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특례시 기반과 ‘평택 30분 생활권’ 구축에 시정 역량 집중
대형 기반시설과 생활밀착형 정책을 하나의 성장전략으로 연결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평택시 민선 9기의 밑그림이 195개 공약으로 구체화됐다. KTX 경기남부역사와 GTX-A·C 노선 연장, 평택지제역 미래형 복합환승센터, 평택 외곽순환도로 구축 등 광역교통망 확충에서부터 반도체·인공지능·바이오·방산산업 육성, 대학병원과 공공산후조리원 건립, 과밀학급 해소, 통합돌봄, 골목상권 활성화, 탄소중립, 농업인 지원, 시민안전보험 확대까지 평택의 미래와 시민의 일상을 아우르는 정책들이 총망라됐다.
최원용 평택시장은 민선 9기의 핵심 방향으로 ‘성장하는 도시를 넘어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제시했다. 평택이 반도체와 항만, 물류, 미군기지, 대규모 도시개발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해 온 만큼 이제는 도시의 외형적 성장을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삶의 변화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최 시장은 2026년 지방선거 당선 직후 “평택의 성장이 시민의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100만 특례시 기반 구축’과 ‘평택 30분 생활권 실현’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평택시 부시장과 경기도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낸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중앙정부와 경기도, 평택시를 연결해 대형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민선 9기 공약은 단순히 새로운 시설을 건립하고 도로를 개설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산업과 교통, 교육과 의료, 문화와 복지, 농업과 환경, 행정과 시민 참여를 하나의 도시 성장체계로 묶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평택시가 얼마나 성장했느냐보다 그 성장으로 시민의 출퇴근 시간이 얼마나 줄었는지, 아이를 키우고 교육하기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병원과 돌봄시설을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 지역에서 얼마나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지를 시정 성과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교통·도시 44개…‘30분 생활권’이 민선 9기 최우선 과제
평택시가 마련한 민선 9기 공약 총괄표에 따르면 전체 195개 공약 가운데 교통·도시 분야가 44개로 가장 많다. 전체의 약 22.6%다. 문화·체육·관광 분야가 33개로 16.9%, 경제 분야가 31개로 15.9%를 차지했다. 이들 세 분야만 모두 108개로 전체 공약의 약 55.4%에 이른다.
교통과 도시기반 확충, 지역경제 성장, 문화·생활환경 개선이 민선 9기 정책의 중심축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교통·도시 분야에는 KTX 경기남부역사 건립, GTX-A 평택지제역 연장 조기 개통, GTX-C 평택지제역 연장, 신안산선 안중역 연장, 신분당선 평택 연장, 서해선과 KTX 직결, 평택순환선 개선 등 굵직한 철도사업이 포함됐다.
평택지제역 미래형 복합환승센터와 안중역 환승체계를 구축하고 고덕과 지제를 연결하는 순환망, 평택 외곽순환도로인 ‘평택링’, 국도 1·38·45호선 상습정체 구간 개선, 동부고속화도로 조기 완공 등을 추진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러한 사업들이 순차적으로 현실화된다면 평택 내부의 이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물론 서울과 수도권 주요 도시, 충청권을 연결하는 광역교통 경쟁력도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최원용 시장이 제시한 ‘평택 30분 생활권’은 단순한 이동시간 단축을 넘어 산업단지와 주거지, 역세권과 원도심, 남부·북부·서부권을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연결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대중교통 체계 전면 개편, 학생 통학 순환버스, 인공지능 신호제어, 자율주행버스 검토, 걷고 싶은 거리 조성, 주차혁신 종합계획 등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공약도 포함됐다. 대형 철도와 도로사업이 도시의 골격을 만드는 정책이라면 버스와 주차, 보행환경 개선은 시민의 하루를 바꾸는 정책이다.
원평동·신평동 도시재생, 남부 원도심 생활SOC 확충, 서·북부 원도심 재도약, 빈집 정비, 안중역세권과 화양·현곡·가곡지구 개발, 지제역세권 공공주택지구 추진 등 권역별 개발사업도 교통정책과 함께 제시됐다. 교통망 확충을 특정 역세권이나 신도시에만 집중하지 않고 원도심과 생활권 재편으로 연결하려는 방향이다.
반도체에서 바이오·방산·수소까지…산업구조 다각화
경제 분야 31개 공약은 평택의 강점인 반도체산업을 더욱 강화하면서도 바이오, 방산, 인공지능, 자동차, 수소에너지 등으로 산업구조를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AI 기반 첨단·미래산업 육성, 평택형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생태계 조성, 고덕 반도체클러스터 2단계 확장 지원, 첨단산업 스타트업 지원 허브 구축, 반도체기업 유치와 인력·기술 정착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산업은 평택의 경제와 인구, 도시개발을 견인하는 핵심 성장동력이다. 민선 9기는 이러한 기반 위에 바이오와 방산산업을 육성하고 자동차클러스터와 평택항 수소발전클러스터, 평택형 수소에너지 생태계를 조성해 미래산업의 외연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산업 성장의 성과를 지역경제로 확산하기 위한 정책도 눈에 띈다. 지역경제 활성화 기금을 조성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소상공인 원스톱 지원체계를 구축하며, 지역기업과 시민을 직접 연결하는 맞춤형 고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평택역과 조개터, 신장동·서정동, 송탄시외버스터미널, 안정리 로데오거리, 서부 중심상권,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활성화하는 공약도 포함됐다. 반도체와 첨단산업 투자가 기업의 성장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 일자리와 소비, 골목상권 매출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대기업 투자와 산업단지 확대가 자동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평택시민 채용 확대, 지역기업의 산업생태계 참여, 지역업체 우선구매, 청년 창업과 소상공인 지원이 촘촘하게 연결될 때 산업 성장의 효과가 시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 민선 9기 경제정책의 성패도 바로 이 연결구조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교육·의료·돌봄으로 도시 성장의 빈틈 보완
교육 분야는 18개, 의료·복지 분야는 14개로 모두 32개다. 도시의 성장 속도를 학교와 병원, 돌봄시설 등 생활 기반시설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한 시민 불편을 해소하는 내용이 중심이다.
KAIST 평택캠퍼스 개교와 지역 연계, 초등 돌봄교실 확대,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학교 추가 개교, 학교 주변 통학환경 개선, 청소년시설 확충, 권역별 상설 진로·진학 상담센터 운영, 대학생 장학금 확대 등이 교육 분야 주요 공약이다.
평택의 인구와 도시 규모가 확대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와 학급 부족, 장거리 통학, 교육시설 격차가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교육시설 확충은 단순한 학교 건립을 넘어 정주 여건과 인구 유입, 지역 균형발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평택시와 교육청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이유다.
의료·복지 분야에서는 영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24시간 진료체계 확립, 아주대병원 건립 추진, 화양지구 병원 건립, 공공산후조리원과 평택형 산후조리비 지원, 출산장려금 확대, 노인·장애인 통합돌봄 원스톱 시스템 등이 제시됐다.
도시가 커져도 야간에 아이를 진료할 병원을 찾기 어렵고, 중증환자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면 시민이 체감하는 도시 경쟁력은 낮을 수밖에 없다. 최원용 시장이 의료와 돌봄을 민선 9기 핵심 생활정책으로 포함한 것은 평택의 양적 성장을 정주 만족도 향상으로 연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문화·체육·관광 33개…‘일하는 도시’에서 ‘머무는 도시’로
문화·체육·관광 분야는 33개로 교통·도시 분야 다음으로 공약 수가 많다. 평택 대표축제 육성, 알파탄약고와 함박산공원·신청사를 연결하는 문화벨트, 국립국악원 평택분원 유치, 프로스포츠 구단 창단 또는 유치, 평택박물관과 안재홍기념관 건립 등이 포함됐다.
평택호·오성강변·진위천·안성천을 연계한 힐링벨트, 평택호 관광단지, 도심 산책로, 하천 친수공간, 야간문화 콘텐츠, 유휴건물과 공실 상가를 활용한 문화예술공간 조성도 추진 대상이다.
권역별 체육시설과 공원 확충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안중 레포츠공원, 서부공설운동장 종합레포츠타운, 고덕 주민체육시설, 배다리 생활문화체육센터, 파크골프장, 소풍정원 가족힐링공원, 하늘빛호수공원, 비전근린공원, 은실근린공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평택을 산업과 물류 중심의 ‘일하는 도시’에서 문화와 여가를 누리며 머무를 수 있는 도시로 전환하려는 정책이다. 다만 시설을 많이 건립하는 것만으로 문화도시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지역 예술인과 시민이 참여하는 운영 프로그램, 대중교통 접근성, 주변 상권과의 연계, 지속 가능한 운영재원이 함께 준비돼야 한다.
농업·환경·안전까지 포괄한 생활밀착형 공약
농업 분야에는 12개 공약이 담겼다. 농촌 공간 재구조화, 체험·치유농업, 농촌관광, 로컬푸드 소비 확대, 농기계와 농자재 지원, 스마트농업 경영혁신, 농어민 기본소득, 청년·여성 농업인 지원, 외국인 계절근로자 지원 등이 포함됐다.
도시개발과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평택에서 농업과 농촌은 단순한 생산공간을 넘어 식량, 환경, 공동체를 유지하는 기반이다. 도시 성장 과정에서 농촌지역이 소외되지 않도록 생활 인프라와 농가소득, 인력난 문제를 함께 해결하겠다는 방향이 읽힌다.
환경 분야 9개 공약은 탄소중립과 스마트 환경도시 전환, 미세먼지·소음·악취 관리, 진위천·안성천·평택호 수질대책, 산업단지 RE100 지원, 수소·전기자동차 보급, 그린웨이 녹색도시 조성 등에 집중됐다.
안전·소확행 분야 7개 공약에는 재난 예·경보 시스템, 여성 1인 가구 안심패키지와 귀가 지원, 영유아 보육시설 안전체계, 감염병·식품안전 공동대응, 범죄예방 도시설계, 시민안전보험 보장범위 확대 등이 포함됐다.
공약 수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시민이 매일 체감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중요도는 결코 작지 않다. 교통과 산업이 도시의 성장 기반이라면 환경과 안전은 그 성장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최소 조건이다.
19개 행정공약…195개 약속을 움직이는 실행체계
행정 분야 19개 공약은 나머지 176개 정책을 실제로 움직이는 기반이다. 시장 직속 민원창구 효율화, 시청 간부회의 실시간 중계, 현장 타운홀미팅, 데이터·AI 기반 스마트 시정, 시민참여형 위원회 활성화, 청소년 정책 참여 확대, 생활행정 중심 조직 개편 등이 담겼다.
출연기관 역할 재정비, 위원회 운영 내실화, 적극행정 보호와 인사 우대, 평택시정연구원 설립, 다국어 행정서비스 확대도 추진한다. 현덕면과 송북동, 신평동, 통복동, 용이동, 동삭동 행정복지센터 및 평택시 신청사·시의회 청사 건립도 포함됐다.
민선 9기 공약은 미래도시전략국과 안전건설교통국, 문화국제국, 교육국, 복지국, 기후환경국, 농업기술센터 등 여러 조직에 걸쳐 있다. 하나의 사업에 복수 부서가 참여하는 공약도 적지 않다. 부서별 칸막이를 넘어 사업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조정체계가 필요한 이유다.
시장 주재 공약점검회의와 부서 간 협업체계, 사업별 책임자 지정, 분기별 추진실적 공개가 뒷받침된다면 195개 공약은 개별 사업의 집합을 넘어 하나의 시정 비전으로 작동할 수 있다.
공약은 숫자가 아니라 시민이 체감하는 결과로 평가해야
민선 9기 공약총괄표는 평택시가 앞으로 4년 동안 어디에 시정 역량을 집중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출발점이다. 다만 총괄표만으로는 사업별 총사업비와 연차별 투자계획, 국·도비 확보 규모, 착공과 준공 시점, 임기 내 달성 목표를 확인하기 어렵다.
KTX와 GTX, 대학병원, 학교 신설, 국립기관 유치 등은 평택시의 의지만으로 완성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중앙정부와 경기도, 교육청, 공공기관, 민간사업자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건립’, ‘유치’, ‘추진’, ‘지원’, ‘검토’처럼 공약에 사용된 표현에 따라 평택시가 부담해야 할 책임과 임기 내 목표도 달라진다.
따라서 195개 공약을 임기 내 완료사업, 임기 후 계속사업, 관계기관 협의사업으로 구분하고 사업별 재원과 일정, 행정절차, 성과지표를 시민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단순 착수율이나 추진율보다 실제 시민 편익이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중심으로 평가체계를 설계해야 한다.
민선 9기의 출발점은 분명하다. 평택은 이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반도체·산업·항만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최원용 시장이 풀어야 할 과제는 그 성장의 속도만큼 시민의 삶도 함께 좋아지도록 만드는 일이다.
철도와 도로가 개통돼 출퇴근 시간이 줄고, 학교와 병원이 확충돼 교육과 의료에 대한 걱정이 줄며,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 지역 상권이 살아나는 변화가 필요하다. 문화와 공원, 체육시설을 가까이에서 이용하고 농촌과 환경, 안전이 함께 보호될 때 시민은 도시의 성장을 자신의 삶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평택시 부시장과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을 거친 최원용 시장의 행정 경험은 대형 국책사업과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제 그 경험을 정책 실행력으로 연결하고, 195개 약속을 시민이 체감하는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민선 9기 평택시정의 성공은 공약의 개수가 아니라 시민의 하루가 얼마나 달라졌는지에 달려 있다. 최원용 시장이 도시의 성장을 시민의 행복으로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지켜낸다면 평택은 인구와 산업 규모가 큰 도시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래형 특례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본지는 다음 [평택 민선 9기 연속기획②]에서 KTX 경기남부역사와 GTX-A·C 평택지제역 연장, 평택지제역 미래형 복합환승센터, 신안산선 안중역 연장, 평택 외곽순환도로 등 교통·도시 분야 44개 공약을 중심으로 최원용 시장의 ‘평택 30분 생활권’ 구상이 시민의 출퇴근과 지역 균형발전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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