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작은 얼음 결정을 만드는데 물 분자가 몇 개나 필요할까? 답은 약 275개이다. 이는 독일과 체코 공화국 연구원들이 내린 결론이다. 그들은 커다란 물 분자 클러스터를 조사할 수 있는 최초의 기술을 개발했다. 이로써 대기 상층부 얼음 형성에 관한 이해를 도울 수 있게 되었다.

대형 클러스터 분석에 있어서 주된 어려움은 정확히 몇 개의 분자가 포함된 클러스터인지를 밝혀내는 일이다. 이것은 질량 분광계를 이용하는데, 클러스터를 고(高) 에너지 복사선으로 때려 이온화시켜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예민한 물 분자 클러스터가 분열될 수도 있다. 설사 클러스터가 분열되지 않더라도, 연구원들은 이온화되어 대전된 물 클러스터보다는 전기적으로 중성인 클러스터를 연구하기를 원한다. 자연적인 얼음의 결정 프로세스는 전기적으로 중성인 클러스터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도핑된 물 클러스터들
독일 괴팅겐(Göttingen)의 물리화학연구소(Institut für Physikalische Chemie)의 토마스 조이히(Thomas Zeuch)를 위시한 연구원들은 수백 개의 분자들을 포함하는 중성의 물 클러스터 분석 방법을 발견했다. 그들의 성공은 두 가지 기발한 비결에 의존한다. 첫째, 각 물 클러스터에는 나트륨 단(單)원자가 도핑된다. 나트륨 원자는 대단히 반응성이 높은 금속이므로 '도핑'된 물 클러스터는 순수한 클러스터보다 더욱 잘 이온화되지만, 중성의 물 클러스터보다는 나트륨 원자에 속했던 전자가 자유롭게 된다. 즉, 물 클러스터는 상대적으로 중성을 유지하되 나트륨 원자가 대신 이온화되는 것이다.
둘째, 이온화되기 전에, 도핑된 클러스터들은 적외선으로 여기(勵起, excited)된다. 이로써 온도가 올라가면서 이온화되는데 필요한 퍼텐셜이 낮아지는 쪽으로 구조가 변경된다. 그러면 클러스터들이 390 나노미터 자외선 레이저로 이온화될 수 있는데, 이 정도의 자외선 레이저는 에너지가 충분히 낮아서 클러스터의 분열을 피할 수 있다. 이렇게 이온화된 물 클러스터의 크기는 이동시보(TOF, time-of-flight) 질량 분광계로 파악된다.
이제 구조 파악을 위해서 물 클러스터의 적외선 스펙트럼이 계산된다. 파수(波數, 파장의 역수) 2800~3800 cm-1 범위의 적외선이 사용되는데, 이는 산소-수소 사이의 진동(신축) 주파수에 해당한다. 이 진동 스펙트럼은 클러스터 내부 물 분자의 배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결정 상태의 얼음은 파수 값이 3200cm-1일 때 흡수도가 최대인 반면, 비정형 상태의 얼음과 액체인 물은 대략 3400cm-1에서 최대가 된다.
물에서 얼음으로
조이히(Zeuch)와 동료들은 크기가 85~475 분자 범위의 물 클러스터로부터 적외선 스펙트럼을 얻었다. 예상대로, 스펙트럼의 최대치는 클러스터 크기가 증가함에 따라 낮은 파수(파수, 波數, wavenumber) 쪽으로 이동했다. 275 분자 규모 근처에서 파수 3400cm-1로부터 3200cm-1으로 천이(transition)가 시작되었고, 결정 상태의 얼음이 클러스터 중심부에서 최초로 나타난다. 4면체 형상 내부에 6개의 수소 결합 물 분자 고리가 형성되는 것이다.
클러스터 크기가 더욱 증가하면, 결정 상태의 핵이 점차 커진다. 475 분자 정도가 되면 적외선 스펙트럼은 얼음의 구조에 따라 결정되는데, 얼음 결정의 형성은 거의 완전해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론적 예측과 부합되는데, 지난 2004년 다른 연구원들이 예측한 것이다.
조이히(Zeuch)에 따르면 특정한 숫자의 물 분자가 모여 결정화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어디서 이 일이 일어나는가가 문제였는데, 연구팀은 결정화가 일어나는 크기의 범위를 정확히 집어낼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고 한다.
성층권으로
새 기술은 과학자들이 지구 대기에서의 구름 형성 과정을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조이히(Zeuch)는 말한다. 성층권 내에는 빙정(氷晶)이 없는 지역이 있어서 물 분자로부터 직접 얼음 결정이 형성되는 곳이 있는데, 이것을 보다 상세하게 모델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대학 산디에고 캠퍼스의 화학자 프란체스코 파에사니(Francesco Paesani)는 이번 연구가 대단히 흥미로운 결과라고 한다. 나노미터 크기의 물 입자들은 대기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얼음의 결정은 여러 가지 타입의 구름 내에서 발견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물 클러스터가 어떻게 결정화되는지를 이해하면 구름의 형성이나 그 특성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력을 제공하며, 그럼으로써 지구의 복사수지(輻射收支)와 기후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조이히(Zeuch)는 또한 이번 연구가 과학자들이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에서 물 클러스터 간 상호작용에 대한 보다 나은 모델링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한다. 물 클러스터가 전체(bulk)에서 정확히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이들 모델의 중요한 목적이고 화학에서의 중요한 미결 문제 중의 하나라고 한다.
이번 연구는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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