2013년 11건, 2014년 7건이었다. 10명 이상이 동행한 경우도 2011년만 제외하고 해마다 있었으며 모두 7건이었다.
[부실한 국외여행 보고서의 문제]
공무국외여행보고서는 연수개요와 출장내용을 일정별 또는 활동내역별로 작성하고 시사점과 특이점을 서술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충족시킨 보고서는 드물었다. 여러 명이 동행했어도 보고서는 한 종류로써 개인별 업무수행 기술이 없었으며, 1명이 가도 될 일을 2명이상이 간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일반적인 후기나 느낀 점을 개괄했을 뿐 정책 시사점을 서술하지 않았고, 심지어 일정이나 활동내역을 누락한 경우도 있었다.
너무 많아서 2014년 것만 대략 적시한다. 먼저 박수를 보낼 만한 보고서는 중소기업 해외판로, 청소년캠프 학생인솔, 도시재생관련 일본방문으로 1명이 고생하고 제대로 목적에 맞게 활동했다.
케냐(키수무시)방문은 일정도 시사점도 없이 단 1쪽이었다. 우수농업인 인솔 3건, 베트남 전통시장방문 등은 시사점이 전혀 없었다. 동관시 기업박람회 참여는 상해, 베이징 일정을 의도적으로 누락한 듯 보였다. 이통장연합회, 영인농협, 미술작가 교류추진, 일본하키팀과 교류 등은 2명 이상 갈 필요성이 없어 보였다. 이후 민간단체 해외여행에 공무원의 참여는 제한하는 방향이 옳을 듯하다.
한 팀이 무슨 상을 탔다고 같은 과 전원이 국외여행을 하는 관행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며, 적절한 목적이 부여되어야 한다. 아무리 포상이라도 19명이 전통시장 활성화방안을 모색하러 다닌 후에 4명이 또 같은 목적으로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 2013년 13명이 대놓고 사기진작 도모라는 명목으로 다녀온 예 보다는 낫다고 해야 하나.
충청남도나 중앙부처에서 주관하는 국외여행은 담당 업무별로 1~2명이 참여하고 대체로 정책성 연수가 많았다. 일부는 굳이 참가할 필요가 없거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보고서도 있었다. 유도선이 한 척도 없는데 유도선의 안전관리 제도, 운영실태 조사에 참여하거나, 선진국 주민참여예산제도 운용사례를 보기 위해 갔으나 보고서에는 담기지 않았다. 아산시와 연관된 시사점을 기술하지 않은 보고서도 많았다.
[있으나마나한 국외여행심사위가 예산낭비 부른다]
아산시 공무 국외여행에 관한 규정(주요 내용은 붙임자료2)에 따라 구체적인 필요성이 없으면 국외여행은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국외여행심사위(심사위)가 심사하고 사후관리로 수집자료와 보고서를 정리 보관하여, 산하 각 기관 및 개인에게 열람하도록 제공하여 효과적으로 활용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나 심사위는 아산시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분기별로 열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지난 3년 동안 1번도 개최되지 않았다. 모든 국외여행이 부득이 했기에 서명으로 갈음했는가. 목적의 중복 점검, 적절한 인원 여부, 경비의 적절성 영역에서 심사가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 정산의 편리성 때문에 대부분 용역이나 계약에 따라 진행된다. 보고서 심사와 열람 등 사후 관리의 영역도 적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실보고서가 반복된다.
[공무국외여행에 관한 규정을 시급히 개정해야 한다]
있는 규정도 지키지 않아 문제가 크지만, 공무 국외여행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여 공무원의 국외여행이 바람직하게 시행되도록 해야 한다. 그 개정방향은 이미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서 2012년 8월 27일, 2013년 3월까지 시행조치하라 권고했다.(주요내용 붙임자료3)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부적절한 국외여행 사전통제(출장자 본인, 출장자 소속 간부․직원 등 이해충돌 있는 자는 심사위원에서 제외, 승인대상 공무국외여행 및 세부 심사기준 마련,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서면심사 제한), 국외여행 예산낭비 방지(일정 규모 이상 공무국외여행 대행사 선정시 공개경쟁입찰 의무화), 현황 공개 의무화(국외여행 계획서, 결과보고서 등 국외여행 세부내용 공개, 자체 홈페이지 공개와 병행하여 행안부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공개, 산하기관․피감독기관 공개 현황 관리․감독 강화)를 강조했다. 이미 여러 지자체에서 실시되고 있으나 아산시는 외면하고 있다.
이밖에 여행인원은 최소인원으로 한정하고, 별표에 있는 부분을 규정으로 만들어, 동일 목적으로 1회 2인을 초과할 경우에는 개인별 수행업무를 분명히 하며, 보고서도 그에 따라 제출토록 해야 한다. 포상의 경우에는 그에 걸맞게 자유로운 여행과 보고서를 작성토록 하는 부분도 검토가 필요하다. 실질적인 국외여행 담당을 두어 지속적으로 점검, 평가하여 심사위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공개일 것이다. 경험을 공유할 수 있어야 공무원의 업무능력이 향상되고 중복된 국외여행을 예방하며, 시민들은 유용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사후관리에 있어, 내부전산망에 올려 공무원들이 서로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14년 보고서 후기를 보면, 중국에 비슷한 시기에 다녀오고도 어떤 공무원은 한국의 쌀 수출은 한중FTA가 발효되어도 어려울 것이라 하고 다른 공무원은 아산 쌀 수출 논의를 하러 가는 부분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미 중앙부처나 광역자치단체는 인사혁신처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시스템)에 입력을 의무화하고 있고, 많은 지자체가 참여하고 있다. 2015년 1월 1일부터 6월 28일까지 800면을 검색해 보니, 충청남도 177건, 청양군 11건을 볼 수 있었다.
권익위가 권고한 바처럼, 아산시는 자체 누리집에 국외여행계획서, 결과보고서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 정보공개청구로 받은 자료는 국외여행계획서를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비용을 검증하기 어려웠고, 이름을 가려 누가 다녀왔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시스템에 접속을 하니 다른 기관들은 이미 실명까지 다 공개하고 있었다. 참으로 아산시민으로써 민망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는 정확한 목적과 기준으로 국외여행을 하고, 그 결과가 시민들과 공유된다면 공무원의 국외여행은 예산범위 내에서 장려되어야 한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허술한 규정마저도 지키지 않는 낭비성 국외여행은 시민들의 매서운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글 / 아산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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