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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명역 택시 승강장에 줄지어 늘어선 빈 택시들 ⓒ 뉴스타운^^^ | ||
고속철도(KTX)가 지난 1일로 개통 1년을 맞았다. KTX의 개통은 무엇보다 전국을 1일 생활권으로 만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여행하려면 2∼3일은 족히 걸리던 것이 KTX의 개통으로 지금은 반나절 만에 여행이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어디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게 마련. KTX 개통 이후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광명역이 음지의 주인공이다. 교통편의 부족으로 접근성이 힘들어 이용이 불편하고, 시발역이 아닌 정차역으로 전락한 광명역. 여기에 서울 영등포역을 광명역 대신 KTX 정거장으로 만들자는 움직임이 제기되고 있어 광명역의 입지를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위기에 선 광명역, 그 그늘진 현실을 따라가 본다.
"광명역 개통 이후 하루에 2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려본 적이 없습니다"
그동안의 건조함을 해소시켜주는 단비가 전국에 흩뿌리던 지난 6일 오후 광명역 택시 승강장에는 서울과 인천·경기지역 번호판을 단 30여 대의 빈 택시들이 길게 줄을 선 채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개인택시 운전사 김 모씨(48)는 기자를 보자마자 하소연부터 늘어놨다. 운전 경력 17년의 베테랑 기사인 김 씨는 "외지에서 광명역을 찾는 손님들을 태우고 들어오는 경우는 있지만 이 곳에서 손님을 태우고 나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버스나 지하철 등 교통편이 열악해 택시의 수입이 짭짤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모범택시 운전사 이영섭 씨(52·인천시 남동구)는 손사래를 쳤다.
"광명역 인근에 지하철 역이 없어 인천에서 이 곳을 찾기가 불편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 때문인지 아예 찾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이 이 씨의 설명.
실제로 이날 기자가 1시간 여 동안 확인한 결과, 부산이나 광주방향으로 KTX를 이용하기 위해 광명역을 찾은 사람은 100명에도 못 미쳤고 고속열차 1대가 정차할 때마다 표를 끊고 나오는 이용객 역시 평균 20명에 그쳤다.
이 가운데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은 많아야 1∼2명 정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광명역으로 운전대를 돌렸다는 회사택시 운전사 성준규 씨(33)는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 곳으로의 승차를 거부하는 기사들도 상당수 있다"고 귀띔했다.
부산 출장을 마치고 수원에 있는 회사로 들어가기 위해 택시를 이용한 진승섭 씨(28 · 경기도 안산시)는 "경기도 남부지역에서 광명역을 이용하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라고 밝혔다.
진 씨에 따르면 수원이나 화성, 용인, 이천 등 경기남부 주민들에게 고속철도는 그저 가끔 지나가는 고철덩이에 불과하다는 것. 이유는 이들 지역에서 광명역까지 연결되는 교통 수단이 전혀 없기 때문.
그나마 광명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인 안양이나 안산, 과천, 군포, 의왕, 부천 등은 시내버스가 운행 중이어서 이들 지역과 비교하면 상황은 다소 나은 편이다.
지난해 4월 광명역 개장과 함께 신설된 교통노선은 고속버스 8개, 리무진 4개, 좌석 2개, 마을버스 3개 등이었으나 이들 중 대부분이 심각한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사업을 포기했다.
고속버스의 경우, 강릉, 속초, 전주 등 3개 노선 10대만 운행할 뿐, 포항이나 울산, 마산, 진주, 순천 등 나머지 5개 노선 28대는 노선을 폐지하고 운행을 중단했다. 그나마 운행 중인 고속버스 역시 1회당 탑승인원이 10명 이하에 불과, 매달 700여만원의 적자가 발생해 노선 폐지는 시간 문제라는 지적이다.
리무진 역시 개통 초기에는 수원, 의정부, 분당 및 공항연계 노선이 있었으나 현재는 인천∼김포공항을 왕복하는 1개 노선만 운행하고 있다. 좌석버스도 당초 2개에서 1개(영등포~광명역~안산)로, 마을버스는 3개에서 1개로 각각 줄었으나 시내버스만 노선 연장에 힘입어 당초 11개에서 14개로 늘
었다.
운수업체의 한 관계자는 "고작 5명 안팎의 승객을 태우고 운행할 때도 비일비재해 월 평균 700만∼800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며 "무슨 자원봉사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적절한 예산을 지원받는 것도 아닌 만큼 조속히 노선 폐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에서 광명역은 지난해 말 한국철도공사(당시 철도청)가 고속철도 이용객 9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계교통수단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 전체 평점(60점/100점 만점)을 크게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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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해 텅 빈 광명역 대합실 ⓒ 뉴스타운^^^ | ||
이용객이 줄어들면서 광명역에 입점 중인 상가들도 고민에 빠졌다. 광명역 대합실에는 현재 피자집과 푸드코트, 제과점, 편의점 등 6개 업소가 근근이 가게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
한 업체의 사장은 "이 곳 광명역에서 교통운수 종사자와 우리 같은 가게 주인들이야말로 똑같은 심정일 것"이라며 "가게를 열어봤자 매일 손해만 보고 있는 중"이라고 푸념했다.
이렇듯 광명역이 고속철도 정차역으로서의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당초 계획했던 시발역이 아닌 정차역, 이른바 간이역사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광명역의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인근에 지하철 등 연계 교통망이 없어 시민들의 이용에 불편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신안산선 등 연결 철도망이 개통되는 오는 2008년에는 이러한 불편사항이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4000억 원이 넘는 국민의 혈세를 들여 만든 광명역을, 그것도 고속철도 종합 사령실이 위치한 규모있는 역을 지금처럼 천덕꾸러기 상태로 내버려 둬야 하느냐는 의문은 비단 기자만이 가지는 궁금증은 아닌 듯 하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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