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중 관계의 긴밀성은 ?
- 러시아는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나라가 아냐
- 북한이 의존해야만 하는 중국
- 중국, 북한이 필요한 이유는 ?
- 통제권의 재확립(Reasserting Control)
- 북·미 간 소통 채널은 이미 확보하고 있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년 만에 8~9일 이틀 일정으로 북한을 국빈 방문했다. 평양과 모스크바와의 관계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북한과 관계 강화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시 주석의 평양 방문 목적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적 확장에 반대하는 고립된 핵무장 국가인 북한과 관계 강화’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주석은 이틀 간의 방북 기간 중, 양국은 이번 방문을 시대적 흐름에 맞춰 중국과 북한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이번 시 주석 방문은 북한이 북쪽 이웃 나라인 러시아와 관계를 밀착시켜 나가고 있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북·중 관계는 70여 년 전 한국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북한은 1953년 휴전협정(종전 협정이 아님)으로 전쟁이 일단 종료되었지만, 기술적으로는 아직 남북한 관계는 전쟁 중(technically still at war)이다. 한국에는 2만 8천500여 명의 주한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하고, 전쟁 무기를 제공하는 등 과거 보기드문 밀착관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일본과 한국을 묶어 이른바 한미일 동맹 수준의 차원(한일 동맹은 아님에 유의)에서 중국 견제에 나서야 한다며 강력히 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은 왜 북한처럼 고립된 나라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고, 앞으로 더욱 강화시키려 하는가 ?
* 북·중 관계의 긴밀성은 ?
북·중 양국 관계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시작됐다, 1950년대 초 중국이 미국과 유엔군의 지원을 받은 한국군을 격퇴하는 북한을 도왔다는 점이 계기가 됐다. 이 전투(한국전쟁)에서 20만에서 40만 명에 달하는 중국군 병사가 전사했다.
1961년 7월 11일 베이징과 평양은 “우호, 협조 및 호상 원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으며, 이 조약에 따라 중국은 북한이 공격받을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됐다. 북한과 중국 간의 최초의 동맹 조약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권대표 김일성(내각수상)과 중화인민공화국 전권대표 저우언라이(周恩來, 국무원 총리) 사이에서 체결됐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2024년 보고서는 “이같이 베이징과 평양의 긴밀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1980년대에 한국과의 경제 관계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중국은 북한의 핵 야욕에 거듭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양국 관계에 긴장을 초래하기도 했다.
2017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2006년 북한의 첫 핵실험에 반대하며 이를 “뻔뻔하고 파렴치한”(flagrant and brazen) 행위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2018년 이후 베이징은 평양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해 왔으며, 평양 또한 워싱턴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기 시작했다.
2018년 3월, 시진핑 주석은 김정은 위원장을 중국으로 초청해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2018년 3월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한반도 수호에 적극적이며 비핵화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 역시 한반도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몇 달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2018년 6월 12일)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했다. 시진핑 주석은 2019년 6월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2년 후, 양국은 1961년 체결한 방위 조약을 20년 더 연장했다. 지난 9월, 김정은은 무장된 전용 열차를 타고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에 귀빈 자격으로 베이징을 방문했다.
분석가들은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 간의 새로운 관계 형성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북한군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와 ‘상호 방위 조약’을 체결한 이후 러시아군과 함께 싸워왔다. 푸틴 대통령은 국방 관계 강화를 목적으로 24년 만에 2024년 평양을 방문했다.
* 러시아는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나라가 아냐
홍콩대학교 정치행정학과 겸임교수인 알레한드로 레예스(Alejandro Reyes)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몇 년간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 변화 중 하나는 러시아와 북한 간의 관계 심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은 10년 전보다 국제적으로 더 많은 운신의 폭을 확보했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러시아가 점점 더 중요한 파트너가 되어가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북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이웃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시에 베이징의 불안감을 과장하는 것은 오산이다. 러시아는 북한의 선택지를 넓혀줄 수는 있지만, 중국의 지리적, 경제적, 정치적 중요성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러시아와 중국은 모스크바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더욱 가까워졌다.
* 북한이 의존해야만 하는 중국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되고 가난한 나라 중 하나다. 한국은행의 2025년 8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은 2024년에 266억 달러에 달해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반면 한국은 경제 성장에서 큰 진전을 이루며 주요 기술 및 조선 허브로 부상했다. 한국의 2024년 GDP는 약 1조 8800억 달러에 이른다. 북한의 한국의 1.41%에 불과한 GDP이다.
북한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유엔 제재로 인해 국제 무역에서 사실상 고립되어 있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인 전미북한위원회(National Committee on North Korea)에 따르면, 중국은 북한과의 무역에서 “최대 95%를 차지”한다.
중국에서 북한으로 수출되는 품목에는 석유, 식품, 섬유, 기계 및 차량 등이 있다. 중국은 북한으로부터 인조 속눈썹, 가발과 같은 화장품, 철강, 냉동 생선 및 일부 가공 식품을 수입한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양국 간 교역액은 27억 4천만 달러에 달한다.
북한은 또 많은 자국민을 중국의 어업 및 건설 부문에 노동력으로 보내고 있다. 인권 단체들은 일부 북한 노동자들이 착취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중국은 북한과 함께 사회기반시설 및 교통 개선 사업을 진행해 왔다. 미국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에 따르면, 중국은 2015년에 북한과 해상 운송로 및 고속철도 연결망을 개통했다.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 공공정책 및 국제관계 프로그램 부교수인 딜런 로(Dylan Loh)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역사적으로 중국을 경제적 생명줄로 삼아 왔으며, 중국은 북한 경제를 지탱해 왔고 오랫동안 북한의 최대 무역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공식 명칭인 '북한'의 약자 DPRK를 사용하며 “하지만 북한은 무역을 위해 베이징에 의존하는 것 외에도 중국과의 관계를 통해 ‘국제적 정당성’(international legitimacy)과 보호를 얻고 있다. 중국은 사실상 북한의 안보 보장국(security guarantor)”이라고 말했다.
홍콩대학교의 알레한드로 레예스 교수는 “김정은에게 있어 베이징과의 좋은 관계 유지는 궁극적으로 정권 안보의 문제”라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군사 협력 및 지원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에서 중요성이 크게 커졌지만, 경제적으로 중국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스크바는 무기 기술, 에너지 및 외교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고, 베이징은 경제적 생명줄, 지리적 접근성 및 장기적인 전략적 안정성을 제공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중국은 정치적 보호도 제공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이자 북한의 유일한 조약 동맹국으로서, 베이징은 평양이 제재, 지역 외교, 그리고 미래의 대외 개방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주요 강대국으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 중국, 북한이 필요한 이유는 ?
미국 외교협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의 2024년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을 무엇보다 필요로 한다. 보고서는 “시진핑 주석의 한국 정책은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막고, 중국의 안보 이익을 해칠 수 있는 원치 않는 ‘역내 전쟁 발발’(potential unwanted war in the region)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딜런 로 교수는 “북한이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에 대한 중요한 ‘완충지대’(buffer zone)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휴전협정 이후 체결된 양국 간 상호 방위 조약에 따라 약 2만 8,500명의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
딜런 로 교수는 이어 “북한의 핵 야욕으로 인해 베이징은 북한 인근 지역의 자국 이익과 자국민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보장하고자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단순한 도구적 계산을 넘어, 한국전쟁에서 다져진 공동의 역사와 역사적으로 강력한 정당 간의 유대 관계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Natixis)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Alicia Garcia Herrero)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북한을 동맹국이 아니라 전략적 완충지대로 필요로 하다. 북한은 미군이 중국 국경에 접근하는 것을 막고, 수백만 명의 난민이 중국으로 유입되는 혼란스러운 붕괴를 방지하며, 워싱턴이 아시아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해준다.”고 딜런 로 교수와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 통제권의 재확립(Reasserting Control)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는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은 ‘전술적인 권력 정치’(tactical power politics)의 일환이라며, “북한이 러시아 쪽으로 기울면서 중국은 다시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협상을 시도할 경우 중재자 역할을 계속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에레로는 “시 주석은 중국을 좀처럼 떠나지 않는다. 이번 순방은 미국과 러시아의 압력이 거세지는 가운데 베이징이 북동부 지역을 봉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홍콩대의 알레한드로 레예스는 또 “이 지역에서 외교 채널이 시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조심스러운 징후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비비안 발라크리슈난(Vivian Balakrishnan) 싱가포르 외무장관의 평양 방문을 둘러싼 추측이 지역 행위자들(regional actors)이 북한의 향후 대화 가능성에 대해 조용히 평가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는 2018년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을 개최한 역할과 워싱턴, 베이징, 평양 모두와 생산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 덕분에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점을 과장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 북·미 간 소통 채널은 이미 확보하고 있지만...
그는 “미국은 이미 북한과 직접적인 소통 채널을 확보하고 있으며, 현재 평양이 워싱턴과 중대한 외교적 돌파구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전쟁 또한 김정은이 미국의 전략적 관심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면서도 소통 채널을 유지하려는 의도를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따라서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방문은 러시아나 양국 관계에 대한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북한이 더욱 자신감을 갖고, 모스크바와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맺고, 핵 억지력의 가치를 더욱 확신하며, 잠재적으로 새로운 전략적 계산 단계에 진입할 수 있는 지역 환경 속에서 중국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






