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방선거 봉인 훼손 276건 중 62.3%가 제9회 선거 집중…재발 방지책 요구
김은혜 의원 "국민 한 표 지키는 최소 안전장치…봉인 관리 전면 재점검 필요"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투표함 봉인이 훼손된 사례가 전국 68개 지역에서 모두 172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16년 이후 치러진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 등 주요 전국 단위 선거를 통틀어 가장 많은 수치로, 선거관리 과정의 신뢰성과 관리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 역시 봉인 훼손 사례가 선거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실제 선거 결과나 투표함 보관·이송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검토자료가 없다고 밝혀 관리 체계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함 봉인 훼손은 제7회 지방선거(2018년) 25건, 제8회 지방선거(2022년) 79건, 제9회 지방선거(2026년) 172건으로 선거를 거듭할수록 증가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의 훼손 건수는 제7회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약 6.9배 늘어난 규모이며, 최근 세 차례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전체 봉인 훼손 사례 276건 가운데 62.3%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서구가 20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성북구와 부산 동래구가 각각 11건, 충남 천안시 서북구 10건, 인천 검단구 9건 등이 뒤를 이었다.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 곳곳에서 유사한 사례가 반복된 점도 관리체계 개선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으로 분석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봉인 훼손의 주요 원인으로 봉인지 부착 과정에서의 업무 미숙, 봉인 부위를 손잡이로 잘못 인식한 사례, 투표함 적재 및 이송 과정에서의 부주의 등을 제시했다. 또한 특수봉인지 일부가 훼손된 사례를 둘러싼 의혹 제기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이러한 문제가 선거의 신뢰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선관위는 봉인 훼손이 실제 선거 결과의 신뢰성이나 투표지 보관·이송 절차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별도 검토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선거 신뢰에 미칠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그 영향과 원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자료는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직선거법 제168조 제1항은 투표 종료 후 투표관리관이 참관인 입회 아래 투표함의 투입구와 자물쇠를 봉쇄·봉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투표함 봉인은 개표 전까지 외부의 임의 개함이나 투표지 추가 투입, 교체 가능성을 차단하고, 보관과 이송 과정에서 투표함이 정상적으로 관리됐는지를 확인하는 핵심 절차다.
전문가들은 봉인 훼손 자체가 곧바로 선거 결과의 문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복적으로 증가하는 봉인 훼손 사례는 관리 체계의 허점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며 원인 분석과 표준화된 관리 매뉴얼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은혜 의원은 "투표함 봉인은 국민의 한 표가 개표소까지 온전히 전달됐음을 확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봉인 훼손이 8년 전보다 6.9배나 증가했는데도 실질적인 개선 조치가 없다면 선거관리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투표함 보관과 이송 전 과정에서 발생한 봉인 훼손의 원인과 현황을 원점에서 전면 조사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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