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공공기관 2차 이전 선점 나선다…문화유산·미래산업 기관 유치전
스크롤 이동 상태바
경주시, 공공기관 2차 이전 선점 나선다…문화유산·미래산업 기관 유치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자력·문화유산·미래산업 3대 분야 전략 마련…기관 기능 중심 유치 논리 구축
공공기관 이전 경주유치 관련기관단체 간담회 참석자들이 지난 31일 황오커뮤니티센터에서 공공기관 유치 의지를 다지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 경주유치 관련기관단체 간담회 참석자들이 지난 31일 황오커뮤니티센터에서 공공기관 유치 의지를 다지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경주시

정부가 올해 공공기관 2차 이전계획 마련을 추진하면서 지방자치단체 간 유치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경주시가 문화관광·국가유산과 미래산업을 양대 축으로 한 유치 전략 마련에 나섰다.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와 공공기능을 지방으로 분산하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다시 속도를 내면서 단순한 기관 이전을 넘어 지역 산업과 일자리, 정주여건을 함께 연결할 수 있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경주시는 지난 7월 31일 황오커뮤니티센터에서 전문가와 관계기관·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공기관 이전 경주유치 관련기관단체 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응한 분야별 유치 방안을 논의했다.

시는 경주가 보유한 역사문화 자원과 원자력·첨단산업 기반을 활용해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차별화된 유치 논리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문화관광·국가유산 분야에서는 국가유산진흥원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요 검토 대상으로 거론됐다. 미래산업 분야에서는 한국나노기술원과 항공안전기술원 등이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

현재 국가유산진흥원의 주요 시설과 조직은 서울에 있으며 한국나노기술원은 경기 수원, 항공안전기술원은 인천에 자리하고 있다. 경주시가 검토 중인 기관 상당수가 수도권에 기반을 두고 있는 셈이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추진된 대표적인 국가균형발전 정책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차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수도권에 있던 153개 기관의 지방 이전이 2019년 완료됐다. 이후 정부는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공공기관과 기업, 대학, 연구기관을 연계하는 지역 성장거점 구축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의 ‘2022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수도권 인구는 2605만3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50.5%를 차지했다. 통계청은 수도권 인구 비중이 2050년에는 53.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공공기관 이전 논의가 단순히 청사를 지방으로 옮기는 사업이 아니라 일자리와 인구, 산업 기반을 함께 분산해야 하는 정책으로 평가되는 배경이다.

정부의 2차 이전 일정도 구체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 업무계획에는 올해 이전기관과 지역별 배분방안 등을 포함한 2차 공공기관 이전계획을 마련하고, 2027년부터 임차청사 등을 활용해 선도기관 이전을 시작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교육·교통·의료 등 정주여건 개선과 지역인재 채용 확대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현재 경주시가 검토하는 기관들의 이전 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15일 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 이전 대상 기관과 이전 지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정부가 마련할 이전 원칙과 기관별 기능, 지역산업과의 연계성이 실제 유치 여부를 가르는 주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는 문화유산 분야에서는 신라왕경을 비롯한 역사문화 자원과 관광산업 기반을 강점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국가유산 관련 기관이 경주에 자리할 경우 지역에 집중된 문화유산을 활용해 보존과 활용, 교육, 관광 기능을 연계할 수 있다는 논리다.

미래산업 분야에서는 양성자가속기와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원전산업 기반 등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경주시는 올해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R) 초도호기 유치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SMR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원자력산업 육성사업은 계속 추진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 기존 원자력 관련 기관이 자리한 것도 산업 연계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다.

지난해 APEC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확보한 국제행사 경험도 문화관광과 국제교류 관련 기관을 유치하는 근거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기관 이전에 필요한 부지와 직원들의 정주여건도 주요 과제로 다뤄졌다. 참석자들은 신경주대학교 부지와 경주역세권 투자선도지구 등을 후보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주거와 교육, 교통 등 이전기관 종사자들이 실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갖춰야 한다는 의견을 논의했다.

이는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이전 과정에서 정주여건 개선을 주요 정책과제로 제시한 것과도 맞닿아 있다. 공공기관 청사만 이전하고 직원이나 가족의 지역 정착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인구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주시는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대상 기관별 기능과 지역산업의 연계성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경상북도와 공동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향후 정부 이전계획에 경주의 문화유산·관광과 미래에너지 산업 기반을 반영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결국 2차 공공기관 이전의 성과는 기관 수 자체보다 해당 기관이 지역대학과 기업, 연구시설을 연결해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 생태계를 얼마나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경주시 역시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라는 기존 정체성과 원자력·SMR 등 미래산업 기반을 어떻게 하나의 유치 논리로 연결할지가 본격적인 공공기관 유치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기획특집
가장많이본 기사
칼럼/수첩/발언대/인터뷰
방송뉴스 포토뉴스
오피니언  
연재코너  
지역뉴스
공지사항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뉴스타운TV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