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제안 218건 검토한 원주시 준비위…‘시민주권’ 성패는 정책 반영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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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제안 218건 검토한 원주시 준비위…‘시민주권’ 성패는 정책 반영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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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일 활동보고서 홈페이지 공개, 민선9기 시정 방향과 실행전략 담아
사진=원주시 제공

민선 9기 원주시의 정책 방향을 마련해 온 시민주권시대준비위원회가 42일간의 활동 결과를 공개했다. 준비위원회는 시민이 제출한 정책 제안 218건에 대한 검토 결과도 보고서에 담았으며, 앞으로 이들 의견이 실제 사업과 예산에 얼마나 반영되는지가 시민주권 행정의 실효성을 가르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원주시는 지난 6월 9일부터 7월 20일까지 운영된 시민주권시대준비위원회의 활동보고서를 3일 시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민선 9기 시정 운영 방향과 분야별 공약 이행과제, 시민·전문가 의견에 대한 검토 내용이 담겼다.

준비위원회는 활동 기간 원주시 각 부서의 주요 업무를 점검하고 시정 구호와 목표를 확정했다. 분야별 공약의 실행 가능성을 검토하는 한편 주요 현안 사업장을 방문해 정책 추진 여건도 살폈다.

보고서는 민선 9기 시정의 핵심 가치로 ‘시민주권시대’를 제시했다. 시민을 행정서비스의 수혜자로만 보지 않고 정책을 함께 결정하는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한 시정 운영 원칙으로는 소통과 협치, 책임행정이 제시됐다.

시민 의견 수렴은 지난 6월 15일부터 30일까지 시 홈페이지에서 운영된 ‘시민주권시대 소통광장’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해당 게시판은 기획·행정·협치, 민생경제·첨단산업, 복지·돌봄·교육·문화, 관광·교통·환경·농업 등 4개 분야의 의견을 접수했다.

준비위원회는 이 가운데 218건을 시민 정책 제안으로 분류해 담당 부서의 검토 의견과 반영 가능성 등을 보고서에 담았다. 단순히 의견을 접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검토 결과를 다시 공개했다는 점에서는 기존 온라인 의견 수렴보다 한 단계 진전된 방식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원주시 홈페이지의 소통광장에는 전체 게시물 수가 235건으로 표시돼 있다. 활동보고서에 반영된 정책 제안 218건과는 17건의 차이가 발생한다. 게시물과 정책 제안의 분류 기준,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 의견의 사유 등을 함께 공개해야 시민이 의견 처리 과정을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원주시의 2026년 6월 말 기준 인구는 36만4811명으로 전월보다 241명 증가했다. 검토된 제안 218건은 전체 인구와 비교하면 약 0.06% 규모다. 다만 한 사람이 여러 건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고 실제 제안자 수가 별도로 공개되지 않아 이를 시민 참여율로 해석할 수는 없다.

온라인 게시판을 통한 의견 수렴이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으려면 참여 방식도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인터넷 이용이 어렵거나 정책 제안서 작성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도 참여할 수 있도록 읍·면·동 현장 간담회와 서면 접수, 주민자치회 논의 등을 함께 운영해야 지역과 연령에 따른 참여 편차를 줄일 수 있다.

주민의 정책 참여는 지방정부가 선택적으로 시행하는 홍보사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현행 지방재정법 제39조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예산 편성 등 예산 과정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민 의견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책 검토뿐 아니라 예산 편성과 집행 과정에서도 참여 결과가 확인돼야 한다.

이에 따라 원주시는 제안별로 채택과 장기 검토, 시행 곤란 등 처리 결과를 구분하고 채택된 제안에는 담당 부서와 추진 일정, 필요한 예산을 연결해 공개할 필요가 있다. 반영하기 어려운 제안 역시 법적·재정적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시민의 이해와 신뢰를 높일 수 있다.

김기석 준비위원장은 시민이 단순한 행정서비스 수혜자가 아니라 원주의 미래를 함께 만드는 주체라며 시민주권 원칙이 민선 9기 시정의 중심에 놓여야 한다고 밝혔다.

구자열 원주시장은 보고서에 담긴 시민과 전문가의 제언을 시정에 반영하고 시민의 뜻이 정책과 지역 변화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 시장은 지난 7월 1일 취임하면서도 ‘시민주권시대 원주’를 민선 9기 시정의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준비위원회는 지난 7월 31일 활동보고서를 원주시에 전달하고 공식 활동을 마쳤다. 보고서 작성이 민선 9기 시정의 출발점을 제시하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는 시민 제안의 채택률과 사업화 실적, 예산 반영 규모 등을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후속 관리가 필요하다.

결국 시민주권은 구호나 제안 건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시민이 낸 의견이 어떤 검토를 거쳐 정책에 반영됐는지 확인할 수 있고, 행정이 그 결과에 책임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민선 9기 원주시가 제시한 소통·협치·책임행정의 실질적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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